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14] "페미니스트: 닫힌 문을 열고" 영화상영회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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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9-10-07 14:20 조회1,526회 댓글0건본문
아주아주 늦은 후기를 공유드립니다! (ㅠㅠ)
지난 8월 14일(수), 여성미래센터 소통홀에서 여세연의 2019년 두번째 영화상영회를 진행하였어요!
"페미니스트: 닫힌 문을 열고 Feminists: What were they thinking?"을 함께 관람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페미니스트: 닫힌 문을 열고"는 1970년대에 활동했던 페미니스트들의 사진을 통해, 과거 그들이 활동했던 때와 현재의 모습을 교차적으로 보여주는 한편 지금 활동하는 젊은 세대 페미니스트들의 인터뷰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보여줍니다. 1970년대와 2010년대를 오가며 영화는 여전히 우리사회는 불평등하며 '페미니스트'란 단어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을 고발합니다.
릴리 톰린과 제인 폰다는 1980년에 개봉한 영화 "나인 투 파이브 Nine to Five"에 함께 출연했는데요. 이 영화는 추파를 던지고 툭하면 해고하겠다고 위협하는 직장 상사와 남성 위주의 직장문화에 '한 방 먹이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재밌게 다룹니다. 릴리 톰린과 제인 폰다는 현재 드라마 "그레이스 앤 프랭키 Grace and Frankie"에 함께 출연하며 노년 여성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남성 중심 문화 속에서 여성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두 배우의 역사는 1970대부터 지금까지 현재진행중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이야기도 다루는데요. 당시 여성잡지에서는 어떻게 집안일을 잘할 수 있는지, 어떻게 좋은 아내가 될 수 있는지를 다루고 있었는데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잡지 미즈Ms를 발간하여 기존의 여성잡지 공식을 깨트립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Women's Media Center를 만드는데 함께 했고, 역시나 기존의 남성중심 미디어에서 여성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활동들을 해왔습니다.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만들고 다양성에 기반한 컨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꾸준히 했구요. 더불어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정치 문제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왔는데요. 지난 2015년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국에 방문, Women Cross DMZ에 함께 하기도 했죠.
유명 인사뿐만 아니라 거리에서의 집회 모습을 보여주며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다양한 시민들의 모습도 영화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피켓 문구는 "아직도 이 거지같은 일로 시위를 하다니"였어요. 1970년대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같은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잘 보여주는 문구였습니다.
언제나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고 이야기해왔던 페미니스트의 말을 통해, 그리고 페미니스트란 단어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은 남자들뿐이라는 말을 통해, 우리는 여전히 일상에서 투쟁 중이고 이 투쟁은 계속된다는 것을 슬프지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개인적인 감상을 나누는 시간에 스스로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쓰기까지 고민했던 시간들을 나눴어요. 아직 잘 몰라서, 공부를 더 해야해서, 관심 정도 갖는 수준이라서, 나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하기엔 부족하다는 말들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여성으로서 겪은 사회의 수많은 차별과 폭력이 있었음에도, 그리고 그것이 매우 부당하고 이제는 바뀌어야한다고 외치면서도, 페미니스트라는 말 자체를 사유하기가 어려운 것은 1970년대나 2019년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거죠.
영화 제목처럼, '닫힌 문을 열고' 이제 나왔습니다. 여전히 싸워야할 것들이 많죠. 그럼에도 우리가 갖고 있는 작은 승리의 경험들은 우리를 더 단단하고 끈끈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요? 2019년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 안희정성폭력사건 대법원 유죄 판결 등 우리의 작은 순간 순간들이 그럼에도 어제보다는 나은 내일을 만들어주지 않나-라는 희망찬 생각을 가져봤습니다. 1970년대부터 싸워준 언니들이 있고, 지금 우리 옆에서 싸워주는 동료가 있고, 앞으로도 계속 싸워갈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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