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9] (성명)“여성의원을 희생양 삼는 기득권 남성정치를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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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0-05-19 10:30 조회1,196회 댓글0건본문
[성명]
“여성의원을 희생양 삼는 기득권 남성정치를 멈춰라”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은 공주·부여군·청양군 의회 김옥희·김상희·정종순 여성의원의 사퇴를 막고, 그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임기를 마칠 수 있도록 보장하라
5월 15일, <TJB 대전·충남·세종뉴스>는 지방의회 전반기 마감을 앞두고 공주·부여군·청양군 의회에서 미래통합당 비례대표 여성의원을 교체한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보도에서 김옥희 청양군의회 의원은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실(3선,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에서 공천 당시부터 2년만 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부여군의 김상희 의원은 “공천 당시부터 정진석 의원실과 약속된 것이었다”며 “이를 따르겠다”고 밝혔다. 공주시의회 정종순 의원은 언급을 회피했다. 이에 대해 정진석 의원실은 “공천과정에서 여성의원들이 절반씩 임기를 맡도록 합의해와 이를 존중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성의원들의 인터뷰에서 나타나듯이 여성의원들이 스스로 그러한 결정을 했다고 할 수 없으며, 4년이라는 임기가 보장된 의원직을 나눠 먹는 것은 법에 규정된 의원들의 권리와 유권자의 선택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설령 여성의원들이 그렇게 합의를 해왔다고 하더라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 국회의원과 정당의 역할이다.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에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은 강화군의회 비례대표 여성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A씨와 B씨를 상대로 전·후반기로 나눠 의원직을 승계하도록 밀약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은 바 있다. 2016년에도 충북 제천시의회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비례대표 지은영 의원이 당선되고 2년 후에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비례대표 의석 나눠먹기 논란이 일었다.
이 문제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았으나 2013년 당시 울산중구의회 권태호·고호근·김순점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중구의회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의원이 사퇴를 하고 다른 비례대표 후보에게 임기를 넘겨준 사실에 대해 “당리당략에 치우쳐 의회를 훼손하는 것”이며, “지방의회 의원의 임기는 4년인데 통합진보당이 임기 중간에 의원을 바꿀 것이라고 유권자가 알고 있었겠느냐”며 비판했다.
비례대표 의석을 나눠먹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이 사건에서 교체대상이 되는 의원들 대부분이 여성의원이라는 점은 비례대표 의원이 지역구 의원과 동등한 위상을 갖지 못하는, 즉 지역구 의원보다 낮은 위상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정당과 남성의원들이 지방의회 비례대표 여성의원을 언제든지 쉽게 교체하고 갖다 버릴 수 있는 존재로 보는, 성차별적인 인식을 보여준다.
정치는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며, 광역·기초의회 의원들은 국회의원들에 종속된 존재가 아니다. 공천권을 갖고 광역·기초의회 의원들과 그 자리에 도전하려는 정치인들을 줄 세우려는 정당들과 국회의원들의 구시대적 정치행태를 규탄한다. 동시에 정치에서 여성들을 배제하고 내치려는 정당들과 국회의원들의 성차별적인 행태 또한 규탄한다.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은 공주·부여군·청양군 의회 김옥희·김상희·정종순 여성의원의 사퇴를 막고, 그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임기를 마칠 수 있도록 보장하라.
2020.05.19.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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