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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30] "4.7 재보궐선거 왜 하는데?" 3회차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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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1-04-02 15:38 조회9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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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0일(화), “4.7 재보궐 선거 왜 하는데?” 3회차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마지막 간담회의 주제는 “‘나중에’ 정치에서 ‘지금 당장’의 정치를 상상하며”입니다. 부산시장/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한 제대로 된 인정도, 진정성 있는 사과도 없이 ‘이후에’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정치, 그리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요구에도 ‘이후에’ 논의하겠다는 정치를 보며 많은 분들이 분노를 느끼셨을 텐데요. 선거기간 동안 유권자들은 선거법에 의해 자유로운 의사표현도 할 수 없지만, 마이크를 쥔 후보자들은 성차별적 발언들과 소수자 혐오발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에서는 이번 간담회에서 부산시장/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과 함께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들의 성평등 공약을 점검하고 ‘나중에’ 선거에서 우리의 ‘지금’과 ‘내일’을 이야기했습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황연주 사무국장은 서울시와 부산시 후보들의 5대 공약과 성평등 조직과 관련된 공약, 성폭력 예방/해결 정책을 간략히 분석하는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지자체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시행하는 재보궐 선거인만큼 차기 시장 후보가 위력 성폭력 예방과 대책을 잘 세웠는지를 중점적으로 보았습니다.

 

이후 부산성폭력 상담소 부소장 서지율님,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오매님,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장예정님과 함께 부산시장 성폭력 사건과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서지율님은 피해자가 존재하는 공간인 시청에서 2차 가해가 난무했기에 이로 인해 무너진 피해자의 일상을 되찾기 위한 싸움을 이어오셨다고 하셨습니다. 특히나 가해자가 먼저 가해를 인정하면서 피해가 드러난 낯선 미투의 모습이므로 2차 가해가 심각했다고 하셨습니다. 

 

오매님은 누구를 선발할지 채용하는 과정에서부터 이미 차별이 존재했음을 말씀하셨습니다. 성별에 따른 채용과 업무 배치가 이뤄졌고 성희롱이 만연했음을 언급하시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철학이나 정책이 비서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공공기관에서 일어난 일임에도 이에 응답하거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고, 보궐선거 시기가 다가오며 적극적인 회피와 부정이 본격화됐다고 합니다. 오매님은 선거에서 어떤 것은 이야기가 되고 어떤 것은 이야기 되지 않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장예정님은 성폭력은 악한 개인의 성품만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철저한 위계와 성차별이 만연한 문화로 인해 발생하는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폭력의 구조에 경종을 울리며 그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성폭력 사건을 지원했던 시민단체 활동가로서 이번 재보궐 선거과정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지, 재보궐 선거 이후의 계획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 드렸습니다. 서지율님은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직장 상사로서 시장을 만나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후보자들의 사과와 약속, 서약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그 서약이 잘 실행되고 지켜지는지를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하셨습니다. 서지율님은 부산시장 박형준 후보가 내건 ‘고위공직자성폭력처리센터 설치’ 공약에 대해서 이미 시장 직속 감사위원회 전담기구인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이 있음을 지적하셨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기구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며, 역할을 맡은 사람이 어떤 감수성을 가지는지가 더 중점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매님은 내부의 문제를 완전히 감춰버리는 정치의 양당 구조를 지적하셨습니다. 이로 인해 2차 가해는 심각해지고 성폭력이 발생했다는 사실조차 부정하는 방식으로까지 나아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일자리, 경제정책 등에 비해 성별 권력 구조는 평가를 받을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문제임을 말씀하셨습니다. 양당의 서울시장 후보들의 공약에서 ‘성평등 정책이 실종된 상황’ 또한 매우 문제적임을 말씀하셨습니다. 피해자 혼자 이 모든 상황을 떠안지 않도록 다른 기구가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하셨습니다.

 

혐오표현을 하는 후보자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하는 방법에 대해 질문 드렸습니다. 서지율님은 정치인들이 대중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표심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소수의 의견이나 낯선 목소리는 배제된다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소수의 언어를 대중의 언어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 세력화를 이루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세력화는 진영 논리에서 국한되기 보다는 인권 감수성의 측면으로 확장해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인권 감수성 등을 평가의 중요한 요소로 넣는 방법 등도 제안하셨습니다.

 

오매님은 여성 정치와 운동의 방향성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여성 정치인들이 전통적인 여성성에 기대어 자신을 캐치프레이즈 하는 것은 ‘여성’을 벗어나 성공하고 다시 ‘여성’으로 호명되는 것임을 지적하셨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여성 정치가 차별이나 불평등, 폭력, 배제의 구조를 깨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성 운동 또한 여성으로만 호명되는 의제를 넘어 반차별을 지향하고 소수자와 함께 연대 진영을 넓게 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장예정님은 숨 쉬듯 소수자 혐오가 등장하는 이번 선거를 비판하시며, 유권자가 더 이상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가시적으로 보여주느냐는 운동의 과제이자 우리가 시민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고 이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문제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선관위의 역할에 대해서도 질문 드렸습니다. 장예정님은 유권자가 정치적 의견을 활발하게 표현할 수 없게 만드는 선관위법에 대해서 비판하셨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탈시설장애인당’은 재보궐 선거에서 장애 의제를 주장하기 위해 조직한 캠페인성 정당임을 여러 번 밝혔음에도 선관위는 이를 선관위법 위반으로 제지했습니다. 예정님은 유권자가 ‘누구 뽑읍시다/뽑지 맙시다’라는 논의를 활발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더불어 선관위 법의 개정이 필요하고 이에 대해 선관위 측에서 적극적인 입법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도 덧붙이셨습니다. 

 

오매님은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에서 ‘4.7 재보궐선거 왜 해?’, ‘성평등에 투표한다’라는 문구를 내건 캠페인을 준비했으나 선관위에서 이를 선거법 위반이라고 판단한 사건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오매님은 선관위가 보궐선거의 의미를 묻는 질문 자체를 특정 정당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와 더불어 성폭력을 말하는 것 자체가 정쟁의 도구로 여겨지는 현실을 비판하셨습니다. 

 

3회에 걸친 간담회는 정치/정치인 등을 반차별의 관점으로 질문하고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여성 시민을 동료로 인정하지 않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사소한 것으로 취급하는 정치에 좌절스럽기도 한 현실입니다. 하지만 피해자를 고립시키고 입막음 하는 폭력의 구조를 인지하는 것, 정치인의 역할과 책임을 질문하는 것, 평등의 정치를 요구하는 것, 모두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나중에' 선거에서 우리의 '지금'과 '내일'을 말하기 위해 목소리 높입시다. 반성과 성찰 없는 정치, 투표로서 심판합시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끝내고 평등의 정치를 만드는 그날까지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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