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20] (성명) '새 시대'는 양당체제의 반페미니즘 정치와 함께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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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1-12-20 19:02 조회866회 댓글0건본문
'새 시대'는 양당체제의 반페미니즘 정치와 함께 오지 않는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의 신지예 대표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여성의 정치세력화와 성평등 민주주의를 위해 연구하고 활동하는 단체로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와 거대양당의 안티페미니즘 정치를 비판하는 데 함께 활동을 해온 단체로서, 신지예 대표의 행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 2020년 총선, 2021년 재보궐선거까지 신지예의 출마와 정치활동은 '페미니스트 정치인' 신지예 개인의 노력으로만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전 소속 정당인 녹색당과 활동가, 페미니스트 정치를 염원하는 시민들이 함께 만들었다. 시민들은 당선 가능성을 떠나 기꺼이 표를 던졌고 그 표가 모여 다른 정치를 만들어갈 것이라 지지를 보낸 것이다. 페미니스트 정치를 염원하는 시민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는 길은 꾸준히 반페미니즘, 반노동 등의 행보를 이어온 국민의힘과 함께 하는 '새시대준비위원회'가 아니다.
또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구성원을 비롯한 활동을 함께 해온 이들과 논의 없이 결정된 것은 함께 만든 정치적 공유지를 사유화한 것으로 "새시대를 꿈꾼다"는 명분으로 그동안 가졌던 페미니스트로서의 문제의식, 운동단체 출신 정치인들에 대한 본인의 비판, 정치인으로서의 정치적 책임을 잊어버리고 남성정치에 편입하는 방법을 택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윤석열 후보가 약속한 ‘새 시대’는 전혀 새롭지 않기에 우려스럽다. 국민의힘은 무고죄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등 페미니즘과 배치되는 공약을 내세웠다. 여성혐오적이고 가부장적인 정치공간에서 어떤 ‘새 시대’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신지예의 비전과 그가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이 명확하지 않다. 게다가 오늘 윤석열 후보는 신지예의 영입에 대해 "생각 다른 사람 온다고 정체성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변화를 이끌 생각도 하지 않는 후보의 캠프를 선택한 것을 '새 시대'라는 대의를 빌미로 정당화해서는 안될 것이다.
신지예의 국민의힘 합류는 한국 정치가 그동안 여성 정치인을 영입해왔던 구시대적인 방식을 보여준다. 거대 양당은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변화를 주도할 것처럼 떠들어대지만 이들의 상징성만 취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입법과 정책을 펼치지 않았다. 여성 유권자 지지층을 확대하겠다며 ‘페미니스트 인사’를 영입하고 여성을 공허한 기호로 사용해왔고 이 사태 또한 마찬가지다.
적대적 공생관계로 혐오와 차별의 정치를 만들어온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 구성된 양당정치체제는 그 자체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차단한다. 따라서 신지예의 선택은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갈 수 없는 선택이며 그동안 양당정치의 문법에서 벗어나 제3지대를 만들자고 한 본인의 발언과 활동에도 배치된다.
신지예 개인은 페미니스트 정치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 정당 내외부에서 페미니스트 정치를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 있으며, 페미니스트 정치를 향한 우리의 운동은 멈추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정치 구조와 제도 속에서 페미니스트 정치는 여전히 요원한 듯 보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냉소에 빠지지 않고 페미니스트 정치 개입을 만들어내자. 언제나 그래왔듯 우리의 길을 걸어가 혐오와 차별 없는 정치를 만드는데 함께 하자. 성평등이 실현될 수 있는 정치를 만들기 위해, 여성의 대표성을 온전히 담보하는 정치를 만들기 위해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활동해나갈 것이다. 양당 중심의 선거제도 개혁, 공직선거법 여성할당제 등 산적한 과제들을 페미니스트 정치를 염원하는 이들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다.
2021년 12월 20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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