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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7] (성명) 여가부 폐지 시도 중단하고 국힘부터 개편하라! - 국민의힘의 정부조직법 개편안(여성가족부 폐지)에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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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2-05-07 14:31 조회7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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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폐지 시도 중단하고 국힘부터 개편하라!
- 국민의힘의 정부조직법 개편안(여성가족부 폐지)에 부쳐
 
어제 (5월 6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개정안은 국민의힘과 차기 윤석열 정부가 정책을 수립할 능력도 정치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자격 미달의 집단이라는 것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권 원내대표의 개정안은 여성가족부 폐지 이유로 “한 일간지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여성가족부 폐지에 2030 남성은 90% 이상, 여성도 50% 가까이 찬성하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하나의 여론조사가 전체 국민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하기 어렵고, 문항을 달리할 경우 다른 결과가 나오는 여론조사가 있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반대하는 의견이 우세한 여론조사도 있다. 그리고 권 원내대표가 제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여성가족부 폐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만 취사선택해 근거로 사용하는 것도 문제적이지만 다수의 이름으로 소수의 의견을 묵살하는 것 자체가 자유주의에 역행하는 것이며, 민주주의라는 외피를 쓴 독재이자 전체주의이다. 
 
또한 개정안은 “오늘날 여성·남성이라는 집합적 구분과 그 집합에 대한 기계적 평등이라는 방식으로는 남녀 개개인이 직면한 구체적 상황에서의 범죄 및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역사적 소명이 종료”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어디에서 기계적 평등이 실현되었고, 역사적 소명이 다했는가? 권 원내대표가 속한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천한 광역자치단체장 17명 중 여성은 단 2명(11.8%)뿐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발표한 18명의 장관 후보자 중 여성은 단 3명(16.7%)이고, 대통령비서실 비서관급 19명 중에서도 여성은 2명(10.5%)뿐이다. 어디에서 기계적 평등이 실시되었는가? 기계적 평등을 시도한 적조차 없고, 기계적 평등이 실현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경험해본 적도 없으면서 기계적 평등으로 성차별과 성폭력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실질적 평등이 아닌 기계적 평등 수사에 갇혀 구조적 성차별과 성폭력을 외면한 책임은 국민의힘에게도 있다. 차별은 성별만이 아닌 계급과 계층,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장애, 인종 등이 복합적이고 중층적으로 작동해 발생하며, 따라서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른 차별들과의 교차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그럼에도 한국사회는 성차별을 (이성애)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이분법에 갇혀 ‘여성발전기본법’을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개정했고(2014년 박근혜 정부), 이를 이끈 것이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이었다. 또한 ‘양성평등’은 그동안 남성이 독점했던 영역에 여성의 비율을 증가시켜 확장되는 방식이 아니라 여성들이 투쟁을 통해 어렵게 열어 놓은 작은 공간들을 남성들이 다시 차지하는 방식으로 실행돼 여성을 여전히 주변적인 존재와 위치에 머물도록 했다. 
 
권 원내대표는 여성가족부 장관의 잇따른 실책이 여성가족부의 존속 이유를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장관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부처가 여성가족부뿐인가? 다른 부처의 남성 장관들 또한 장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남성 장관의 자질을 문제 삼아 부처 폐지를 말하는 경우는 없다. 여성가족부의 특정 장관의 실책을 근거로 부처의 폐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여성가족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부처를 남성이 독점하고 있는 현실과 남성들이 망쳐왔던 정책과 정치의 실패들 또한 가려버린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발의 이유에서 권 원내대표는 여성가족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권익 보호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이런 발언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위안부’ 피해자와 사전 논의도 동의도 없이 일본 정부와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한 것이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이다. 
 
더욱이 권 원내대표는 “여성인권을 대변한다는 명목으로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여성단체와 이를 지원하는 여성가족부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들먹이고 있는데 여성인권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이 국민의힘이다. 여성에 대한 적대와 혐오로 똘똘 뭉친 일부 ‘이대남’을 전체 이대남으로 등치시키고, 이들의 표를 얻기 위해 여성인권을 제약하는 성범죄 무고죄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여성 유권자를 의도적으로 정치에서 배제한 것은 국민의힘이다. 
 
혐오정치에 기생해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려는 국민의힘의 시도에 맞서는 것과 함께 우리는 여성가족부 폐지와 존치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여성가족부라는 단일 부처에 한정해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다른 부처들은 과연 성평등한 조직인지, 여성가족부를 포함한 모든 정부조직을 어떻게 성평등한 조직을 만들 것인지라는 정부조직 전체 차원에서 조직개편을 논의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여성은 경제성장을 위한 동원 대상으로 보거나 인구정책의 수단으로 보았다. 이러한 국정운영 기초 하에서 여성가족부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남성이 독점하고 남성성이 기본값을 작동하는 정치구조에서 여성/젠더의제는 부차적인 것이자 나중에 하거나 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여성가족부는 제한된 권한과 예산, 인력을 갖고 운영될 수밖에 없었고, 성평등 실현이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할 것 없이 모든 영역에서 작동하는 성별에 따른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차별과 불평등의 구조를 젠더관점에서 바라보고 대안을 마련하고 집행할 수 있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 더욱이 모든 부처의 정책을 성주류화하기 위해서는 모든 부처들의 정책 수립과 실행을 젠더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점검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전담부처가 필요하다. 이러한 의무와 역할을 여성가족부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본인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성가족부 폐지 개정안 발의를 보고하며 (입법화하기에) “부족한 의석수는 국민의 지지로 채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의힘의 반여성/반성평등 정책들이 페미니즘에 대한 분노를 동력으로 삼아 움직이는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 남성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시도라는 것을 확인해준다. 동시에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정치라는 것이 여성혐오에 기초한 정치이며, 여성뿐만 아니라 노동자·장애인·성소수자·이민자 등을 정치에서 배제하는 반민주적인 정치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지지’를 볼모로 삼은 차별과 혐오 정치를 즉각 중단하라. 
 
더불어민주당은 5년 전 대선에서 성평등 추진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이 공약을 5년 동안 철저하게 외면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민주화 세력이고 민주주의를 지향한다면, 지난 5년의 성평등 정책 실책에 대한 책임을 국가 성평등 전담기구 강화를 위한 의정활동으로 응답하라. 국민의힘이 여성 유권자를 시민으로 보지 않고, 차별과 혐오를 조장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을 반드시 저지하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집단의 표가 더 이득이 될지 따지지 말고, 성평등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라.
 
2022년 5월 7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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