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104] (성명) 여성대표성 논의 외면하는 국회 정개특위, 성별균형과 다양성 보장이 한국정치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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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2-01-04 17:46 조회806회 댓글0건본문
여성대표성 논의 외면하는 국회 정개특위,
성별균형과 다양성 보장이 한국정치의 미래다
2021년 11월 11일, 21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가 구성되었다. 더불어민주당 9명, 국민의힘 8명, 정의당(비교섭단체) 1명으로 총 18명으로 구성되었다. 이 중에서 여성의원은 더불어민주당 2명, 국민의힘 1명, 정의당 1명으로 총 4명(22.2%)이다. 모범을 보여야 할 국회가 성별균형은커녕 30%도 맞추지 못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청년을 대표하는 역할을 해왔던 의원이 각각 1명씩 포함되었는데 모두 남성이다. 한국정치에서 청년 또한 남성의 얼굴일 뿐이다. 인적 구성에서부터 정개특위는 성평등에 대한 고려를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렸다.
또한 정개특위는 정치개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대표의 성별균형과 다양성 확대와 관련한 논의를 외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개특위에 올라 온 법안들 중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발의한 지방의회 비례대표 의원 비율 30% 확대(의안번호 2113308)나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발의한 국회의원 지역구 후보 30% 여성 후보 공천 의무화(의안번호 2113851) 등에 대해서 제대로 된 논의가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다.
더욱이 선거관리위원회와 정개특위 전문위원조차 “청년·장애인 등 다른 사회적 약자와의 형평성 문제 … 남성의 공무담임권 제한” 등을 이유로 여성대표성 확대에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성대표성 확대를 청년·장애인 등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인식과 논리는 정치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남성들이 ‘이성애·비장애인·중장년·고소득·고학력’ 등의 특징을 가진 남성들로 구성되어 있는 문제를 외면하며, 이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남성 공무담임권 제한 주장 또한 ‘중장년’ 남성 정치인들이 배제해 온 청년남성의 정치참여 기회 박탈의 책임을 여성들에게 전가하는 것일 뿐이다. 왜 남성의 공무담임권 제한은 걱정하면서 수십 년 동안 제한된 여성의 공무담임권은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가? 못하는가?
여성대표성을 이야기할 때마다 청년·장애인 등을 내세우는 것은 ‘중장년·이성애·비장애인’ 남성들의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 이상 아니다. 그리고 여성대표성을 거부하는 것은 청년·장애인·노동자 등의 대표성도 거부하는 것이다. 청년·장애인·노동자·성소수자 등 소수집단의 정치대표성을 막는 것은 여성대표성이 아니라 ‘이성애·비장애인·중장년’ 중심의 과도한 남성대표성이다.
청년·장애인·노동자·성소수자 등에 대한 고려는 여성대표성에서만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대표성에서도 고려되어야 한다. 그리고 청년·장애인·노동자·성소수자 등의 대표성을 논의할 때도 반드시 성별균형이 고려되어야 한다. 성별균형 보장과 소수집단의 대표성 향상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21대의 정개특위는 늦게 구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활동기한을 2022년 5월 29일로 제한했다. 이는 21대 국회를 지배하는 거대 양당이 미래를 위한 정치개혁에 의지가 없다는 것을 드러낸다.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민주주의 사회가 공유하는 최소한의 규칙인 절차적 선거제도마저 형해화한 책임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당들이 여전히 법의 제·개정 권한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한국정치의 암울한 현실이다. 두 거대 정당들이 한국 정치와 민주주의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걱정하는 마음이 있다면, 기득권을 내려놓고, 결자해지 하는 마음으로 선거제도 개혁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대표의 다양성과 성별균형을 보장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실시해야 한다.
대표성의 성별균형과 다양성은 한국 정치와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한 방향이다. 더 나은 정치는 반페미니즘이 아니라 대표의 성별균형과 다양성 확보를 통해 가능하다. 정개특위 위원들이라도 평범하고 전 세계적으로 공유되는 규범을 이해하고 논의를 진행하기를 촉구한다.
2022년 1월 4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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