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920] (논평) 차별을 선동하는 자유한국당의 국가인권위법 개정안 발의를 강력히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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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7-10-11 10:20 조회1,816회 댓글0건본문
[논평] 차별을 선동하는 자유한국당의 국가인권위법 개정안 발의를 강력히 규탄한다
지난 19일 ‘성적지향’을 삭제하는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이 자유한국당 김태흠의원 등 17인에 의해 발의되었다. 현행법은 제2조 제3호에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를 정의하며 성별, 종교, 장애, 성적지향 등 19가지 차별금지사유를 예시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성적지향을 삭제하자는 것이다. 이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사실상 용인하겠다는 것으로 인권을 보호하고 차별을 예방·구제하기 위한 국가인권위법의 목적에 반할 뿐더러 헌법상의 기본권마저 침해하는 반인권적이고 위헌적인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제안이유로 성적지향과 국민의 기본권이 충돌한다는 모순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성적지향은 이미 국제인권규범에서 확고한 인권기준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유엔은 이미 여러 차례 ‘성적지향·성별정체성’ 인권에 대한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한국정부는 매번 찬성의 표를 던졌다. 또한 ‘모든 사람은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인권의 보편성을 천명하고 있는 헌법의 정신에 비추어보아도 성소수자가 사회의 구성원이자 존엄한 개인으로서 인권을 보장받고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공론장에서 동성애·동성혼 반대를 내세우며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고 막말을 일삼는 등 시대에 뒤떨어지고 국가기관으로서 지켜야 할 헌법적 가치마저 훼손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반인권 차별선동을 법률 개악으로까지 구체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이러한 자유한국당의 행태에 정부와 국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공공연하게 터져 나오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대해 정부와 국회는 무엇을 해 왔는가. 정부는 인권의 가치를 담은 차별금지법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사회적 합의, 나중을 이야기하며 어떠한 의지도 보여주지 않았고, 국회는 최근 개헌 논의 과정에서의 이주민, 성소수자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 선동에 대해 방치하고 심지어 동조하는 모습마저 보여 왔다. 이렇게 정부와 국회가 인권의 가치와 원칙을 바로세우기 위해 어떠한 의지도 행동도 보여주지 않는 사이에 차별선동세력과 결탁한 자유한국당은 반인권, 차별을 기조로 내세운 채 이러한 만행을 일삼고 있다.
지난겨울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온 시민들의 열망은 단순한 정권교체만이 아니었다. 차별이라는 적폐를 청산하고 다양성과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사회, 소수자에 대한 어떠한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시민들은 함께 싸우고 목소리를 냈다. 그럼에도 곧 촛불 1주년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촛불의 뜻을 받들겠다는 정부 아래에서 시민들은 여전히 안보를 빌미로, 종교를 빌미로, 정치적 이해관계를 빌미로 배제와 차별, 혐오를 일삼는 모습을 목도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이러한 다양성과 인권의 가치를 짓밟고 훼손하는 작태를 용납할 수 없다. 청산되어야 할 차별선동세력과 결탁한 자유한국당은 지금 즉시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을 철회하고 스스로 해체하라.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이러한 인권침해와 차별선동을 방관하지 말고 인권의 가치를 담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2017년 9월 20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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