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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16] (성명) 여성 후보 공천하기는 싫고, 보조금은 챙기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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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2-04-16 10:59 조회7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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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후보 공천하기는 싫고, 보조금은 챙기고 싶고?
- 정치자금법 제26조(공직후보자 여성추천보조금) 개정을 규탄한다 
 
어제(4월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자금법 일부개정법률안(정치개혁특별위원장 대안)”이 가결되었다. 개정되는 조항은 정치자금법 제26조 2항의 공직후보자 여성추천보조금과 제26조의2 제2항의 장애인추천보조금 관련 내용이다. 
 
여성추천보조금의 경우, 현재는 “전국 지역구 총수의 30% 이상”을 여성후보로 추천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20%이상~30%미만, 10%이상~20%미만)를 나누고, 전자를 충족시키는 정당이 없을 경우에만 후자를 충족하는 정당들에 여성추천보조금을 지급해왔다. 
 
그런데 개정된 안에서는 이러한 조건을 없애고, “전국 지역구 총수의 10% 이상”을 여성후보로 공천한 모든 정당들에게 차등적으로 여성추천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장애인추천보조금도 동일하다(단, 장애인추천보조금의 경우는 “전국 지역구 총수의 1% 이상”이 기준이다). 
 
여성추천보조금은 지역구 후보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제47조 4항의 조항이 강제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정당들로 하여금 여성후보 공천을 자발적으로 이행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어제(4월 15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 거대양당이 합의안 개정안은 여성추천보조금 도입의 취지와 의의를 훼손시키는 것이며, 거대양당의 여성후보 공천 의지 없음과 그럼에도 보조금은 챙겨가겠다는 심보를 드러낸 개악이다.
 
1. 법안 개정 이유에 대해 “현행법은 여성후보자를 전국지역구 총수의 30% 이상 추천한 정당이 있는 경우 해당 정당만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배분하기 때문에 “이러한 비율을 넘기지 못하는 정당은 여성 후보자를 추천하고자 노력하고도 보조금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실질적인 당선의 목적이나 노력 없이 보조금 수령을 목적으로 제도가 악용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우선, 거대양당은 여성후보 공천 30%를 지킨 적이 거의 없고, 그 비율을 지키기 위해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려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으면서 “노력하고도”라는 말을 쓰는 것은 위선이다. 
 
그리고 “보조금 수령 목적으로 제도 악용”이란 말은 이번 개정안이 21대 총선에서 국가혁명배당금당만이 여성추천보조금을 받아갔던 것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와 목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이 여성추천보조금을 받기 전에 거대양당이 먼저 실행에 옮길 수 있었고,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었음에도 그 책임을 다하지 않은 자신들의 문제와 책임은 외면하고, 다른 정당 탓을 한다는 점에서 목불인견이다. 
 
또한 여성후보를 어떻게 하면 30% 이상 공천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고, 오히려 그러한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서, 국고보조금에 비하면 얼마 되지도 않는, 여성추천보조금마저 거대양당이 가져가겠다는 점에서 도둑놈 심보이다. 여성추천보조금을 희화화의 대상이 되게 만든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다. 
 
2. 이번 개정안은 “전국 지역구 총수의 10%” 이상을 여성후보로 공천하는 정당들이 여성추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소수정당에게 유리한 듯이 보인다. 그러나 기초와 광역 의회의 “전국 지역구 총수의 10%”는 소수정당이 충족시키기에 쉬운 기준이 아니다. 7대 지방선거 당시 기초의회 선거의 “전국 지역구 총수의 10%”는 103.5명(선거구 기준) 이상이며, 광역의회 선거의 “전국 지역구 총수의 10%”는 73명 이상이다. 개정안은 소수정당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
 
10% 이상만 여성후보로 공천하면 여성추천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거대양당은 지금까지도 해오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더욱 더 여성후보를 30% 이상 공천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노력하지 않고도 여성추천보조금을 받아갈 수 있게 되었다. 
 
3. 거대양당에게 유리한 배분방식을 고치지 않고, 추천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변경한 것은 거대양당이 여성추천보조금마저도 독식하겠다는 것이다. (여성후보 공천 비율에 따라 할당된) 여성추천보조금 총액의 40%는 정당의 국회 의석수에 따라, 또 다른 40%는 직전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이 얻은 득표율에 따라 배분·지급된다. 나머지 20%만이 각 정당의 여성후보자수의 비율에 따라 배분·지급된다. (장애인추천보조금 또한 동일한 방식으로 배분된다) 
 
따라서 거대양당과 소수정당이 똑같이 전체 지역구 총수의 15%를 여성후보로 공천했다고 하더라도 거대양당은 소수·원외정당보다 더 많은 여성추천보조금을 가져간다. 소수정당은 지키기 어려운 기준을 설정해놓고, 여성추천보조금은 거대정당이 더 많이 가져가는 불평등의 문제는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 
 
본회의에서 김영배 의원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 “배분 대상 정당 범위를 확대하고 배분 방식을 합리적으로 계산”하는 것이라 밝혔다. 솔직하자. 이번 개정안은 “전국 지역구 총수의 30%” 이상을 여성후보로 공천한 정당이 있어도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도 여성추천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며, 거대양당에 유리한 배분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여성추천보조금이 여성대표성 확대로 연결되지 못하는 원인과 책임은 거대양당에 있다. 거대양당은 여성을 후보로 공천하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후보로 공천할 여성을 당내에서 키우지 않았다. 여성추천보조금을 받지 않더라도 여성후보 공천을 위해 모범을 보여야 할 거대양당이 여성추천보조금마저 다른 정당들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는 모습이 한심하다. 
 
마지막으로 지역구 여성후보 30% 공천 의무화는 논의하지 않으면서 보조금만 가져갈 궁리를 하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작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거대양당의 의회 독점과 호모소셜한 남성의 정치 독점으로 인한 폐해가 너무나 크다. 여성 주권자를 대표하고자 한다면, 여성대표성 확대에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제대로 된 ‘개혁’ 법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2022년 4월 16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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