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18] (기자회견)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하는 페미니스트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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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9-04-19 13:51 조회1,299회 댓글0건본문
“성평등 민주주의는 선거제도 개혁에서 시작된다!
모든 정당은 선거제도 개혁에 성실하게 임해라!”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하는 페미니스트 선언
2019년 4월 11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날, 낙태죄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의 판결을 내렸다. 이는 임시정부가 밝힌 남녀동권 이후, 여성의 온전한 시민권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그리고 이제 낙태죄 폐지는 국회의 몫이 되었다. 지난 66년간 낙태죄가 존속된 것은 사실 한국 정치의 불능이 그 원인이며, 이를 방치한 국회의 책임이다. 20대 국회는 지금의 시대적 판결에 무엇이라 답할 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 페미니스트는 지금의 국회에 말한다. 국회를 구성하는 그 틀부터 바꾸는 것이 당신들의 역할이자 책임이어야 함을 말이다.
여성들이 거리에 나온 최근 몇 년의 시간은 이제는 여성들이 더 이상 차디찬 거리가 아닌 국회로 향해야 함을 확인시켜주었다. 수만 명의 여성들이 참여했던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시작된 문화, 예술, 정치, 교육, 그리고 체육계의 미투운동,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몸을 도구화한 남성들의 강간문화와 남성카르텔을 드러낸 ‘클럽 버닝썬 사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조항으로 존재해왔던 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까지. 숨 바쁘게 뛰어다니며 외쳐왔던 여성들의 외침은 결국 시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누구를 위한 국회였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무엇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고 또 묻고 있는 것이었다.
촛불혁명 이후 시작된 선거제도 개혁 투쟁과 정당들의 합의로 만들어진 지금의 선거제도 개혁안은 불완전하며 만족스럽지 않다. 그럼에도 국회가 여성을 포함해 그동안 사회에서 배제되고 차별받고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회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선거제도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올리고, 100일의 시간 동안 좀 더 나은 21대 국회를 상상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현재의 선거제도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올려놓았을 때 주어진 100일의 시간 동안 국회와 정당들은 성평등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거제도를 디자인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재의 불투명하고 폐쇄적인 정당의 후보공천과정을 투명하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개혁하고, 경제력과 특정 학연·지연·혈연에 기초한 후보공천이 아닌, 성별과 세대, 직업, 장애 등 그동안 정치에서 배제된 다양한 사람들이 후보가 되고 대표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선거제도 개혁안을 만들어야 한다. 50대 이상 특정 남성집단에게 유리한 선거제도와 공천제도를 성평등한 방향으로 개혁해야 하며, 이를 위해 페미니스트들은 선거제도 개혁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개입할 것이다.
국회는 여성들의 외침에 선거제도 개혁으로 응답해야 한다. 우리는 고소득자이자 법조인·정치인·관료라는 특정 직업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50대 이상의 남성이 독점한 정치가 2020년 총선 때도 계속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 현재의 낡은 정치판을 바꿔야 하며, 이를 바꿀 책임은 20대 국회에 있으며, 이는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가능하다. 선거제도 개혁을 당리당략으로 접근할 때 정당과 국회는 더 큰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주권자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대표로서 20대 국회가 그동안 공분과 불신의 대상이 되었던 한국정치를 혁신해주기를 촉구한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안건)으로 지정하고 조속히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 참여하라!
2019년 4월 18일
페미니스트 정치의 다리를 놓는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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