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2023년 7월 12일 : HLPF 참여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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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3-09-20 13:58 조회765회 댓글0건본문
아시아태평양지역 시민사회단체 참여 메커니즘(Asia Pacific Regional CSO Engagement Mechanism, APRCEM)과 여성 그룹(Women’s Major Group, WMG) 공식 일정 전 아침 시간에 함께 모여 그 날의 일정과 주요 이슈를 공유한다고 이전 후기에서부터 말했는데요. 이틀을 정신없이 지내고 나니 이제 HLPF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했고 익숙해지면서 피드백을 나눌 일이 많아졌습니다. 실무 활동가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그날 회의의 모더레이터와 기록담당을 돌아가면서 진행하기로 하였고, 각 세션마다 주요 내용을 기록하는 활동가의 수도 늘렸어요.
7월 12일도 어김없이 컬러캠페인을 진행했는데요. 이 날의 색은 초록색이며 메시지는 “깨끗한 물, 위생, 에너지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라”였습니다. 어제 공식 회의에서 점검한 SDG 6가 깨끗한 물과 위생이었는데요. 공식 회의 개입발언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원에 대한 접근에 있어 여성의 경험과 관점이 반영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메시지입니다.
[7월 12일 프로그램]
[09:00 - 10:00] VNR 랩 : 리포트 글쓰기 방법의 대안 - 동티모르의 경험 (VNR Lab 4: Alternative Ways of Report Writing - the Experience of Timor-Leste)
[10:00 - 13:00] SDG 7 점검: SDG 7과 다른 SDGs와의 연결 – 깨끗한 에너지 (SDGs in focus: SDG 7 and interlinkages with other SDGs – Affordable and clean energy)
[13:00 - 15:00] 현재의 전지구적 재정 구조 대안으로 페미니스트 발전 정의는 무엇인가 "APWLD Teach-In on Feminist Development Justice at the HLPF 2023
What is the Feminist Development Justice alternative to the current global financial architecture?"
What is the Feminist Development Justice alternative to the current global financial architecture?"
지속가능발전 고위급정치포럼(HLPF)는 공식 회의 외에 각종 스페셜 이벤트, 사이드 이벤트, VNR Lab이 개최됩니다. VNR은 자발적 국가 보고서(Voluntary National Review)를 말하며 유엔 회원국은 2030년까지 최소 두번의 VNR을 발행하도록 하고 있어요. 현재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도록 하는 것인데요. HLPF의 VNR Labs은 VNR 과정에서의 경험과 의견(reflection)을 공유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합니다.
보통의 VNR은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확인하는 세부지표(indicator)를 사용해 각 목표별로 어느 수준까지 달성했는지 양적 평가를 한 데이터를 가지고 작성을 합니다. 그런데 이 데이터라는 것이 수치로 표현되고 어렵다보니 시민들이 보기에 지속가능발전목표의 달성 수준과 중요성을 이해하고 체감하는 것이 힘들기도 해요.
여세연이 참여한 VNR Lab은 스토리라인을 사용한 동티모르(Timor-Leste)의 사례였습니다. 스토리라인을 사용한 보고서들은 있긴 하나 동티모르의 경우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포맷을 채택해 매우 힘있는 스토리를 보고서에 담았다고 평가하더라고요. 2002년에 동티모르의 청년들이 20년 후인 2020년에 동티모르라는 국가가 어땠으면 하는지 열망을 표현한 엽서가 있었는데요. 이 엽서들을 복원하여 보고서 시작부분에 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티모르의 청년들이 만든 엽서를 분석했고,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주요 의제에 대한 청년들의 관점을 반영하는 것이죠.
"나는 2020년의 동티모르는 다르길 바란다. KKN(부패, 결탁, 친족등용)이 사라지길 바란다.", "2020년에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획득할 것이고 우리의 나라를 사랑과 평화로 재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리더들이 함께 협력한다면 동티모르는 더 좋아질 것이다." 등 10대들의 엽서를 통해 VNR은 SDG 16(평화와 정의), SDG 17(파트너십)이 청년들에게 아주 중요한, 동티모르의 발전에 토대가 되는 것임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맥락에서 굿거버넌스, 제도적 발전 등을 강조했어요.
동티모르는 지금까지 두번의 VNR을 냈습니다. 첫번째 VNR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두번째는 이 스토리라인을 사용하여 새로운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과 관점이 살아있는 서사를 뽑아내고 왜 SDGs가 진전하지 않고 퇴보하는 것 같냐고 물어보면서 정책 결정자들과 이해관계자들의 책임을 확인했다고 해요.
한국은 2016년에 VNR을 내고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VNR을 내고 있지 않습니다. 지난 7년 동안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 과정이 어땠는지를 데이터로 분석하는 것과 함께 동티모르처럼 한국 시민들이 체감하는 현실, 주요 의제와 우선순위 등을 정부가 직접 듣고 이행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 생각합니다.
동티모르의 VNR 사례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는 하나, 정부에서 발행한 보고서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담아냈는지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질문할 필요는 있습니다. 그래서 APRCEM의 Jyotsna는 SDGs를 모니터링하고 이행을 평가하고 그에 따른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내용의 토론을 나누었습니다.
★몽골의 VNR 보고서는 여기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https://hlpf.un.org/countries/mongolia/voluntary-national-reviews-2023
이 날은 SDG 7(깨끗한 에너지) 점검 회의가 있었습니다. 기후위기 상황 속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와 인프라 구축, 화석연료의 사용을 끝내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확대를 위한 투자와 재정 지원의 필요성, 그린워싱에 대한 경계, 에너지의 평등한 분배 등을 논의했습니다.
논의를 보며 들었던 우려스러웠던 점은 주요 이해관계자그룹으로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이 논의에 참여하여 원자력 에너지의 안정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IAEA는 HLPF 기간 내내 부스를 원자력 발전소가 SDGs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음을 전시하기도 했는데요. 여기에 러시아와 같은 국가가 재생가능한 저탄소 에너지로 원자력 에너지를 언급하기도 했고, 한국은 2036년까지 석탄발전소 36개를 폐쇄하는 것뿐만 아니라 원자력 에너지, 재생가능 에너지, 수소 등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탈원전에 대한 논의를 많이 진척시켰다 생각했는데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 논의의 장에서 과거로 역행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후쿠시마 발전소 사고와 같이 자연재해로 인한 위험성을 우리는 이미 절감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중에 Zaporischa에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핵연료 저장소를 공격하여(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했다고 부인하긴 합니다만) 수만명의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뻔 하기도 했습니다.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국가 간 무력충돌로 인하여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을 더 이상 담보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주요 국가들이 재생가능한 저탄소 에너지라는 이유로 이 문제를 외면하면서 ‘기후위기’와 ‘지속가능발전’을 이야기하니 참으로 어이가 없을 뿐이었습니다.
오후에는 APWLD가 주최하는 HLPF 비공식 사이드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사이드이벤트면 사이드이벤트인거지 ‘비공식’은 무엇인가 싶을텐데요. HLPF 개최 두달 전에 유엔 기구나 시민단체는 사이드이벤트 개최 신청을 하고, 사무국에 의해 승인이 된 이벤트는 유엔 본부 내에서 개최하게 됩니다. 모든 이벤트를 본부에서 다 수용할 수 없어 아쉽게도 승인받지 못한 이벤트는 유엔 본부 바깥 외부 공간에서 열립니다. 승인 여부와 상관없이 외부에서 개최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여세연이 SDG 모니터링 사업 파트너인 APWLD는 뉴욕 렉싱턴 애비뉴에 있는 공유 공간에서 “현재 전지구적 재정 구조 대안으로 페미니스트 발전 정의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활동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현재 전지구적으로 겪고 있는 채무 위기와 다자주의 위기 상황에서의 정책 제안과 함께 지역 간 연대를 위한 플랫폼이자 대안적 모델로서 발전정의(development justice)를 소개했습니다.
SDGs는 전지구적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1) 전지구적 재정 시스템 개혁 (2) 2030 어젠다를 이행할 재정적 약속과 자원 (3) 책무성이 부재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APWLD를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시민사회는 기후위기와 사회 불평등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2030 어젠다를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신자유주의 자본주의, 불공정 무역과 투자협정, 군사주의와 근본주의, 가부장제 등)을 다루지 않고서는 SDGs는 달성할 수 없다고 보고 ‘발전 정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발전 정의는 다섯가지의 변혁적 변화(transformative shifts)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현재 소수 기업들과 엘리트들이 독점하고 있는 자원, 부, 권력, 기회를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나눌 분배 정의(Redistributive Justice), (2) 사람과 자원을 착취하지 않고 존엄한 삶과 모두의 고용과 일상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 발전으로의 경제 정의(Economic Justice), (3) 모든 종류의 차별과 배제를 없애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가부장제, 근본주의, 사회적 구조를 뿌리뽑는 사회와 젠더 정의(Social and Gender Justice), (4) 인권침해와 기후위기와 환경 재난을 일으킨 국가들의 역사적 책임을 인지하고 기후문제로 고통받지만 책임이 없는 남반구 저개발국에 대한 보상을 말하는 환경 정의(Environmental Justice), (5) 삶과 공동체와 미래에 대한 결정을 시민들 스스로 하게 하는 민주적이고 공정한 거버넌스를 위한 책무성(Accountability)입니다.
여기에 페미니스트 관점을 강조한 ‘페미니스트 발전정의’ 프레임워크로 현재의 SDG를 모니터링하는 사업을 여세연이 하고 있는 것이죠. 하반기에 모니터링 보고서 작업 열심히 해서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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