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5여성신문]문재인의 가벼운 처신… 논란 두려워하는 지도자가 국정 이끌겠나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5-08-13 16:00 조회2,468회 댓글0건본문
2015년 8월 11일자 여성신문 기사입니다.
문재인의 가벼운 처신… 논란 두려워하는 지도자가 국정 이끌겠나
김무성, 문재인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2>
비례대표 확대가 곧 정치 개혁이자 민생정치의 지름길
퍼포먼스 대신 분명한 정치개혁 소신으로 선거제도 개혁해야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선거구획정 판결이 난 후 한국 정치제도 개혁의 적기인 현재 그 핵심 내용은 기득권의 셈법에 의해 공중분해되고 있다. 의원정수 확대 논란 뒤에서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축소를 주장하고, 일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선거제도가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여성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될 수 있도록 이 논의의 핵심적 발화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는 형식으로 선거개혁 공방에 참여한다.
문재인 대표님께
문 대표님은 지난 4월 6일 “국민들에게는 그렇게 인식되고 있지 않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와 비교했을 때 (인구수를 고려하면 의원 정수가) 400명은 돼야 한다”고 말한 후, 그래야 “비례대표를 절반으로 늘리면서, 정당명부 비례대표를 (도입)하고 직능 전문가를 비례대표로 모실 수도 있고 여성 30%(할당제)도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저를 비롯한 정치 개혁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이들은 문 대표님의 소신 있는 발언에 고양됐습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나간 지 단 몇 시간도 되지 않아 “퍼포먼스에 참여해 가볍게 얘기한 것”이라며 그 논의에서 발을 뺀 바 있지요. 그렇게 논란을 두려워하는 지도자가 과연 국정을 이끌 수 있을지, 대표님의 정치적 지도력에 큰 오점을 남기는 너무도 가벼운 퍼포먼스였습니다.
문 대표님은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최근에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면서 의원정수 문제는 이슈화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넘어 10일 의총에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정수 확대 없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추진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의원 정수 논란 뒤에 숨어 비례대표 의석을 줄여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새누리당의 당론에 맞서 현실적인 타협이 필요한 상황에서 내놓은 자구책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십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새정치민주연합의 자기분열적 양상이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는 의제인 만큼 당론을 모아낼 합의점이 필요하셨겠지요.
그러나 그것이 과연 현실적인 안이 될 수 있을까요? 현재 의원정수 유지, 비례대표 축소, 지역구 확대로 선거구 재획정안을 내세우고 있는 새누리당 당론에 맞서 어떻게 50명 선의 비례대표 의석수를 지킬 것인지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이 궁금합니다. 새누리당의 당론과 무엇을 타협하시렵니까?
권역별 비례대표를 배분하자는 것은 영남권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석을 가져다 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제대로 된 정치 개혁은 될 수 없습니다. 현재 선거제도 개혁의 핵심은 사표를 방지해 민의를 왜곡하는 정치 독점 구조를 바꾸고, 여성을 비롯한 정치적 소수자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도록 정치 구도를 바꾸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권고안인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비율 2대1로 비례대표를 늘리는데 있습니다. 비례대표 확대가 곧 정치 개혁이자 민생정치의 지름길입니다. 지난 총선 지역구 여성 전략 공천에 반발했던 민주통합당 남성 후보들을 저희는 아직 잊지 않고 있습니다. 지역구 여성 공천 30%, 해답을 찾으셨는지요? 비례대표 확대가 곧 성평등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당선 가능 의석수에 집착할수록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패배할 것입니다. 정치 불신의 국민 정서에 숨어 새누리당과 유사한 기득권 유지의 꼼수를 부리면 부릴수록, 유권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외면할 것입니다.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는 셀프 디스가 자기만족적 퍼포먼스가 되지 않도록, 분명한 정치개혁의 소신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이끌어주십시오. 사표 방지, 정치 독점 해체, 대표성 강화를 위해 비례대표는 현상 유지가 아니라 확대돼야 합니다. 그리고 의원정수 확대는 이를 위해 불가피한 시대적 요청입니다.
2015년 8월 11일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이진옥 배상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