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30] "슬기로운 정치생활 ② 여성청년 당원, 당직자"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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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0-11-22 18:33 조회949회 댓글0건본문
지난 10월 30일(월), "슬기로운 정치생활② 여성청년 당원,당직자" 토론회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습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지난 5월, 한국여성정치연맹과 공동으로 "슬기로운 정치생활 ① 여성청년정치인" 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이 토론회는 각 정당에서 활동하는 여성청년 정치인 다섯명과 함께 21대 총선에 대한 평가를 나누고,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둔 2년 동안 페미니스트 정치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모색했습니다.
페미니스트 정치의 실천과 실현은 페미니스트 한 개인 또는 한 정당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정당을 뛰어 넘는 정치인들간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여성청년 정치인이 너무 많은 부담과 책임을 가져서도 안되고, 페미니스트 정치를 위한 논쟁과 실천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당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하지만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모친상 조문 건,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등에서 정치인들과 정당인들은 성폭력 가해자를 동료로 보고, 그들을 위로함으로써 자신들에게 부여된 책임을 외면하는 태도를 보였는데요. 여전히 정치와 정당이라는 공간이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여성/페미니스트 정치인 또는 당직자, 당원들에게 더 집중하고 이들의 활동을 지지해줄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슬기로운 정치생활 ② 여성청년 당원, 당직자"편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정의당에서 6기 당직선거 대전시당위원장 후보였던 위선희님, 기본소득당 정책국장 홍순영님, 녹색당 전국사무초 조직팀장 소라님과 함께 중년 남성 중심의 정치에서 청년 여성 당원, 당직자가 어떻게 정당에 들어왔는지 정당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정당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정당의 성평등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행동이 무엇인지를 나누었습니다.
후기로 다 못전하는 좋은 이야기는 유튜브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진행했습니다.
(소라)
"정당정치의 필요성이 정치에 관심있는 여성들 사이에서도 공유가 되고 있는가. 정당에서 일하는 것을 상상해봤을 때 어떤 조언이 필요할까. 정당정치를 믿는 것부터 시작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와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2020년 한국 사회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구요. 녹색당은 원외 정당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원외에서 견인할 수 있는 이슈를 힘있게 이야기하는 것이 원외정당의 역할이거든요. 현장과의 끈을 놓치않는 것 또한 강조하고 싶습니다."
"녹색당에 와서 '감투 쓰는 맛'을 알았거든요. 당원 가입하자마자 기초지역위원장이 되었기 때문에, 나이가 중요한 건 아지미나 그 때 제가 스물 두살이었습니다. 그때는 제가 '제발 저를 위원장으로 부르지 말아주세요'라고 했던 기억이 나요. 중년 남성 당원들이 저를 위원장으로 부르는게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런데 그것이 체화되고, 이것이 책임지는 자리라는 것을 느낀 후로는 소개할 때 제 직책을 내걸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어요."
"내가 여성이라서, 내가 청년이라서 그런가 하는 마음이 들고 마음이 복잡해질 때마다 동료 청년여성당원들을 만납니다. 같이 고민을 나누고 중요한 자리에 같이 가서 발언하자고 조직하는데요. 정치는 조직인데요.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혼자 자전거를 타면 자동차나 버스들이 크랙션을 울리면서 위협하거든요. 자전거가 다섯대만 줄지어 지나가도 도로 하나를 점거할 수 있습니다. 정당에서도 조직을 두려워하지 않고 여성청년들이 한 자리에 가서 의견을 피력하면 좋겠습니다 . 여성청년분들이 더용기를 내서 정치판에 들어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치권에서 청년세대 담론을 이야기할 때 남성청년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 의제 당사자를 생물학적으로 나누었을 때 나오는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청년의 프레임을 땀 흘려 국가를 일구는 이미지화 하였을 때 그것이 알맞춤인 피지컬은 무엇인가. 자연스럽게 20대 남성청년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죠. 하다못해 정치권에서 부르짖는 저출생 문제를 이야기할 때도 '엄마들의 지원'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엄마는 청년이 아닌가? 아이를 낳은, 낳을 수 없는 생물학적 몸만이 지원의 대상이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게되구요. 진보라고 이야기되는 것에서 여성들의 이야기가 자주 소거되는데요. 생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성인권 보다 땅 살리는 것이 먼저라고 이야기한다면 저는 동의할 수 없고요. 앞뒤를 가리는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고, 연결을 떠올리지 못하면 그것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는 존재들을 엮어내는 것이 페미니즘 정치고, 녹색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정당이 해야할 역할을 여성이 출마했을 때 조직적으로 책임지고 함께 분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혼자하는게 아니고 팀이어야 가능하고 실수를 해도 팀이어야 뻔뻔할 수 있습니다. 정당은 출마한 여성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책임지려는 태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정당을 넘어서서 여성 당직자, 정치인들이 연대하는 목소리를 자주 내는 것이 바라는 풍경이고 가능하도록 앞으로 여성정치를 해보고 싶습니다."
(홍순영)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선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꿔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갖고 정치적인 입장을 갖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더라고요. 사회를 바꾸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대안을 찾고 권력으로 대안을 갖는 것이거든요. 당 활동가들은 단순히 정치적 입장에 지지와 연대를 넘어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꼭 권력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현안에서 정무적으로 판단하는 것, 가치를 세우는 정책적 힘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빠른 정무판단으로 어떻게 우리가 이길 수 있는지 방법들까지 고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당 활동가, 당직자이지 않을까 합니다."
"저희 정당 평균 연령이 스물일곱살이에요. 당직자분들도 대부분 20-30 청년들이고. 처음에 국회에 갔을 때 제 옷차림이 너무 이상한 거에요. 후줄근해보이고. 정장을 갖춰입는게 안어울린다고 생각했고. 기본소득당 정책국장이라고 말하는게 어렵게 느껴졌었는데, 정당의 색채가 젊고 다른 이미지를 계속 보이다 보니 오히려 이러한 것을 즐기게 되었어요. 기존의 정치문법과는 다른 우리의 언어들이 이 세상에 균열을 내는 순간을 마주할 때 주춤하다가도 이것이 우리의 언어고 이것이 주류가 될 것이고 기존의 규칙만이 규칙은 아니라는 태도로 대응하다보면 편해지기도 하더라고요. 앞으로 이런 정치인들이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기성세대가 청년담론을 대상화하고 있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해요. 청년세대들이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소외되어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누가 그것을 이야기하느냐는 다른 문제 같아요. 청년이 어렵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청년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화하는 사람이 누굴까. 기성세대가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어요. 그리고 청년의 빈곤만큼 성별화된 여성의 빈곤을 우리가 과연 관심을 갖고 있을까, 해결할 의지가 있나는 생각이 들어요. 돈이 없고 취직이 안되어서 연애와 결혼을 못하는 20대 남성에 대한 모습은 상상할 수 있는데 비해서 2-30대 여성이 겪는 채용불평등이나 직장 내 성희롱이나 노동시장에서 페미니즘 사상 검증에 대해 얼마나 관심 갖고 있는지. 젊은 여성들이 빈곤문제에 시달리는지. 최근 당근마켓에 자신의 아기를 판매할 정도로 여성빈곤, 여성청년 빈곤문제가 심한데 청년 담론에 성별화된 여성빈곤이 가려져있고 정치권이 해결할 의지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년 문제는 모두가 이야기하고 문제라고 이야기하지만 2-30대 여성 다수가 공유하는 디지털 성폭력 문제, 고위공직자 성폭력 문제는 왜 청년 정치라고 호명되지 않나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젊은 여성들은 점점 더 정치적이고 똑똑해지는 것 같아요. 사법 판결문 나오면 한계 지적하고, 양형기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걸 보면서 여타 국회의원들보다 빠삭하게 알고 있는 부분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왜 적극적으로 정당정치에 참여하지 않을까. 이건 여성들의 문제가 아니라 정당정치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정당이 뭔가를 바꿀 수 있다는걸 보여줘야지 여성들이 정당을 신뢰할 수 있을 것 같고. 여성들이 원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법안을 뾰족하게 만들어내고 정당의 이름으로 열심히 한다면 여성들이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정당들이 가부장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고 남성들이 발언권을 가지고 있는 실정인데. 정당 내부가 안전하고 평등한 공간이 되어야지 누구든 들어와서 안전할 수 있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자신과 닮은, 비슷한 또래의 여성정치인들이 많이 배출되어야지 많은 여성들이 나도 정당정치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선희)
"(당직자, 당활동가로서) 첫번째 자질은 뻔뻔해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본인이 실수하거나 잘못해도 뻔뻔하게 그러려니 넘어가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지난 총선 비례대표 상황실장할 때 실수를 할 때마다 죄책감이 드는거에요. 지나고 보니 좀 더 뻔뻔했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견발표하러 들어가는데 저만 막더라고요. 신분증 보여주고, 정의당 선거캠프 상황실장이라고 설명하고 들어간 적이 있어요. 편견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정의당은 연령별, 성별별 가장 많은 집단이 4-50대 남성 집단이에요. 활동하게 되면 그분들을 가장 많이 만나요. 저는 목소리 톤을 낮추고, 질문을 할 때도 '~인가요?'를 안쓰고 '~아닙니까?'로 쓰는데요. 성차별적인 발언들은 다 기억해놨다가 단둘이 있을 때 이야기해요. 몇 번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드리면 제가 있을 때 그런 발언들을 안하시더라고요. 만만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는 것 같습니다."
"총선 후 대전시당 청년위원회 모임에 갔는데, 여남비율이 1대 9 정도 되는거에요. 이렇게 있으니 발화권력이 어마어마하게 불평등해지더라고요. 남성들 중에서도 당 경력이 길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독점하고 가르치듯이 하는 거에요. 새로운 지식을 전달할 때는 저를 보고 하더라고요. 음, 이거 안되겠다. 그 다음 청년위원회 때는 여성당원들에게 SOS를 쳤습니다. 나와달라고. 그 후에 성비 균형이 맞고 발화권력이 재분배되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조직해내는거다. 어느 정도는 수를 맞춰야된다. 그것이 4-50대 남성뿐만 아니라 2-30대 청년 사이에서도 중요하구나 싶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있다는게 정의당에 이익이라고 생각했어요. 성평등이 보편적인 인식으로 깔리게 되면 정당차원에서도 이득이 되는 일이다. 그러다보니 정의당 안에서는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요. 지난 당직선거에서 대전시당에서 위원장후보 중 한분이 정의당의 극단적 페미니즘을 없애겠다고 했어요. 극단적 페미니즘, 역차별이라는 단어를 내부에서 보고 있습니다. 그런 단어가 나오지 않게끔 페미니즘 문화가 확산되는게 제 목표거든요. 저랑 같은 생각을 하는 활동가들이 많으니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거라 보고요. 이번에만 여성청년 국회의원이 나오는게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 나온다면 지속적으로 페미니즘 정치를 할 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정의당 비례대표 순번 1번, 2번에 여성청년을 배치한게 좋았어요. 결정하는 과정에서 논쟁이 많았지만 결국 1, 2번을 쟁취했구요. 저희는 24번까지 비례대표 후보를 뽑았는데 1,2번 11,12번, 21번에 배치가 되었는데요. 1,2,11,12번 모두 여성청년이었고요. 여성할당이 1번 11번이었는데 여성할당이 아닌 순번까지 여성청년이 장악하게 된거죠. 여성할당제가 청년할당에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약간의 희망을 봤던 것 같아요. 제도가 잘만 꾸려진다면 여성청년이 정치하기 편하게 될 수 있다. 청년담론을 이야기할 때 기성세대가 이야기하는 청년들에 대한 대상화하는 것보다, 그냥 자리를 주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본인들의 정치를 할 수 있게, 최대한 많은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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