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16] 정당의 책임이 구현되는 근본적인 정치개혁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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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3-10-16 00:00 조회2,547회 댓글0건본문
【‘정당공천제 유지’ 촉구 의견서】
정당의 책임이 구현되는 근본적인 정치개혁을 요구한다!
정당공천제 폐지 논란은 2014년 지방선거와 관련하여 정당 및 시민사회의 논의를 달군 주요 이슈들 중 하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7월 민주당에서도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정치개혁 의제들, 정치쇄신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개혁,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의 정치참여 확대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들은 뒤로한 채, 정당공천제 폐지가 정치혁신의 전면에 내세워진 점은 심히 우려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책임 있는 정당정치와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고민하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정당이 추구하는 정치혁신이나, 지방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활성화하는 방책이 될 수 없습니다. 근본적인 정치쇄신은 정당이 당내의 민주화를 이루고 책임정치를 구현해나가는 것입니다. 정당공천제 폐지는 오히려 정당의 책임 회피를 용인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문제의식 없이 정치권과 언론을 통해 정당공천제 폐지가 정치혁신의 이름으로 논의되는 작금의 현실은 정치쇄신을 위한 다른 제도개선 과제들을 은폐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대다수 지방의회의 현실을 감안할 때, 정당공천의 폐지가 지방정치의 독립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라는 주장은 그 근거가 매우 희박합니다. 정당의 영향력이 감소한다고 해도, 자치단체장과 토호세력의 과도한 영향력에 의해 ‘부패와 무능’이라는 지방의회의 부정적 이미지는 지속될 것입니다. 반면, 정당공천제의 바람직한 유지는 지방의회에서 민주적인 책임의 원리가 구현될 수 있도록 기능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풀뿌리 민주주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소수자의 정치참여를 확대하는 ‘바람직한 정당공천제’를 요구한다.
나아가 정당공천제는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의 정치참여를 보장하는 제도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폐지 공식화로 인해 새로운 변화의 희망으로 싹을 틔우고 있는 여성들의 정치 진출은 미처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고사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처럼 여성을 포함한 모든 사회적 소수자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실질적 대안 마련이 부재한 상황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식화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임시방편으로 내놓고 있는 공천제 폐지 대안은 여성에게 혜택을 준다는 명분만 내세우고 있을 뿐, 다른 사회적 소수자의 정치적 의사를 반영하는 길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안은 사회적 소수자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 정치권이 부담해야 할 책임을 회피하면서, 여성을 이용하여 자신의 명분만을 챙기려는 면피용 술수에 불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정당공천제의 폐지가 아니라, 제도적 보완을 통해 보다 바람직한 정당공천제를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작금에 ‘정당공천제 폐지’라는 말로 표현된 국민적 ‘여론’은 기존 정당과 정치에 대한 불신과 환멸의 다른 말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치권은 정치쇄신과 책임정치의 구현이라는 과제를 보다 엄중하게 인식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모든 정치개혁 방안을 보다 진지하게 마련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특권 내려놓기를 통해 정치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높이고, 투명하고 올바른 선거시스템을 비롯한 정치제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정치참여가 보장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꾸준한 고민과 함께, 정당공천제와 같이 현존하는 제도적 장치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작동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을 일구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정당공천제는 유지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민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합니다.
2013년 10월 16일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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