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323] "정치참여 권리를 불허한 선관위 규탄 기자회견"에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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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1-03-23 15:37 조회985회 댓글0건본문
사진제공: 한국성폭력상담소
오늘(3월 23일)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왜 하죠?가 왜 선거법 위반입니까? : 정치참여 권리를 불허한 선관위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정치참여 권리를 불허한 선관위 규탄 기자회견
‘보궐선거 왜 하죠?’ 가 왜 선거법 위반 입니까?
3월 23일(화) 오전11시, 세종문화회관 앞
주최 _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
* 사회자 이소희_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소장
1. 경과보고
1. 경과보고
“보궐선거 왜 하죠?”가 선거법 위반이라면, 우리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습니까? (김단비_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활동가)
2. 발언
1) 정치는 시민의 것이다, 시민이 주인이 되어야 할 선거에서 시민의 자리는 없는 현실을 규탄한다. (안소정_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사무국장)
2) 정치에서 여성폭력을 끝내기 위해 정치권과 선관위가 해야 할 일(황연주_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
3) 성폭력을 성폭력이라 말하지 못하고(닻별_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활동가)
4)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김다슬_한국여성의전화 정책팀장)
3. 퍼포먼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3) 성폭력을 성폭력이라 말하지 못하고(닻별_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활동가)
4)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김다슬_한국여성의전화 정책팀장)
3. 퍼포먼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발언1] 경과보고
“보궐선거 왜 하죠?”가 선거법 위반이라면, 우리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습니까?
김단비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활동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성폭력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지 8개월이 지났습니다. 이 사건은 서울시의 위계적이고 성별불평등한 노동문화를 고발하는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는 이후 지금까지 사건의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2차가해 등 관련자들에 대한 적합한 징계,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궐선거는 그에 대한 답이어야 했습니다. 반성과 성찰로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보다 성평등한 조직문화와 서울시를 위한 심사숙고된 정책들이 나왔어야 합니다. 그러나 보궐선거를 2주 남짓 남긴 지금, 우리는 그 어디에서도 진정한 성평등 정책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선거의 주요 공약은 모두 부동산 정책이 되어버렸고 성평등 이슈는 다른 정당이나 후보자를 비난하는 정쟁의 도구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젠더폭력 문제로 시작된 이번 보궐선거는 젠더 없는 선거가 되었습니다. 정치권의 뻔뻔한 행태에 많은 여성과 시민들이 절망과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에 공동행동에서는 “보궐선거 왜 하죠?”라는 문구를 통해 이번 보궐선거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캠페인을 진행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 선관위는 이 문구가 선거법을 위반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직선거법 제90조, 시설물설치 등의 금지에 따라 이 문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겁니다. 정확히 문구의 어떤 부분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어떤 영향이든 간에 보궐선거를 왜 하냐는 문구 자체가 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불명확한 답변만을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대안으로 변경한 “우리는 성평등에 투표한다”, “우리는 페미니즘에 투표한다”라는 문구 또한 성평등이라는 단어가 특정한 정당이나 후보를 떠올리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성평등이라는 너무나 자명한, 우리 사회의 보편적 요구이자 인권인 단어가 특정 정당을 떠올리도록 한다면, 그것은 이를 사용하는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성평등을 정치적 도구로 만든 정당과 후보자들의 문제일 것입니다.
보궐선거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조차 하지 못하고, 성평등이라는 단어마저 사용하지 못하다면 우리는 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습니까? 선관위의 이러한 판단은 성평등한 서울을 원하는 사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많은 시민들은 지난 사건들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묻혀가는 이 목소리들을 끊임없이 내뱉을 것입니다. 선관위의 결정을 규탄하며 이 자리에서 외쳐보겠습니다. “서울시 보궐선거 왜 하는겁니까? 우리는 성평등한 서울을 원합니다”
“보궐선거 왜 하죠?”가 선거법 위반이라면, 우리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습니까?
김단비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활동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성폭력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지 8개월이 지났습니다. 이 사건은 서울시의 위계적이고 성별불평등한 노동문화를 고발하는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는 이후 지금까지 사건의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2차가해 등 관련자들에 대한 적합한 징계,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궐선거는 그에 대한 답이어야 했습니다. 반성과 성찰로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보다 성평등한 조직문화와 서울시를 위한 심사숙고된 정책들이 나왔어야 합니다. 그러나 보궐선거를 2주 남짓 남긴 지금, 우리는 그 어디에서도 진정한 성평등 정책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선거의 주요 공약은 모두 부동산 정책이 되어버렸고 성평등 이슈는 다른 정당이나 후보자를 비난하는 정쟁의 도구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젠더폭력 문제로 시작된 이번 보궐선거는 젠더 없는 선거가 되었습니다. 정치권의 뻔뻔한 행태에 많은 여성과 시민들이 절망과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에 공동행동에서는 “보궐선거 왜 하죠?”라는 문구를 통해 이번 보궐선거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캠페인을 진행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 선관위는 이 문구가 선거법을 위반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직선거법 제90조, 시설물설치 등의 금지에 따라 이 문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겁니다. 정확히 문구의 어떤 부분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어떤 영향이든 간에 보궐선거를 왜 하냐는 문구 자체가 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불명확한 답변만을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대안으로 변경한 “우리는 성평등에 투표한다”, “우리는 페미니즘에 투표한다”라는 문구 또한 성평등이라는 단어가 특정한 정당이나 후보를 떠올리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성평등이라는 너무나 자명한, 우리 사회의 보편적 요구이자 인권인 단어가 특정 정당을 떠올리도록 한다면, 그것은 이를 사용하는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성평등을 정치적 도구로 만든 정당과 후보자들의 문제일 것입니다.
보궐선거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조차 하지 못하고, 성평등이라는 단어마저 사용하지 못하다면 우리는 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습니까? 선관위의 이러한 판단은 성평등한 서울을 원하는 사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많은 시민들은 지난 사건들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묻혀가는 이 목소리들을 끊임없이 내뱉을 것입니다. 선관위의 결정을 규탄하며 이 자리에서 외쳐보겠습니다. “서울시 보궐선거 왜 하는겁니까? 우리는 성평등한 서울을 원합니다”
[발언2]
정치는 시민의 것이다, 시민이 주인이 되어야 할 선거에서 시민의 자리는 없는 현실을 규탄한다
안소정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사무국장)
불가피한 이유가 아닌 불의한 이유로 이번 4.7 재보궐 선거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전임 시장들의 성폭력 이후 가세한 2차 가해 속에서, 가해자에 대한 책임도 피해자의 일상회복으로도 더디고 더딘 걸음을 가고 있습니다. 서울시민과 부산시민들은 570억 9천 9백만 원, 253억 3천 8백만 원 씩 나가지 않아도 될 세금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재보궐은 왜?>라는 질문이 이번 선거를 맞이한 모든 시민에게 지나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오늘 기자회견은 바로 그 질문을 하기 위해서 기획되었습니다. <재보궐은 왜?> 열리게 되었는지, 재보궐이 열리게 된 사건 이후 지금까지 무엇이 해결되었고 무엇이 해결되지 않았는지, 이번 재보궐에서 우리는 어떤 정치적 책임을 묻고, 어떤 정치적 변화를 기대해야 할지 묻기 위한 기자회견으로 기획되었습니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특정 정당을 호명하여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 될 소지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주제를 변경하여 진행하는 기자회견이 오늘의 기자회견입니다.
지난 2월 15일, 박원순을 롤모델 삼겠다는 서울시장 후보의 발언을 규탄하고 후보 자격을 묻기 위해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진행한 기자회견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제90조를 들어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행위에 대한 금지’ 규정에 따라 피켓과 현수막을 통해 게시한 것에 대해 경고를 했습니다. 또한 지난 18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에서 한국젠더연구소, 여세연, 페미니즘당 창당모임과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할 때, 같은 이유로 현수막과 피켓에 있던 재보궐 선거에 책임이 있는 정당의 이름을 가리고, 공직선거법 제91조 확성장치와 자동차 등의 사용제한을 이유로 들어 마이크를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17일, 재보궐 선거가 왜 열리는 지는 사라지고 책임있는 정당과 후보가 2차가해자들을 기용하며 기만적으로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현실에서 피해자가 직접 나서니, 2차 가해 세력들은 선거법을 먼저 들이밀었습니다.
대의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정치적인 관심이 가장 집중적으로 몰리는 시기입니다. 나를 대변하여 중대한 권한을 행사할 사람을 가리는 시간이니만큼 정치의 이유를 가장 치열하게 이야기해야 하고, 후보로 나선 자들을 향한 정치적 행동을 가장 열심히 해야 할 때가 바로 선거시기입니다. 그러나 현행 공직선거법은 후보로 나선 자 외의 시민들의 입을 선거법이라는 이름으로 틀어막습니다.
공정하지 않은 시간과 자원 속에서 누구나 후보로 나설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현실에서 후보로 나선 자에게만 마이크를 쥐어주는 선거법은 대다수 마이크를 쥘 수 없으나 실제 주권자,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 많은 사람들의 권리를 제약하고 대의하는 자의 입장을 과대대표하게 하는 비민주적인 제도입니다.
이 비민주적인 제도 앞에 누구의 목소리가 표출되지 못하고 있습니까? 성폭력 심판 선거, 평등과 민주는 악세사리이거나 다른 정당을 공격하는 수단일 뿐 자본주의 가부장 권력 카르텔을 절대 벗어날 생각이 없는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분노와 심판의 목소리가 표출될 수 없습니다.
이 말도 안 되는 선거법을 바꾸기 위해서는 선거법을 바꿀 수 있는 자리에 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대의민주주의 사회의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안된다고 하는데도 그냥 물러서지 않고 이렇게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불가능하다고 하는 선거에 후보로 나오기도 합니다.
모두가 차별없이 마땅히 그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우리는 오늘과 같이, 그릐고 다양한 방법으로 목소리를 낼 길을 열어낼 것입니다. 대의를 공정하게 가장 잘 반영하기 위한 제도임을 포기하지 않아야 마땅한 대한민국 공직선거법 또한 주권자의 권리에 가장 합한 제도의 기틀로 변화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발언3]
정치에서 여성폭력을 끝내기 위해 정치권과 선관위가 해야 할 일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
선거 때마다 참 답답합니다. 이것도 안된다, 저것도 안된다, 하지 말라는 것 투성입니다. 매번 선관위에 묻는 것도 지긋지긋합니다. 오늘 이 기자회견도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선거법 때문에 모였는데, 이 자리에 선관위 관계자들이 와서 기자회견을 감독하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선거인지, 우리가 유권자가 맞긴 한건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무엇보다도 전임 시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선거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성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정치구조의 문제에 대한 진단과 대책이 핵심 의제가 되어야 하지만 거대 양당은 이 문제의 핵심은 다루지 않고 정쟁의 논리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선거기간에 유권자의 의사가 더욱 더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고 후보들에게 전달되어야 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유권자의 입을 묶으려고 하는 정치권과 선거관리위원회에 정말 이들이 해야 할 일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 후보자와 정당에 대한 정치적 의사 표현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대표적인 독소조항 93조 1항을 폐지하는 것을 포함해 선거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어느 때보다 정치적 의사를 폭넓고 활발하게 드러낼 수 있어야 할 선거 시기에 정치적 침묵을 강요하며 유권자를 수동적인 존재로 가둬두고 있습니다. ‘재보궐선거 왜 하냐’는 질문조차 선거법 위반이라면 어느 유권자가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개진할 수 있겠습니까? 시민이 주권자로서 보다 활발하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거대양당이 계속해서 시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자기들끼리 해먹겠다는 뜻이나 다름없습니다.
둘째, 정치에서의 여성폭력 방지법 논의를 본격화해야 합니다. 지난 3월 15일부터 진행 중인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의 주요 안건이 ‘공적 영역에서 여성의 완전하고 실질적인 참여와 폭력의 근절’입니다. 합의 결론 초안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정치영역, 공적영역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범죄화하는 방향으로 법적 제도의 개혁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정치영역에서 발생하는 여성폭력의 책임 당사자가 누구인지, 어떤 구체적인 책임을 가져야 하는지, 피해자의 권리는 무엇이고, 피해구제를 위한 절차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의회와 행정부처와 법 집행기관들이 다각도의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선거관리위원회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을 따라다니며 특정 정당과 후보자의 이름을 거론하는걸 감시할 것이 아니라, 성평등 선거규약 내지는 가이드를 마련해야 합니다. 선거과정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모니터링하고 이를 제재할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선거 시기마다 페미니스트 후보자의 벽보 훼손, 물리적 공격, 온라인 혐오표현이 난무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선관위의 지침이 부재합니다. 더불어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규제를 마련하여 민주주의 실현에 있어 그 누구도 배제되거나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이 광화문 광장 근처에도 4월 7일 재보궐선거일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붙어있고, 투표 독려 광고들이 여기저기 붙어있습니다. 그러나 ‘왜’ 이 선거가 열리게 되었는지, ‘왜’ 어떤 정당과 후보자를 찍으면 안 되는지, 그 의미를 되짚어보지 못한다면 투표 독려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다시 한 번 정당들을 향해 이야기하겠습니다. 4.7 재보궐선거 왜 합니까. 임기가 1년 남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왜 재보궐선거로 뽑게 되었습니까. 이 질문에 제대로 응답하고, 제대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기를 촉구합니다.
[발언4]
성폭력을 성폭력이라 말하지 못하고
닻별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활동가)
사건의 처음부터 생각해 봅시다.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가깝게는 동료부터 시작해서, 끝내는 직장내 성폭력의 책임자인 인사권자에게까지 말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피해자의 말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지만, 직접 조치를 취해야 할 책임이 있었던 ‘6층’ 사람들은 박원순의 죽음 이후에 ‘피해자의 호소를 듣지 못했다.’ 고 일관했습니다. 들은 사람이 들은 적 없다고 했기 때문에, 피해자가 말한 직장내 성폭력은 존재하지 않는 사실처럼 취급되었습니다.
박원순이 죽음으로 도피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스스로를 ‘진보적 시민’이라 일컫는 많은 사람들도 말했습니다. “그의 잘못은 차치하고, 그가 시민사회에서 이뤄낸 업적을 봐야 한다.” 여기서도 성폭력은 지울 수 있는 사실 쯤으로 치부되었습니다. 박원순이 한 것은 개인적 잘못이나 실수가 아닙니다. 인권운동가이자 변호사 출신 서울시장이 자신의 위치성과 권력을 이용해 저지른 성폭력입니다. 아무도 그의 말을 거역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서울시청 내부 구조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박원순 성폭력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상식 있는 현대 시민이라면 누구나 직감했을 겁니다. ‘박원순 정도 되는 사람도 성적 괴롭힘을 일삼고, 거기에 따라올 책임이 무서워서 회피했구나.’ 라고 말입니다.
‘인권변호사 박원순이 성폭력 가해자일리 없다’는 말을 당연한 상식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습니다. 지금 단호하게 말합니다. 성폭력 가해자일리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성폭력에 성역이 존재한다는 사람이야말로 시대에 뒤떨어진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들의 상식은 가해자 박원순이 변호했던 바로 그 사건, 서울대학교 신 교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처음 대자보를 붙였던 1993년 8월 25일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상식은 지난 시간 수없이 부딪치고 깨지고, 연대하고 싸우며 성장해왔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흔들림으로 만들어진 2021년의 상식을 체화한 현대 시민입니다. 누군가는 30년 전 그 자리에 서서 성폭력이 일어났을리 없다고 온 몸으로 부정하고 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2020년의 상식을 만들어온 시민들은 2021년의 상식으로 한발짝 나아가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성폭력은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친목 모임에서, 종교 모임에서, ‘가족’ 안에도 성폭력이 발생합니다. 바로 여기에 성폭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피해생존자는 계속해서 말해왔습니다. 세상 어느 곳에나 성폭력이 있다는 것, 누구나 피-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간 피해자들을 비롯한 여성, 소수자, 시민들이 말하고 듣고 만들어 온 상식입니다.
박원순은 성폭력 가해자입니다. 본인의 행동이 인생 전반에 걸쳐 쌓아온 커리어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다른 사람의 노동권을 침해한다는 걸 알면서도 성폭력을 저질렀습니다. 2021년 4월 7일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와 부산시 시장을 다시 뽑아야 하는 이유는 두 광역자치단체장이 성폭력 가해자이기 때문입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알리는 일조차 선거법 위반입니까? 선관위는 이해할 수 없는 유권해석을 멈추고, 시민의 자유로운 정치 참여를 막지 마십시오. 그것이 2021년을 살아가는 우리의 상식입니다.
[발언4]
성폭력을 성폭력이라 말하지 못하고
닻별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활동가)
사건의 처음부터 생각해 봅시다.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가깝게는 동료부터 시작해서, 끝내는 직장내 성폭력의 책임자인 인사권자에게까지 말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피해자의 말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지만, 직접 조치를 취해야 할 책임이 있었던 ‘6층’ 사람들은 박원순의 죽음 이후에 ‘피해자의 호소를 듣지 못했다.’ 고 일관했습니다. 들은 사람이 들은 적 없다고 했기 때문에, 피해자가 말한 직장내 성폭력은 존재하지 않는 사실처럼 취급되었습니다.
박원순이 죽음으로 도피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스스로를 ‘진보적 시민’이라 일컫는 많은 사람들도 말했습니다. “그의 잘못은 차치하고, 그가 시민사회에서 이뤄낸 업적을 봐야 한다.” 여기서도 성폭력은 지울 수 있는 사실 쯤으로 치부되었습니다. 박원순이 한 것은 개인적 잘못이나 실수가 아닙니다. 인권운동가이자 변호사 출신 서울시장이 자신의 위치성과 권력을 이용해 저지른 성폭력입니다. 아무도 그의 말을 거역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서울시청 내부 구조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박원순 성폭력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상식 있는 현대 시민이라면 누구나 직감했을 겁니다. ‘박원순 정도 되는 사람도 성적 괴롭힘을 일삼고, 거기에 따라올 책임이 무서워서 회피했구나.’ 라고 말입니다.
‘인권변호사 박원순이 성폭력 가해자일리 없다’는 말을 당연한 상식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습니다. 지금 단호하게 말합니다. 성폭력 가해자일리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성폭력에 성역이 존재한다는 사람이야말로 시대에 뒤떨어진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들의 상식은 가해자 박원순이 변호했던 바로 그 사건, 서울대학교 신 교수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처음 대자보를 붙였던 1993년 8월 25일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상식은 지난 시간 수없이 부딪치고 깨지고, 연대하고 싸우며 성장해왔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흔들림으로 만들어진 2021년의 상식을 체화한 현대 시민입니다. 누군가는 30년 전 그 자리에 서서 성폭력이 일어났을리 없다고 온 몸으로 부정하고 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2020년의 상식을 만들어온 시민들은 2021년의 상식으로 한발짝 나아가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성폭력은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친목 모임에서, 종교 모임에서, ‘가족’ 안에도 성폭력이 발생합니다. 바로 여기에 성폭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피해생존자는 계속해서 말해왔습니다. 세상 어느 곳에나 성폭력이 있다는 것, 누구나 피-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간 피해자들을 비롯한 여성, 소수자, 시민들이 말하고 듣고 만들어 온 상식입니다.
박원순은 성폭력 가해자입니다. 본인의 행동이 인생 전반에 걸쳐 쌓아온 커리어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다른 사람의 노동권을 침해한다는 걸 알면서도 성폭력을 저질렀습니다. 2021년 4월 7일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와 부산시 시장을 다시 뽑아야 하는 이유는 두 광역자치단체장이 성폭력 가해자이기 때문입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알리는 일조차 선거법 위반입니까? 선관위는 이해할 수 없는 유권해석을 멈추고, 시민의 자유로운 정치 참여를 막지 마십시오. 그것이 2021년을 살아가는 우리의 상식입니다.
[발언5]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김다슬 (한국여성의전화 정책팀장)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김다슬 (한국여성의전화 정책팀장)
“서울시장 보궐선거 왜 하죠?”
이미 너무 낡은 질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관위는 “보궐선거 왜 해?”라는 질문을 선거기간에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물을 필요도 없이 당연한 질문이라 사용할 수 없다고 하면 이해가 됩니다. 우리 모두는 서울시장 자리가 왜 빈 자리가 되었는지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 질문을 계속하는 이유는 이번 선거가 마치 서울시장의 ‘정상적’인 임기 만료로 인해 치러지는 선거인 양, 출마하는 후보들이 이 선거의 본질에 대해서는 눈을 질끈 감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선관위가 이 질문을 하지 못하게 한다면, 우리는 선관위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 대체 이 선거 국면에서 우리에겐 무슨 이야기가 허락되는 것입니까.
본 선거를 촉발한 원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피해사실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와 여성가족부와 경찰청에 문제 해결과 재발방지를 위한 권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피해자를 의심하고 비난하는 행태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 시기에 목소리를 낸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단체들이 ‘정치적’이라며, 선거법 위반이라며 고발하겠다고 합니다. 이미 신고했다고도 합니다.
놀라울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행태입니다. 성폭력 피해자의 입을 막겠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피해자는 원 사건을 고소하기 전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소리를 냈고, 고소장을 제출하면서도, 고소장을 제출한 이후에도 끊임없이 말하기를 이어왔고, 그 말하기의 힘으로 지금까지 왔다는 사실입니다.
그리하여 선거 시기는 말해왔던 목소리가 확장되는 시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를 성찰하고 더 나은 사회를 그려보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더욱 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반드시 질문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보궐선거가 어떤 의미인지 알고 계십니까? 무엇을 배웠습니까? 어디로 향하고 계십니까?
서울시장 후보자 여러분, 성범죄자 신상공개하고 CCTV 확대 설치한다고 해서 성범죄 막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성폭력은 성차별에서 시작됩니다. 성차별 시정하겠다는 공약은 왜 찾아볼 수 없습니까?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는 성평등입니다. 왜 얘기하지 않으십니까?
낡은 프레임에 새로운 시대를 가둘 수는 없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와 함께 더 나은 사회, 성평등한 사회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선관위와 후보들에게 말씀드립니다. 모든 것을 ‘정치적’이라는 말로 비난할 수 있다는 낡은 프레임을 거두십시오. 성평등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을 깨닫고 변화할 때입니다. 시민들은 시민으로서 존중받으며 더 나은 선거에 참여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미 너무 낡은 질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관위는 “보궐선거 왜 해?”라는 질문을 선거기간에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물을 필요도 없이 당연한 질문이라 사용할 수 없다고 하면 이해가 됩니다. 우리 모두는 서울시장 자리가 왜 빈 자리가 되었는지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 질문을 계속하는 이유는 이번 선거가 마치 서울시장의 ‘정상적’인 임기 만료로 인해 치러지는 선거인 양, 출마하는 후보들이 이 선거의 본질에 대해서는 눈을 질끈 감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선관위가 이 질문을 하지 못하게 한다면, 우리는 선관위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 대체 이 선거 국면에서 우리에겐 무슨 이야기가 허락되는 것입니까.
본 선거를 촉발한 원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피해사실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와 여성가족부와 경찰청에 문제 해결과 재발방지를 위한 권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피해자를 의심하고 비난하는 행태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 시기에 목소리를 낸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단체들이 ‘정치적’이라며, 선거법 위반이라며 고발하겠다고 합니다. 이미 신고했다고도 합니다.
놀라울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행태입니다. 성폭력 피해자의 입을 막겠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피해자는 원 사건을 고소하기 전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소리를 냈고, 고소장을 제출하면서도, 고소장을 제출한 이후에도 끊임없이 말하기를 이어왔고, 그 말하기의 힘으로 지금까지 왔다는 사실입니다.
그리하여 선거 시기는 말해왔던 목소리가 확장되는 시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를 성찰하고 더 나은 사회를 그려보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더욱 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반드시 질문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보궐선거가 어떤 의미인지 알고 계십니까? 무엇을 배웠습니까? 어디로 향하고 계십니까?
서울시장 후보자 여러분, 성범죄자 신상공개하고 CCTV 확대 설치한다고 해서 성범죄 막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성폭력은 성차별에서 시작됩니다. 성차별 시정하겠다는 공약은 왜 찾아볼 수 없습니까?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는 성평등입니다. 왜 얘기하지 않으십니까?
낡은 프레임에 새로운 시대를 가둘 수는 없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와 함께 더 나은 사회, 성평등한 사회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선관위와 후보들에게 말씀드립니다. 모든 것을 ‘정치적’이라는 말로 비난할 수 있다는 낡은 프레임을 거두십시오. 성평등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을 깨닫고 변화할 때입니다. 시민들은 시민으로서 존중받으며 더 나은 선거에 참여할 권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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