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29] 밀양 송전탑 건설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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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3-05-29 02:42 조회2,365회 댓글0건본문
밀양 송전탑 건설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한지 열흘이 되었다. 한전과 정부가 경찰병력과 용역 등 70대, 80대 어르신을 상대로 물리력까지 동원하며 강행한 공사로 벌써 20여명의 주민들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밀양의 마을들은 커다란 포크레인과 날카로운 경찰방패가 주민을 짓밟는 전쟁터가 되고 있다.
밀양의 주민들이 지금 요구하는 것은 큰 것이 아니다. 주민의 동의 없이 밀어 붙이고 있는 공사를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한전은 ‘전력난’을 운운하며, 공사를 중단할 수 없다고 말하고 나이 많은 어르신들을 사지로 몰아가며 100m가 넘는 거대한 철탑을 세우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전과 정부는 신고리3호기의 완공에 맞춰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 변명한다. 하지만 기존의 다른 선로를 활용해 신고리3호기의 전력공급이 불가능하지 않음이 지적된 바 있다. 또한 전력난 역시 비리와 위조, 부실관리 등으로 인해 공급중단 된 원자력발전소를 중심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한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오히려 제대로 된 수요관리를 통해 전력피크를 대비한다면 현재와 같은 사태를 걱정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이 사업을 강행하는 또 다른 이유로 아랍에미레이트(UAE) 원전수출계약 조건에 2015년까지 신고리3호기의 100% 가동하지 못하면 패널티를 문다는 점도 밝혀졌다. 대화를 하자는 주민들을 무시하면서,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려는 검은 속내가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된 데에는 무엇보다 정부와 한전의 책임이 크다. 이미 밀양은 2005년 이후 8년 동안 송전탑 문제로 몸살을 앓아왔다. 작년에는 故 이치우 할아버지의 분신 사망까지 더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환경회의,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의 대표단은 이러한 상황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참담함과 안타까움을 느낀다. 앞으로 시민사회도 자신의 터전을 지키고자 온몸을 다해 저항해왔던 밀양의 어르신들의 정당한 길에 최선을 다해 함께 할 것이다.
전기보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다. 지금처럼 정부와 한전이 공사를 강행하며, 밀양의 어르신들을 보상금을 더 많이 타내기 위한 지역이기주의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와 한전이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싶다면, 공사부터 중단하고 그동안의 폭력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는 것이 순서다. 그래야 대화도 할 수 있고, 협의도 할 수 있고, 대안도 마련할 수 있다. 정부와 한전은 폭력적인 공사강행을 즉각 중단하고, 주민과의 진심어린 대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3년 5월 29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 한국환경회의 /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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