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 "남성독점 정치에서의 여성혐오" 라운드테이블에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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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0-09-10 15:57 조회1,090회 댓글0건본문
지난달 여성 청년 국회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원피스를 입고 참석한 것에 대해 성차별적 편견 발언들이 쏟아졌습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뉴스레터에서 "이달의 픽 - 원피스가 너무해? 문제는 원피스가 아니야!"를 이야기했는데요(https://stib.ee/CwL2).
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 어제(9월 9일), 정치영역에서 여성혐오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라운드테이블 "남성독점 정치에서의 여성혐오"를 열었습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객원연구원 김은희 선생님은 '공간 침입자' 개념을 통해 남성동성사회인 정치 공간에서 여성은 규범으로서는 비가시적이지만, 규범에서 벗어난 이탈자로서는 매우 가시적이라며, 여성이 정치권위에 어울리지 않는 증거로 활용되고 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여성정치인은 자신의 능력으로만 평가받지 않고, 외모나 복장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따라서 자신의 존재를 계속해서 입증해야 하는 모순적인 위치에 놓여져있다고 합니다.
국회 내 성차별적 편견뿐만 아니라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여성에 대한 폭력이 일어나는 것이 현실인데요.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에 의존하는 현재 공직선거법에서, 여성 후보자 포스터 훼손이나 후보자와 선거운동원에 대한 물리적 폭력에 대한 대응책이나 논의가 공백 상태임을 지적했습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권수현 대표님은 성별화된 제도에서 여성정치가 어떻게 포섭되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공식제도에서는 여성이 참여할 수 없다는 장벽은 없으나 참여를 통해서 여성이 정치 안에서 권력을 얻을 수 있느냐라고 했을 땐 과정의 공정함이 자동적으로 보장되지 않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선거기탁금, 당원조직과 관련해서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으며, 공직선거법도 선거운동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전제를 두기 때문에 기혼 중년 남성에 비해 기혼 여성, 비혼 여성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선거법에는 후보자, 후보자가 지정한 1인(혹은 배우자)와 함께 직계 존비속이 명함을 배포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또한, 이 성별화된 제도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여성정치인들이 있으나 한편으로 '성별화된 구조에 포섭된 여성의원'들은 정치권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성화된 정치를 행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권력을 차지한 여성들이 남성화된 정치를 강화하는게 아니라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정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 성별화된 제도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여성정치인들이 있으나 한편으로 '성별화된 구조에 포섭된 여성의원'들은 정치권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성화된 정치를 행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권력을 차지한 여성들이 남성화된 정치를 강화하는게 아니라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정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장하나 선생님은 여성청년 국회의원의 복장 논란과 관련하여, 이는 젠더 문제도 혼재되어 있지만 민주진보진영 내의 세대 갈등, 청년 혐오에 더 가깝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우너피스가 여성 정치인을 타겟한다기 보다는, 그 직전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 관련 논란이 있었고, 그에 대한 보복성이라는 것입니다. 보수정당이 아니라 '민주당 100만 당원 페이스북 그룹'에서 이야기가 나왔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 불편한 목소리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의회 내 안착한 여성의원들이 싸워줄 것이라 기대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더 많은 류호정이, 더 많은 장혜영이 모멸감을 느끼는 우리를 대변하는 목소리가 되어줘야 이 '꼰대정치'를 끝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여성학협동과정 부교수 김수아 선생님은 여성정치인이 미디어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아시아 여러나라의 사례 연구를 통해 여성정치인은 정치적 능력이 부족한 것처럼 묘사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여성정치인의 탈자격화'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남성정치인이 기준이기 때문에 여성이 뭘 못하느냐를 계속해서 주목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여성정치인이 업무에서의 무능력을 찾지 못하면 행실과 복장을 지적하며 '자격없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김은희 선생님이 이야기한 '공간침입자'와 맥락을 공유합니다. 정치는 남성의 영역으로 상정되었으니 여성이 진입할 때는 남성처럼 행동해야 할 것을 요구받지만, 또 일상의 기준 속에서 여성성을 다시 요구 받는 '이중구속'에 놓여있는 것이 여성정치인의 현실입니다.
또한, 김수아 선생님은 여성의 국회진출 자체를 공정하지 못하다고 보는 인식이 강하게 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류호정 의원과 관련된 논쟁은 조문 맥락도 있지만 동시에 온라인 공간 속에서 여성정치인에 대한 폄하와 비례대표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할당제에 대한 거부와 능력주의와 공정성 담론의 결과임을 지적했습니다. (여성과 정치를 분리하는 성별 고정관념에 근거하며, 여성정치인의 탈자격화를 정당화할 때 '공정성'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나아가 페이스북 글을 중계, 인용하는 저널리즘의 문제와 책임 회피를 꼬집었습니다.
남성독점정치를 해체하고 페미니스트 정치 실현을 위해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할 수 있는 일을 더 고민하고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ㅠㅠ) 위 라운드 테이블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유튜브에서 다시 시청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KaG28Hs-T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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