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413] 혁신도 공정도 실력도 찾아볼 수 없는 국민의힘 공천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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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2-04-14 19:41 조회538회 댓글0건본문
혁신도 공정도 실력도 찾아볼 수 없는 국민의힘 공천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 국민의힘 공천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실시에 부쳐
국민의힘은 '실력으로 공정하게' 공천후보자 기초자격평가(이하 PPAT)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자격시험 평가를 '공천 혁신'이라 표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돈 공천의 고리를 끊고 민주적인 공천이 이뤄지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런데 비례대표의 경우는 특정 점수 이상을 받아야 공천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반면, 지역구 후보의 경우는 평가 점수에 비례해 가산점을 받도록 했다. 공천후보자 기초자격평가가 정치 후보의 자격을 평가하는 '공정한' 시험이라면, 비례대표와 지역구의 시험 결과의 적용을 다르게 할 이유가 없다. 이준석 당 대표가 표현한 바 있는 '중장년층 남성'이 '형님 아우'하며 공천되는 낡은 관행은 오히려 지역구에서 더 심각하다. 광역·기초의회는 지역구가 90%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구 의석수가 절대적으로 많고 지역구 의원들이 일으키는 문제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비례대표 후보에게만 적정 기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탈락하도록 하는 것은 지역구 의원들이 갖고 있는 문제들을 은폐하고 남성 후보가 절대적으로 많은 지역구 후보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PPAT 예상 문제는 분석/판단력을 측정하는 명확한 기준도 없고, 견해의 차이를 좁혀가는 설득과 토론의 과정도 등한시한다. 정치인, 특히 시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에게 필요한 자질인 개개인이 존엄하게 살 수 있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볼 줄 아는 예민함, 현안을 토론으로 이끌어가고 사회적 의제로 만들어가는 리더십과 탁월함 등은 4-5개의 선지가 주어진 시험으로 검증할 수 없다. 이미 정해져 있는 답을 맞히는 능력이 정치인의 능력도 자격도 아닐 것이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
더 큰 문제는 정치인의 자격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수천 년 동안 지속된 남성 중심의 정치질서에 대해 최소한의 문제의식도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PPAT 예상 문제는 페미니즘에 대한 사상검증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정치인에게 시대적 소명인 성평등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안전하고 평등한 일터인 정치공간을 만들려면 어떤 고민이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검증하는 대신, ‘피해자 중심주의’ 개념을 공격하고 N번방 방지법을 연상시키는 ‘불법콘텐츠 범죄’의 통제가 ‘다소의 인권을 희생하는’ 국가의 ‘중앙통제’, ‘선제검열 방식’이라는 내용을 넣었다. 그 밖에도 국민의힘이 제작한 PPAT 대비 인터넷 강의인 ‘제6강 안전과 사회’는 가정폭력, 스토킹범죄, 디지털 성범죄의 중요한 특성인 가해자/피해자의 남녀 비율과 같은 객관적인 자료들을 삭제한 채 설명하고, 권력형 성범죄를 ‘권력이 갖는 독특한 메커니즘’ 때문에 일어난다거나 성인지 감수성을 ‘역지사지의 생각’으로 설명하는 등 성별화된 젠더규범과 권력관계와 같은 구조적 맥락을 삭제해버리고 있다.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젠더’를 삭제하고, 차별과 폭력의 현실과 구조를 교묘히 가리고 있다. 성범죄를 언급하는 제6강을 제외하고, 나머지 7개의 강의자가 모두 남성인 것은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국민의힘이 제시한 기초자격평가 시험에는 혁신도 공정도 실력도 찾을 수 없다. 단, 국민의힘이 어떤 후보를 공천하고 싶어하는지는 알겠다. 하지만 그런 시험으로 정치인의 자격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으며, 시험을 통과했다고 해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022년 4월 13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 국민의힘 공천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실시에 부쳐
국민의힘은 '실력으로 공정하게' 공천후보자 기초자격평가(이하 PPAT)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자격시험 평가를 '공천 혁신'이라 표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돈 공천의 고리를 끊고 민주적인 공천이 이뤄지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런데 비례대표의 경우는 특정 점수 이상을 받아야 공천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반면, 지역구 후보의 경우는 평가 점수에 비례해 가산점을 받도록 했다. 공천후보자 기초자격평가가 정치 후보의 자격을 평가하는 '공정한' 시험이라면, 비례대표와 지역구의 시험 결과의 적용을 다르게 할 이유가 없다. 이준석 당 대표가 표현한 바 있는 '중장년층 남성'이 '형님 아우'하며 공천되는 낡은 관행은 오히려 지역구에서 더 심각하다. 광역·기초의회는 지역구가 90%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구 의석수가 절대적으로 많고 지역구 의원들이 일으키는 문제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비례대표 후보에게만 적정 기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탈락하도록 하는 것은 지역구 의원들이 갖고 있는 문제들을 은폐하고 남성 후보가 절대적으로 많은 지역구 후보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PPAT 예상 문제는 분석/판단력을 측정하는 명확한 기준도 없고, 견해의 차이를 좁혀가는 설득과 토론의 과정도 등한시한다. 정치인, 특히 시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에게 필요한 자질인 개개인이 존엄하게 살 수 있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볼 줄 아는 예민함, 현안을 토론으로 이끌어가고 사회적 의제로 만들어가는 리더십과 탁월함 등은 4-5개의 선지가 주어진 시험으로 검증할 수 없다. 이미 정해져 있는 답을 맞히는 능력이 정치인의 능력도 자격도 아닐 것이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
더 큰 문제는 정치인의 자격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수천 년 동안 지속된 남성 중심의 정치질서에 대해 최소한의 문제의식도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PPAT 예상 문제는 페미니즘에 대한 사상검증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정치인에게 시대적 소명인 성평등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안전하고 평등한 일터인 정치공간을 만들려면 어떤 고민이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검증하는 대신, ‘피해자 중심주의’ 개념을 공격하고 N번방 방지법을 연상시키는 ‘불법콘텐츠 범죄’의 통제가 ‘다소의 인권을 희생하는’ 국가의 ‘중앙통제’, ‘선제검열 방식’이라는 내용을 넣었다. 그 밖에도 국민의힘이 제작한 PPAT 대비 인터넷 강의인 ‘제6강 안전과 사회’는 가정폭력, 스토킹범죄, 디지털 성범죄의 중요한 특성인 가해자/피해자의 남녀 비율과 같은 객관적인 자료들을 삭제한 채 설명하고, 권력형 성범죄를 ‘권력이 갖는 독특한 메커니즘’ 때문에 일어난다거나 성인지 감수성을 ‘역지사지의 생각’으로 설명하는 등 성별화된 젠더규범과 권력관계와 같은 구조적 맥락을 삭제해버리고 있다.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젠더’를 삭제하고, 차별과 폭력의 현실과 구조를 교묘히 가리고 있다. 성범죄를 언급하는 제6강을 제외하고, 나머지 7개의 강의자가 모두 남성인 것은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국민의힘이 제시한 기초자격평가 시험에는 혁신도 공정도 실력도 찾을 수 없다. 단, 국민의힘이 어떤 후보를 공천하고 싶어하는지는 알겠다. 하지만 그런 시험으로 정치인의 자격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으며, 시험을 통과했다고 해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022년 4월 13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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