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31] 밀양송전탑 공사 중단 시민사회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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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3-10-31 00:00 조회3,306회 댓글0건본문
[기자회견문]
밀양송전탑 공사를 중단하고 사회적합의기구를 구성하라
많은 사람들의 우려 속에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된 지 벌써 한 달이다. 3,000여 명의 대규모 경찰병력까지 동원한 폭력적인 공사강행으로 밀양은 연일 전쟁터를 방불케 할 충돌과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벌써 40여명의 연로한 주민들이 병원으로 실려 갔다. 밀양주민의 안타까운 상황에 함께 하기 위해 온 환경운동가를 구속하고, 심지어 농사를 지으러가는 주민을 구속하는 황당한 사태까지 벌어졌다. 끊임없이 뜨고 내리는 헬기의 소음과 무참하게 베어져나가는 나무와 꽃들, 파괴된 자연을 덮을 콘크리트를 실어 나르는 레미콘 차들의 돌진 앞에 밀양주민들의 상처와 아픔은 깊어만 가고 있다.
박근혜 정부와 한국전력은 76만5천볼트의 초고압 송전선로와 100m가 넘는 철탑들을 세워야 하는 이유로 전력난 해소를 말했다.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의 전력을 공급을 위해 공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사업은 그 목적과 타당성을 모두 잃었음이 증명되고 있다.
이 사업은 애초에 수도권의 전력난 해소를 목적으로 2004년에 계획되었지만, 수도권으로 연결하는 ‘북경남-신충북-신안성’ 송전선로는 이미 건설계획이 취소되어 본래 목적이 사라졌다. 실제 영남지역은 전력이 부족하지 않은 곳이다. 또 총 길이 90km의 짧은 노선을 장거리 송전용인 765kV로 할 이유도 전혀 없다. 무엇보다 이번 공사의 가장 큰 이유였던 신고리원전 3, 4호기의 케이블성능 시험결과가 불합격해 2015년 이후에나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무리하게 밀양 송전탑 공사를 지금처럼 강행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최근 실시한 여러 여론 조사에서도 다수의 국민들이 현재의 밀양송전탑 공사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한국전력은 공사강행 이외에는 어떠한 답변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
밀양의 주민들은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와 한국전력이 어떠한 대화채널도 열지 않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묵살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처럼 밀양의 주민들을 폭력적으로 몰아붙이는 방식으로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밀양송전탑 문제 해결의 올바른 해결방법이 아니다.
우리는 현재 밀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부와 한국전력, 경찰의 무책임함과 대안부재, 폭력과 비민주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명분 없는 송전탑공사로부터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하는 밀양주민들의 저항은 정당하며, 시민사회는 물론 많은 국민들이 그 뜻에 함께 하고 있음을 전달한다.
밀양송전탑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현재와 같은 공사강행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만드는 것이다. 정부와 한전은 폭력적인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합의기구를 구성하기를 촉구한다.
2013년 10월 31일
밀양송전탑 공사 중단 및 사회적 합의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대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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