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525](기자회견) "방송사 관행이 만든 '올드보이' 선거방송 토론회 규탄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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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8-05-25 13:46 조회1,720회 댓글0건본문
「방송사 관행이 만든 ‘올드보이’ 선거방송 토론회 규탄 기자회견
“TV 선거 토론회가 남탕? 그게 정치니?”」 기자회견문
미투운동을 통해 가부장제가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과 부조리가 고발되고 증언되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정치 영역에서 공론화하고 현실 정치에서 변화를 이끌어낼 정치인을 찾기는 힘들다. 미투운동의 파급력과 여성운동의 현재를 보았을 때 2018년 지방선거에서 그 어떤 의제보다 쟁점화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한국정치는 남성중심 풍토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적으로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17,418명의 예비후보 중 여성은 2,802명으로 16%에 불과한 상황이다.
서울은 광역단체장 후보자 10명 중 3명이 여성으로 평균보다 여성 비율이 높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장 선거방송 토론회에서는 여성후보를 만날 수 없다. 현행 공직선거법이 정치신인이나 소수 정당 후보자들의 정치 참여를 막는 진입장벽을 견고하게 세워뒀기 때문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방송토론회 참여 권한을 국회 의석이 5석 이상인 정당의 후보자거나 투표일 한 달여 전부터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5% 이상의 지지율을 받는 후보자에게 주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 여론조사에서 소수정당은 대부분 배제되고 있다. 지지율 확인조차 어려운 것이다. 이는 명백한 위헌 소지로 녹색당은 해당 선거법 헌법소원 진행 중이며, 지난 18일에는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한 상태다.
유권자들의 알권리, 공정한 선거, 다양한 시민의 의사가 정치적 토론의 장에서 쟁점화 될 수 있도록 선거관리위원회는 각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에 모든 후보자를 포함하여 여론조사를 실시하라고 요청했지만 방송사는 그대로다. 한국방송공사(KBS)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관위 주최 선거방송토론회를 주관하지만, 자체 방송토론에서는 공직선거법보다 더 높은 선거방송토론회 제한 규정을 들이밀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KBS가 이에 대한 문제의식도 없이 현행 내부규정을 그대로 답습한다면 과연 촛불혁명 이후 달라진 언론기관이라고 볼 수 있을지 심각하게 비판할 수밖에 없다. JTBC는 자체 제한 규정을 더 높게 두어 5석 이상의 의석을 둔 정의당 후보조차 방송에 나갈 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방송사들은 많은 후보가 참여하면 방송에 차질이 생기고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프랑스, 독일 등 해외 국가에서는 열 명 이상의 대통령 및 총선 TV 토론을 무리 없이 진행한다. 참여 규정도 없거나, 매우 낮아서 아이슬란드에서는 한 여성 후보가 TV토론을 통해 지지율 2.5%에서 27.9%까지 올리는 돌풍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선거방송 토론회는 유권자가 후보에 관한 정보를 얻고, 후보자가 대변하는 정치적 가치를 확인하기 위한 가장 핵심 통로다. 합동유세가 사라진 이상 유권자들은 선거방송토론회를 통해 후보자들에 대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차질’을 이유로 방송사가 참여 제한을 높게 두는 것은 방송 유권자들의 알권리 침해이자, 후보자들의 공정한 경쟁과 선거 활동을 방해하는 것이다.
중년 남성 단일집단 정치인들이 독점한 한국 정치를 통해 다양성이 배제된 정치의 한계를 알 수 있다. 이제는 유권자가 다양한 정치인과 정책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국회가 선거법을 개정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특히 방송사가 이를 위해 나서야 한다.당장 시급한 일은 유권자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공정한 선거 활동을 훼손하는 선거방송토론회 관습에서 벗어나 다양한 후보와 정책을 TV 토론을 통해 알리는 것일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 사회의 꽃이라는 선거에서 방송사가 해야 하는 의무기도 하다.
녹색당 서울시당 x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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