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 (논평) “여성 후보와 선거운동원에 대한 모든 폭력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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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0-04-03 09:51 조회1,452회 댓글0건본문
[여세연_20200415_21대총선_논평11]
“여성 후보와 선거운동원에 대한 모든 폭력을 멈춰라”
21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어제 4월 2일,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에서 선거유세를 하던 여성의당 이지원 비례대표 후보는 한 무리의 남성들이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을 향해 돌을 던졌고, 여성의당 당원인 선거운동원이 돌을 맞았다고 밝혔다. 이는 여성 후보와 정치인에 대한 명백한 폭력이다.
지난 3월 25일 더불어시민당 박은수 비례대표 후보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본인이 불법촬영의 피해자였던 경험을 드러내며 선거에 나섰음에도 후보의 게시물에는 외모 품평과 성희롱 댓글들이 달렸다고 이야기했다.
여성후보에 대한 폭력은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불과 2년 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녹색당 신지예 후보의 선거 포스터가 훼손되었고, 온라인 공간에서 사이버불링을 지속적으로 당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만났던 익명의 후보자와 선거운동원들 또한 유권자와 악수를 할 때, 사진을 찍을 때, 선거유세를 다닐 때, 남성들로부터 불필요한 신체접촉과 언어폭력을 당한다고 증언했다. 이것이 선거에 나선 여성 정치인조차도 피해갈 수 없는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선거운동에 있어 여성 후보자와 선거운동원에 대한 폭력은 제대로 이야기되지 못했다. 여성 후보자는 피해를 공론화할 경우 부정적인 메시지가 전달될까 우려하여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선거운동원 또한 유권자의 표를 얻어야하는 위치, 후보자의 당선을 위해 일해야 하는 위치로 인해 피해 경험을 즉각적으로 드러내는 것도,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쉽지 않다. 더욱이 단기간 내에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선거운동의 특성과 이 사회가 여성을 동등한 시민으로 대하지 않는 가부장적인 남성(강간)문화가 합쳐져 여성 후보와 운동원들은 선거운동의 안전을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 지방의회 여성의원들의 동료의원에 대한 미투는 정치권력의 최상부에서도 성차별과 성폭력이 만연하며, 남성권력 카르텔의 기저에 강간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력을 가진 남성들은 자신들의 민낯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일반 남성들의 범죄를 ‘호기심’과 ‘일탈’로 감싸 안으며, 자신들의 성폭력과 성차별을 무마시키고, 성폭력과 성차별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외면하고 있다.
21세기에 그것도 2020년 21대 총선에서 여성 후보와 운동원들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무형의 폭력을 당한다는 사실은 미투운동 이후에도 한국사회가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든 정당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의회, 정부, 경찰 등은 여성 후보들과 운동원들이 안전하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유무형의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권력과 공권력을 가진 조직이 여성시민에 대해 해야 하는 최소한의 의무이며, 여성들의 미투와 위드유에 대한 최소한의 응답이다.
여성 후보들과 운동원들에 대한 폭력이 용납되고,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이번 21대 총선에서 반드시 페미니스트 후보와 정당에 투표해 국회의 얼굴을 바꾸고, 성평등 국회와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
2020.04.03.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20200415_21대총선_VoteforFeminism #여성이_세상을_연다_여세연 #페미야_국회가자
[여성의당 비례대표 후보 이지원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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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mod=news&act=articleView&idxno=14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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