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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 (기자회견) 우리의 연대는 너희의 공모를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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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0-06-12 18:09 조회1,1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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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연대는 너희의 공모를 이긴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피해자는 일상으로, 일상으로! 가해자는 감옥으로, 최대법정형으로!
 
2020년 6월 11일 오늘부터 텔레그램 상에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사건 중 ‘박사(본명 조주빈)’, ‘태평양(본명 이지민), ’강종무‘ 대화명을 사용하여 채널과 대화방을 만들고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사건의 주범들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다. 그 외 와치앤, 갓갓, 랄로, 켈리, 로리대장태범, 잼까츄, 부따, 이기야 등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협박, 강요, 영리목적 반포, 강제추행 등을 저지른 범인들과 자금과 영상을 제공하거나 제공받고, 범죄에 참여한 공범들의 재판이 열리고 있거나 줄줄이 송치, 기소를 앞두고 있다.
 
이 날이 오기까지 피해자들은 계속, 꾸준하게 구조 요청을 해왔다. 2018년부터 범죄를 알고, 협박을 받고, 유포를 확인하는 날 전국의 경찰에 신고하고 고소장을 제출해왔다. 언론에 제보하고 신변유출을 무릅쓰고 알렸다. 언론에 말할 수 없는 피해자들은 경찰의 문을 계속 두드렸다. 이 조직적 공모 범죄를 모니터링하고 세상에 알린 것도 2019년부터 피해자에 공감하며 탐사를 시작한 여성들이었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누적해 온 온라인 성폭력을 사소화하는 태도, 잡지도 찾지도 못한다는 무책임한 답변, 크게 처벌할 일이 아니라고 반복하는 솜방망이 재판, 피해자의 실제 경험을 반영하지 못하는 법의 문제를 깨닫고 이제야 바로잡고 있다. 20대 국회는 부랴부랴 입법안들을 처리하고, 경찰은 대책본부를 열고 가해자 추적을 계속 하고 있고, 재판부는 사건의 경각심을 인지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처벌 수위를 선고하고 있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을 계기로 온라인 성착취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응답은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 그 방향은 여전히 같다. 피해자는 일상으로, 가해자는 감옥으로! 그런데 어떻게 그것을 가능하게 할지는 온라인 성착취의 특성에 기반해야 한다.
 
피해자는 아직 일상이 멀다. 뉴스에서 공론화될 때마다 추가로 영상이 올라오고 검색되지 않는지 두려움에 떨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발견할 때마다 직접 삭제를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선제적 차단과 필터링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내가 피해 사실을 이야기해도 학교에서 직장에서 주변에서 비난받고 2차 피해를 겪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학교와 공공기관, 직장 곳곳에서 온라인 성폭력 문제에 경각심을 가지고 지침에 반영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감수성을 제도화해야 한다. 타인의 성적이미지에 대한 유포, 저장, 구매, 시청의 행위는 이제 범죄라고 모두 알고 주변에서 언제든 즉각 말해주는 모습이 일상이 되어야 한다.
 
피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해자의 문제이며, 우리가 용인하는 구조적인 문화는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 피해자가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치유도 생계도 안전 도모도 힘든 상황에서는 긴급 구조되어야 한다. 악의적인 유포나 추가 범죄에 대한 법률조력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피해자의 일상 회복은 가능하다.
 
가해자들은 처절히 반성해야 하고 사죄해야 한다. 사죄는 재판부에 수십개의 반성문을 내고, 아버지의 직장동료까지 동원해서 내는 탄원서를 통해 가능한 것이 아니다. 사죄는 오로지 자신의 범죄가 해악을 끼친 이들의 피해가 복구되거나 치유될 수 있을 때 그 시작이 가능할 따름이다. 수많은 영상을 유통하고, 피해자를 모욕하고, 개인정보를 확산하고, 수익을 올리고, 이 모든 것이 가능하며 해도 된다는 믿음과 잡히지 않는다는 신화를 유포해온 사람들에게는 최대 법정형이 선고 되어야 마땅하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모방 범죄와 유포에 대한 책임까지, 앞으로 계속될 유포 위험에 대한 책임까지 그 해악성에 대한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피해자는 일상으로, 일상으로!
가해자는 감옥으로, 최대법정형으로!
 
우리의 연대는 너희들의 공모를 이길 것이다.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는 피해에 공감하고 가해를 함께 막아내고자 하는 시민들과, 전국 곳곳에서 이제까지처럼 계속 활동할 예정이다. 공범과 가담자들이 대법원 선고될 때까지 재판을 모니터링하고 의견과 탄원을 조직하고 피켓을 드는 힘을 모아가고자 한다. 피해자와 피해자 지지자들의 일상이 회복되고 삶의 존엄함이 살아나는 여정에 상담과 지원, 제도와 자원 연결로 함께 할 것이다. 입법과 제도와 정책이 입법자와 사법자들의 권한과 역할만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소수자들에게 구체적인 힘이 되는 형태로 손에 쥐어 지도록, 제도와 지침이 시민들의 인식과 지식을 바꾸는 명확한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논의와 제언을 지속할 것이다.
 
피해자와, 피해자와 함께 하는 이들이 웃고, 행복하고 희망을 회복하는 것이 이 싸움의 승리다.
 
2020년 6월 11일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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