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2] (논평)누군가를 차별·배제·낙인·혐오하는 것은 기득권 이성애 남성의 언어이자 정치이다. > 논평/성명

본문 바로가기


자료실

자료실 논평/성명

논평/성명

[200212] (논평)누군가를 차별·배제·낙인·혐오하는 것은 기득권 이성애 남성의 언어이자 정치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0-02-13 14:42 조회1,273회 댓글0건

본문

 

[여세연_20200415_21대총선_논평2]

 

누군가를 차별·배제·낙인·혐오하는 것은 기득권 이성애 남성의 언어이자 정치이다.
투쟁하고 해체해야 할 것은 기득권 이성애 남성 중심의 지배이다.

 

남성과 여성, 비장애인과 장애인, 자본가와 노동자, 백인과 흑인, 기독교와 이슬람, 서양과 동양, 북구와 남구, 이성애자와 성소수자 등 나열된 두 개의 단어들은 평등한 대립쌍으로 보이지만 현실에서 범주(category)로서 후자에 속하는 집단은 전자에 속하는 집단과 결코 평등한 관계에 있지 않으며, 따라서 후자의 집단은 전자의 집단과 평등한 자유와 권리를 누리고 있지 못하다. 전자의 집단은 일반적으로 한 사회와 국가에서 기득권의 위치에 있으며, 이들 집단에 의해 우리의 사회와 세계가 구성되어왔고, 후자에 속한 집단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이 정당화되었다.

 

후자에 속한 집단들은 오랫동안 ‘인간’과 ‘시민’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인간’과 ‘시민’으로 인정받았다 하더라도 전자에 속한 집단과 실질적으로 평등하고 자유로운 관계를 맺고 있지 못하며, 여전히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인간’과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집단도 있다. 근대 민주주의는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하다’고 선언했지만 현실에서 이 가치와 이상은 지금도 온전히 실현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민주주의 기본가치는 억압받고 차별받는 개인과 집단이 ‘인간’이자 ‘시민’으로서 온전한 자유와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투쟁의 정당성을 제공해주었고, 따라서 근대 민주주의의 진전은 그동안 억압받고 차별받아왔던 개인과 집단의 해방과 자유를 통해 이뤄졌으며, 그러한 투쟁일 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성별, 장애 여부, 계급과 계층, 피부색깔, 종교, 지역,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 등은 개인을 설명하기 위한 기준 중 하나이며, 절대적인 기준도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를 차별하고 억압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이러한 기준에 따라 분류되는 범주들에 있어서 어느 한 쪽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차별과 억압, 낙인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된다.

 

특정 기준이 누군가를 차별하고 배제하고 억압하고 혐오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면, 우리가 제기해야 할 문제는 과연 누가 그러한 기준을 만들고, 그러한 기준을 통해 누구를 차별하고 억압하려고 하며, 이를 통해 어떤 이득을 누리고자 하는지에 주목해야 하며, 따라서 우리가 투쟁하고 해체해야 할 것은 이러한 기준과 범주를 만든 집단과 그 집단에 의해 만들어진 구조이다.

 

‘여성’을 생물학적이고 자연적인 존재로 가두고 남성에 종속된 존재로 규정해온 집단이 누구인가? ‘성소수자’를 비정상으로 간주하며, 이성애자보다 불완전한 존재로 규정해온 집단이 누구인가? 과거에도 지금도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억압을 정당화해온 집단은 성소수자도 여성도 아닌, 이성애 남성 집단, 그 중에서도 정치·경제·종교 권력을 쥐고 있는 소수 기득권 이성애 남성 집단이다. 그리고 이들이 만든 구조는 ‘이성애 남성’이라는 조건을 모든 것의 기준으로 설정하고, 이 조건 속하지 않는 모두를 배제하고 차별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우리가 투쟁하고 해체해야 할 것은 ‘이성애 남성’을 모든 것의 중심이자 유일한 기준으로 삼고 있는 ‘일원적인’ 인식론과 구조이다.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고 실질적인 방법은 그동안 정치에서 배제된 집단들의 정치적 대표성을 확보하고 확대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대표가 되어 ‘이성애 남성’을 중심으로 설계된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정치에서 배제된 집단들의 정치세력화와 연대가 필요하고 중요하다. 이들 간의 소통과 연대 없이 국회의 얼굴과 내용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촛불혁명과 미투운동을 지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차별과 배제, 혐오와 낙인이 가속화된 데 대한 일차적이고 근본적인 책임은 20대 국회에 있다. 20대 국회를 이끌어온 정당들과 정치인들에게 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민주주의의 기본가치를 훼손하는 정당들과 정치인들은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며, 21대 총선을 준비하는 모든 정당들에게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할 것을 요구한다.

 

2020년 2월 12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20200415_21대총선_VoteforFeminism
#여성이_세상을_연다_여세연
#페미야_국회가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64건 13 페이지
논평/성명 목록
no image [200212] 우리는 계속 ‘위협’이기를 원한다 인기글

우리는 계속 ‘위협’이기를 원한다 트랜스젠더 여성이 숙명여대에 최종 합격하였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합격자는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드러내고, 얼마 전 원치 않는 전역을 당해야 했던 변희수 육군하사 및 그와 비…

날짜 : 02-14     조회수 : 2423
[200213] (논평) 인종을 이유로 한 고용차별을 확인한 국가인권위원… 인기글

  [공동논평]인종을 이유로 한 고용차별을 확인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을 환영하며 차별금지법제정을 촉구한다 지난 해 12월 26일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위원회는 난민인정자 A가 고용 과정에서 차별을 당하…

날짜 : 02-14     조회수 : 1224
[200212] (논평)누군가를 차별·배제·낙인·혐오하는 것은 기득권 이… 인기글

  [여세연_20200415_21대총선_논평2]   누군가를 차별·배제·낙인·혐오하는 것은 기득권 이성애 남성의 언어이자 정치이다. 투쟁하고 해체해야 할…

날짜 : 02-13     조회수 : 1274
no image [200122] (성명) 평화를 위협하는 호르무즈해협 파병 철회하라 인기글

평화를 위협하는 호르무즈해협 파병 철회하라   21일 정부는 ‘유사시 국민과 선박의 안전 확보’를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 부대를 독자 파병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현재 예멘과 소말리아…

날짜 : 02-13     조회수 : 1076
no image [200211] (논평)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 - 트랜스젠더 여성에 … 인기글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 -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한 분리와 배제의 목소리에 부쳐> 여성은 가부장적 성차별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혐오, 폭력에 놓여있습니다. 여성들은 민주주의의 …

날짜 : 02-13     조회수 : 1104
[200207] (논평) 성폭력 전력이 있는 자, 성폭력 가해자를 옹호한… 인기글

  [여세연_20200415_21대총선_논평1]   성폭력 전력이 있는 자, 성폭력 가해자를 옹호한 자, 2차가해자들은 후보가 될 자격이 없다!   영입인재인 원종건의 …

날짜 : 02-13     조회수 : 1185
no image [200204] (논평) 트랜스젠더 여성의 숙명여대 입학을 환영한다 인기글

트랜스젠더 여성의 숙명여대 입학을 환영한다 - 더 많은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자   트랜스젠더 여성이 숙명여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입학에 필요한 절차적 과정을 거쳐 합격한 그녀…

날짜 : 02-13     조회수 : 1130
no image [200123] (논평)육군은 부대원들의 지지와 응원에 응답하여 변희수 … 인기글

[논평]육군은 부대원들의 지지와 응원에 응답하여 변희수 하사의 군인으로서의 소임을 보장하라   22일, 육군 전역심사위원회는 복무 중 성 확정 수술을 받고 복무를 지속하고자 원했던 트랜스젠더 변희수 하사의 전역을 …

날짜 : 02-13     조회수 : 1109
no image [200122] (성명) 혐오표현의 해악을 외면한 법원의 판결을 규탄하며… 인기글

[공동성명] 혐오표현의 해악을 외면한 법원의 판결을 규탄하며, 뉴스앤조이의 싸움에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소수자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혐오표현의 해악의 심각성과 대응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사회 속에…

날짜 : 02-13     조회수 : 1089
no image [200116] (기자회견) 노동자의 기본권을 무시하고, 기업윤리와 사회… 인기글

노동자의 기본권을 무시하고, 기업윤리와 사회적 책무를 저버린 삼성을 규탄한다!   삼성그룹이 2013년 시민단체를 임의로 ‘불온단체’로 규정하고, 사내 임직원 386명의 기부금내역 정보를…

날짜 : 02-13     조회수 : 999
no image [200113] (기자회견) 안태근 무죄판결한 대법원을 규탄한다 인기글

안태근 무죄판결한 대법원을 규탄한다 법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악화되는 조직 내 성폭력, 사법부는 제대로 보고 응답하라   2년전 2018년 1월 말 한국사회는 대규모 #METOO 운동의 시작을 …

날짜 : 02-13     조회수 : 1059
no image [191227] (논평) 선거제도 개혁, 이제 시작이다 인기글

[논평] 선거제도 개혁, 이제 시작이다 12월27일 마침내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국민의 민심을 그대로 투표결과와 의석수에 반영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

날짜 : 01-03     조회수 : 1175
no image [191223] (논평) 후퇴 거듭하다 ‘용두사미’된 선거제도 개혁안 인기글

[논평] 후퇴 거듭하다 ‘용두사미’된 선거제도 개혁안(19.12.23) – 개혁 취지 퇴색 ‘개혁안’ 아니라 ‘개정안’에 불과 – 민의 …

날짜 : 01-03     조회수 : 1112
no image [191219] (논평) 계속되는 조례 전쟁, 우리 모두 지지 않기를 인기글

지난 주 경기도 인권/시민사회는 급박하게 돌아갔다. 지난 7월, 우여곡절 끝에 잘 정리된 내용으로 본회의를 통과한 ‘경기도 성평등 기본조례’를 다시 후퇴시키려는 움직임이 거셌기 때문이다. 일부 도의원들이 혐오…

날짜 : 01-03     조회수 : 1141
no image [191219] (성명) 볼썽사나운 선거제 협상, 더 이상 선거제 개혁 … 인기글

[성명] 볼썽사나운 선거제 협상, 더 이상 선거제 개혁 후퇴 말고 즉각 처리해야(19.12.19) – 자당 이익 앞세워 선거제 개혁 취지도 합의도 거듭 후퇴시켜 – 더불어민주당, 선거제 개혁 논의와 처…

날짜 : 01-03     조회수 : 1111
게시물 검색

(07263)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로19길 13 삼광빌딩 3층
Tel.02-824-7810 Fax.02-824-7867 e-mail.wopo@womanpower.or.kr
Copyright (c) womanpower. with 푸른아이티

국세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