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326] (성명서) 문재인 대통령 헌법 개정안에 여성은 없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8-03-26 10:36 조회1,849회 댓글0건본문
[성명서] 문재인 대통령 헌법 개정안에 여성은 없었다.
이제는 국회가 여성계의 70년 요구를 들어라!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정치참여는 10차 헌법에 명시되어야 한다.
헌법개정여성연대는 지난 한 해 성평등 개헌을 위해 헌법 제15조 신설을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 안에 반영하였다. 그러나 이 자문위 안은 보수 개신교 일부 세력에 의해 성평등의 가치가 왜곡되고 훼손된 바 있고, 몇 줌 안 되는 개신교 표를 의식한 비겁한 국회의원들은 성평등 조항을 위험한 폭탄으로 보고 선반에 올려놓고 있다. 본 연대는 다시 범여성계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헌법 개정안 작업을 의뢰한 국민헌법특별자문위원회를 향해 여성과 남성의 평등권을 구체화하는 최소한의 신설 조항을 ‘자문안’에 다음과 같이 명시할 것을 요구하였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해소하고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기 위하여 적극적 조치를 실행하여야 하며, 선출직 임명직의 공직 진출에서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헌법 개정안에는 우리가 요구한 최소한의 주장도 담기지 않았다. 점입가경은 3월 23일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의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설명이다. “선출직이나 임명직 등 공직진출에서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참여”를 헌법에 명시하지 않은 것은 “헌법은 가급적 간결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며, “차별상태의 시정을 위한 실질적 평등을 넣는 것으로도 공직 진출에서의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참여를 포괄할 수 있는 개념이라며 구태여 따로 열거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우선 포괄성이란 그 범위가 매우 애매하다는데서 실질이 없는 폐단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또 차별상태가 시정된다는 것과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대표성에 대한 요구는 상호 수렴될 수 있는 명제가 아니다. 차별시정을 위한 적극적 조치의 근거조항은 차등대우를 위한 헌법적 근거조항일 뿐 대의민주주의 사회에서 여성시민이 누려야 할 권리이자 비례성의 원칙인 동등한 대표성을 보장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참여는 주권을 가진 동등한 시민으로서 동등한 대표가 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조항이다.
또한 현 대통령 발의 안에 담긴 ‘국가는 성별 또는 장애 등으로 인한 차별상태를 시정하고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11조 2항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대표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성별에 따른 차별을 해소하는 주체로서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대표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차별시정과정에서도 여성은 주체가 아닌 차별해소의 시혜를 받는 대상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며 이는 여성을 주체적 존재가 아닌 시혜적 존재로 영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OECD 회원국 중 성별 임금격차는 37.2%%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65세 이상의 여성 노인 빈곤율도 기준 47.2%로 OECD 국가 중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세계에서 치안이 가장 좋은 나라라는 대한민국의 강력범죄 피해자 여성 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 결과 한국의 성격차지수는 2017년 144개국 중 118위에 머물고 있으며, 여성인권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후진국이다. 그리고 국회의원 여성 의원 17%는 대한민국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반영한다. 동수개헌은 보다 평등한 사회로 이행하겠다는 최소한의 선언이다.
그러나 성평등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견을 수렴한 개헌안에 정파를 초월해 여성들이 합의한 “여성과 남성의 평등권” 조항조차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평등의 원칙을 저버리고 여성을 배반하였으며, 성평등 대통령이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이제 국회가 응답할 때다. 남성의원이 83%를 점하는 국회는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유권자가 구성해준 대의 기관이다. 국회는 반드시 여성유권자의 평등권을 보장해야 한다. 헌법개정여성연대 등 개헌운동 여성단체들은 [성평등 헌법개정안] [남녀동수 헌법개정안] [실질적 성평등 실현과 여성대표성 확대를 위한 개헌안] 등 3가지 입법 청원을 해놓았으며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안에도 제15조 신설안으로 명시되어있다. 국회는 이를 반드시 제10차 개정헌법에 조문화해야한다.
국회는 권력 연장의 수단이 아니라 대한민국 백년대계의 10차 개헌의 중요성을 상기하고 개헌에 임해야 한다. 여성은 1948년 제헌의회의 설립 이전부터 1963년, 1980년, 1987년 개헌에서 여성의 정치참여와 이를 위한 할당제를 헌법에 명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번번이 남성 권력자들에 의해 묵살당했다.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도 그와 다르지 않다. 지난 아홉 차례의 헌법 제정과 개정 과정에 여성의원이 한 자리 숫자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10차 개헌이 이루어지는 2018년 우리에게는 51명의 여성의원이 있다. 지금 우리는 바꿀 수 있다. 성폭력 성차별 사회는 성평등 헌법으로 극복해야 한다.
2018년 3월 26일
헌법개정여성연대,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