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118](논평) "EBS는 <까칠남녀> 은하선 작가 하차통보 철회를 요구하는 시청자 민원에도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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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8-01-19 15:22 조회1,852회 댓글0건본문
[논평] #까칠남녀_은하선_하차반대
EBS는 <까칠남녀> 은하선 작가 하차통보 철회를 요구하는
시청자 민원에도 응답하라
2월 종영을 앞둔 EBS <까칠남녀>는 “대한민국의 젠더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용기내어” 시작한 ‘젠더 토크쇼’다. 직장 내 성차별, 데이트폭력, 피임, 임신중단, ‘맘충’, ‘꽃뱀’과 같은 여성들 혐오표현 등 평소 방송에서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이슈들을 다뤄왔다. 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성역할이 어떻게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되고 강요되어 왔는지를 일상 속의 관계, 공간들을 기반으로 다루며 사회적 토론을 만들어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젠더이슈를 전면에 다룬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줌과 동시에 이후 어떤 방식으로 보완․확장되어야 하는지 논의할 수 있는 구체적 예시로 역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방송이었다.
하지만 지난 13일, 첫방영때부터 고정패널로 참여해온 은하선 작가를 마지막 2회분 녹화를 앞둔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하차시켜 사회적으로 많은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17일에 발표된 공식 입장문에서 밝히고 있는 하차 이유는 하차반대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첫 번째 이유인 개인 SNS에 성소수자운동 단위의 후원문자 번호를 프로그램 담당 PD의 전화번호로 올린 행위를 ‘사기죄’로 명명한 것은 다음과 같은 맥락을 삭제하고 있다. 해당 게시글은 지난 성소수자 특집 방송이후 일부 보수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성소수자 혐오세력이 담당 PD의 개인 휴대번호로 폭력적 언사를 반복한 것에 대항행위였다는 점이다. EBS의 구성원이 혐오세력에 공격을 받는 동안 방송사에서는 어떠한 보호조치를 취하였는지도 의문이다. 또한, 해당 사유는 공식 입장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구두로 경고조치를 취한 사안이며, 해당 사건에 대한 기소여부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왜 갑작스럽게 마지막 방송 촬영을 앞둔 시점에서 ‘사기’로 단정하여 하차의 이유로 언급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두 번째 하차통보 이유인 십자가 모양의 딜도사진 게시의 경우, 방송출연 전인 2016년 개인계정에 올린 사진을 민원인이 문제 삼은 “기독교와 가톨릭을 조롱하고 있다”는 주장에 방송사가 동의하고 있다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발생시킨다. 개인계정에 딜도 사진을 올리는 행위가 어떻게 종교를 조롱하고 있는 것과 연결되는지, 그것이 그간 여성이 성적주체로서 존재함을 자신의 이야기로 계속 보여준 은하선 작가를 하차시키는 이유가 된다는 것인가. 이는 일부 보수 기독교계를 기반으로 한 단체들이 EBS 앞에서 진행한 집회현장에서 피임에 대한 이야기하는 것을 ‘음란’하고 ‘저질’스러운 내용으로 모독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음을 스스로 밝히는 것과 다름 없다. 이는 그간 <까칠남녀>가 보여주고자 했던 제대로 된 성교육의 필요,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무너트리는 것과 같다.
위 두가지 하차통보 이유 모두 민원이 제기되어 검토 끝에 결정한 것이라는 것에 마지막 의문을 갖게 된다. 출연자에 대한 하차요구는 방송초기부터 있어오던 일이다. 또한, 은하선 하차에 대한 반대민원도 공식게시판을 비롯해 각종 플렛폼에 차고 넘친다. 그렇다면 이런 민원에 대해 응답해야 할 것이다.
또한 EBS는 해당결정을 “성소수자에 대한 탄압이나 정치적 탄압으로 해석”해선 안된다고 말하기 전에 이 모든 상황이 시작된 이유가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우고, 배제하는혐오세력들의 막무가내식 행동에서 시작되었고, 그 영향력으로 여성이 성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자신을 성소수자로 밝혔다는 것을 근거로 한 혐오발화에 마땅히 지켜져야 할 권리를 침해당해도 보호해주지 않는 사회라는 불신을 강화시킬 수 있는 사례가 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요구한다. 즉각 은하선 하차통보 철회를 요구하는 우리의 민원에 응답하라.
2018년 1월 18일
한국여성단체연합 7개 지부 28개 회원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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