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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7] "차별금지법 4월 제정을 촉구하는 여성단체 기자회견"에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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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2-04-27 11:37 조회7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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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4/27) 오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4월 제정을 촉구하는 57개 여성단체는 “모두의 성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운동은 차별금지법과 함께 간다. 국회는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기자회견을 개최하였습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황연주 사무국장 발언 공유드립니다.
 
민주당이 연일 검찰 개혁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외쳤치더니 어젯밤 검수완박 법안울 민주당 단독 의결로 법사위에서 통과시켰습니다.
 
검찰 개혁, 중요합니다. 여성들도 검찰 개혁을 숱하게 외쳐왔습니다. 
 
예로 2018년 미투운동이 촉발되자 성차별·성폭력 근절을 위한 전사회적인 연대의 힘을 모으기 위해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란 연대체가 출범했는데요.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은 2019년 여름, 총 10차례의 페미시국광장을 주최했습니다. 소위 장학썬 사건이라고 불리는, 고 장자연사건, 김학의 사건, 버닝썬 사건으로 드러난 성폭력·성착취 사건의 조직적 은폐와 남성중심 권력 카르텔을 규탄을 했습니다. 10차례 진행된 페미시국광장의 구호는 "다시 쓰는 정의. 검찰개혁, 여자들이 한다"였습니다. 
 
성매매,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고 검찰조직 내부의 부정부패를 묵인하고 서로를 비호하는 남성연대와 남성권력이 깨지지 않은 채 살아있는 권력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검찰개혁,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검찰개혁 논의가 우리의 피부에 왜 와닿지 않을까요? 검찰개혁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개혁을 누가 이야기하고 그 개혁이 어떻게 구성되었는가에서 '우리'가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개혁의 주체와 관점에 여성과 성평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고, 개혁의 논의와 우선순위 과정에서 우리의 존재와 우리의 일상이 후순위가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민주당의 검찰 개혁 주장 근거는 검찰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 카르텔을 이루고 있으며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의원총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정의와 인권을 지킬 사법제도 전체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검찰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입니다. 국민을, 우리 사회의 인권과 정의를 그렇게 중시하는 분들께서 어찌 차별금지법은 이제서야 공청회 계획서 제출 정도로 통과시킨 것인지 따지고 싶습니다. 이 또한 진전이라면 진전이겠으나 우려스럽습니다. 
 
그동안 국민의힘이 혐오선동을 하고 민주당이 어물쩡거리는 사이 공공기관, 교육기관, 행정기관의 정책 수립과 실행 단계에서 성평등을 포함한 소수자의 인권 의제는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혐오세력은 정책의 이해관계자로 인정되었고, 공공기관은 정책 논의 과정에서 이들을 토론자로 불러 의견을 경청하거나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정책을 철회하기도 하였습니다. 공격을 받았던 지역의 인권조례가 그러했고,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후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가 그러했고, 말도 안되는 집게 손가락 논란도 그러했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의 구조를 어떻게 해체할 것인가, 인권을 어떻게 더 보장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양성평등과 성평등의 대립구도에 빠지거나 '젠더갈등' 논란에 빠져 평등의 담론을 후퇴시켰습니다. 이전의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민주당은, 정치권은 배워야 합니다. 차별금지법 공청회에서 기계적으로 찬성과 반대 측으로 구성하여 대립구도에 갇히게 내버려둬서는 안될 것입니다.
 
지금의 정치가 차별금지법은 나중으로 미루고, 검수완박을 우선으로 하는 것을 다시 한번 규탄합니다. 개혁 의제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매기고 있습니까. 진정 누구를 위한 개혁입니까. 기후위기, 돌봄 공백, 코로나 감염병 위기, 부동산, 안전, 노동.. 산적해 있는 민생 과제들 중에서 어떤 것은 당장의 위기로 분류되고 어떤 것은 후순위로 밀려납니다. 우리의 존재는, 우리의 인권을 더 이상 후순위로 미뤄둬서는 안될 것입니다.
 
지방선거가 한 달 가까이 남았습니다. 선거 시기마다 시민의 목소리는 표와 숫자로 계산됩니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찬성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표로 계산되어 정치인들은 득실을 따지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농성장을 차리고 곡기를 끊으며 차별금지법을 외치게 되었나 더 이상 평등을 유예할 수 없다는 절박함은 지워지고 표로 계산되는 현실입니다. 누군가는 정치인이라면 당선이, 정당이라면 권력창출이 목적 아니냐며 참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혹은 정치를 잘 모른다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정치의 역할이고 정치의 존재의 이유는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의 목소리가 표로만 계산되어, 지난 대선처럼 여성은 없었다는 것마냥 배제하는 것을 다시는 두고볼 수 없습니다. 우리를 표 하나로 볼 것이 아니라 함께 존재하는 살아 숨쉬는 시민으로 보십시오. 우리의 존재와 평등을 후순위로 두지 마십시오. 기득권이 외치는 공허한 개혁의 외침이 아니라 시민들이 외치는 차별금지법으로 정치를 채우십시오. 차별과 혐오의 선거가 아니라 평등의 선거를 만들 수 있도록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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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4월 제정을 촉구 여성단체 기자회견
“모두의 성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운동은 차별금지법과 함께 간다. 국회는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 일시 : 2022년 4월 27일(수) 오전 10시
■ 장소 : 국회 앞 기자회견 장소
■ 사회 : 신아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 발언
- 발언1 : 이태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 발언2 : 동은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 발언3 : 이정인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 발언4 : 진은선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 소장)
- 발언5 :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
- 발언6 : 밍갱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
- 발언7 : 미류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책임집행위원,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 기자회견문 낭독
- 박민아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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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 동은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면서 젠더관점에서 약자/소수자를 지원하는 부처인 여가부폐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대선기간 실제로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압박하기 위한 보복성 역고소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는 ‘성폭력 무고죄’처벌 강화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이후 인수위 행보에서도 차별을 사적으로 치부하는 인식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인수위는 여가부 파견 공무원을 받지 않았고, 수많은 요구 끝에 지명된 여가부 장관에게 주어진 임무는 소속 부처 폐지를 구체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초대 내각에 “할당이나 안배는 없다”면서 주류 정치환경에서 배제된 소수자의 정치적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을 백지화하고 있습니다. 차기 여당 대표는 20년 넘게 이어온 장애인의 이동권 투쟁에 대해 “비문명적 행위”라면서 혐오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백래시 세력의 주장을 받아 안은 정치는 어떠한 제동장치 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엄연히 존재하는 성차별 구조를 지우고 마치 ‘극단화된 페미니스트’와 반페미니스트인 이대남 모두 문제다라는 식으로 젠더갈등 프레임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혐오와 차별의 문제에 대해 방관자적 역할을 하는 한편 마치 이 문제에 대해 개입하고 있다는 제스처를 취해왔습니다. 이는 처음이 아닙니다. 민주당은 차별금지법이 처음 발의된 2007년부터 조직적인 혐오선동에 대해 공당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보다는 논란이 있는 대상, 논란이 있는 이슈에 대해서는 회피하기를 선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논란이 되는 차별사유를 삭제하면서 ‘차별을 받아도 되는 사람’을 지정해주는 상황을 만든 장본인입니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않는 동안 차별과 혐오는 심화되고 사회적 불평등은 강화되는 사회 속에서 그 폭력을 감당해야하는 것은 시민들이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놀이문화를 넘어 돈이 되는, 혐오콘텐츠 시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미투운동을 통해 발화된 목소리에 대해 책임있는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자 비난은 확산되고 있고, 성소수자와 이주민은 혐오선동에 표적이 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차별금지법은 혐오와 차별을 정치적으로 선동하는 사회에 지금 당장 절실한 공동체적 해법입니다. 구조적 차별을 받는 사람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무책임한 주장에 맞서 차별받은 우리들이 여기에 있고, 즉시 이 차별을 시정하라고 말할 수 있게 하는 법이 차별금지법입니다. 혐오와 차별이 별다른 제지 없이 행해지는 사회에서 여성/소수자 시민들의 생존권과 인권에 이제라도 정치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면 그 방법은 차별금지법 제정입니다.
 
국회는 더는 유예될 수 없는 평등의 약속,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하십시오! 더불어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민생을 살피고자 한다면 평범한 일상 속 차별 받는 시민들의 삶에 응답하십시오 대선 패배 이후 주요 개혁과제로 꼽아온 차별금지법을 즉시 당론으로 채택하고 적극적으로 입법에 나서야 합니다. 국민의 힘은 차기 집권당으로서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국민 통합의 의무를 다하십시오 국회는 혐오선동에 제동을 걸고 평등의 기준을 세우는 차별금지법, 지금 당장 제정하십시오! 
 
 
■ 발언: 이정인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지난 15년간 차별금지법 입법 시도가 여러 차례 좌절됐습니다. 차별금지법을 지금 제정할 수 없다는 변명은 매번 다양하고도 비슷했습니다. 인간의 기본권과 생존에 관한 문제임에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당사자의 절규를 눈 앞에 두고서도, 더 시급한 사안이 있으니 나중에, 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15년이 흘렀습니다.
 
이제 그 모든 변명은 끝났습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변명도 이제는 통하지 않습니다. 국민의 70%가 차별금지법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합의는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작년에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달라는 청원이 국민 10만 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또 미뤘습니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반대 세력이 강력해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변명도 이제는 끝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2년 전 국회의원 전체의 과반이 넘는 172개의 의석을 보유한 거대 여당이 되지 않았습니까. 아직도 무엇이 어렵습니까.
 
모두를 위한 평등법 제정은 문재인 정권의 주요 과제였습니다. 그러나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던 문재인 정권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약속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동안 차별과 혐오는 당신들의 방관 속에서 거세졌습니다. 급기야 혐오에 기대어 지지율을 얻고 표를 얻는 정치인이 나왔습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할 책무가 있는 정치인이 오히려 혐오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무엇을 했습니까. 왜 아직도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못했습니까. 게으른 것입니까. 아니면 무능한 것입니까.
 
문재인 정권 임기 만료를 한달 여 앞둔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남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약 보름여 되는 짧은 기간 동안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을 밀어붙인 의지와 추진력은 실로 놀랍습니다. 야당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 내에서도 적지 않았던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정권 교체기의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단 보름 만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검수완박을 당내 주요 당론으로 빠르게 끌어올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제를 주도할 능력과 힘이 없지 않음을 분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민주당은 할 수 있었습니다. 민주당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못한 게 아닙니다. 안 한 겁니다. 무능한 것이 아니라 게으른 것입니다. 정치인의 게으름은 직무유기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거창하고 대단한 요구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어느 영역에서든지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 평등할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입니다. 그 기본 중의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해서, 곡기를 끊고 단식을 하며 생존을 걸고 투쟁하는 사람들을 보십시오. 더불어민주당은 지금까지의 발언과 약속에 대한 책임을 지금 당장 이행하십시오. 모든 조건은 마련되었습니다. 부족한 것은 오직 하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의지입니다. 문재인 정권은 역사에 어떻게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오랜 기간 계류되어 온 차별금지법을 마침내 제정하는 데 성공하여 한국 사회의 평등에 역사적인 분기를 남긴 정권으로 기억되시겠습니까. 아니면, 15년간 숱한 변명만을 늘어놓으며 마땅히 지녀야 할 의무를 유기한 정권, 나중에만을 외친 무책임한 정권으로 기억되시겠습니까. 어떻게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답은 간단합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십시오. 정권 임기 만료 전 4월 내로, 더불어민주당은 차별금지법을 속히 제정하십시오. 지금 즉시 제정하십시오.
 

■ 발언 : 진은선(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 소장)
 
안녕하세요. 장애여성공감 진은선입니다. 혐오를 조장하면서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는 시민과 시민이 아닌 이들로 계속 구분하고 증오를 키우는  정치, 인권이 없는 자리를 차별과 혐오로 채운 정치권,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윤석열 당선인이 구조적인 성차별이 없다고 했을때 저는 제가 경험한 차별의 역사를 권력이 부정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준석당대표는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장애인운동이 이동권읕 쟁취해 온 역사를 무시하면서 선량한 시민들의 불편을 볼모삼는 시위빙식은 문명사회에서는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꼬인몸과 휠체어를 타는 다리, 다른 언어로 말하는 입과 손, 장애여성이 살아온 몸의 역사가 문명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권력을 가진 정치인이 나에 대해서 함부로 규정하는 것은 참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장애인을 혐오하지 않는다, 그건 오해다라고 말합니다. 본인의 의견과 팩트인듯 말하지만 장애가 있는 이들이 살아가는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차별의 위치를 외면하면서 사회적 차별을 지우고 있습니다. 
 
시설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는 노동할수 없고, 가치가 없는 인구로 취급되는 사람들의 존재가 사회에서 드러나지 않도록 수용시설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수용시설은 사회복지정책에 따라 시설이면서 탈시설지원기관으로, 주거지원기관으로 몸을 달리해왔습니다. 시설정책이 권력을 유지해온 법과 제도는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에 개인이 탈시설을 선택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런 시설에서 40년이 넘는 시간을 살아온 이들에게 차별은 일상적으로 일어나지만, 장애인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통제가 정당화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개인의 문제입니까?
 
이런 차별적인 구조가 시설 내 강제불임수술을 가능하게 했고 성폭력이 은폐되는 시설의 구조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낙태죄는 폐지되었지만 우생학적 사유인 모자보건법 14조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국가가 강제불임시술의 역사를 인정하지 않고 장애여성의 성과 재생산권리를 보장하는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수용시설에서 장애여성의 성과 재생산권리가 침해되는 상황이 사회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 시설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구조적 차별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길 바랍니다.
 
정말, 차별금지법 하나 제대로 제정하지 못하고, 단식까지 해야하는 이 나라가, 차별금지법에 대해 찬반의견을 말하는 정치권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더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사회적 합의 운운하면서 눈치보기 바쁜 것 말고 지난 15년간 무엇을 했습니까? 장애여성은 차별에 맞서 몸으로 살아가는  삶을 자부심으로 생각하며 인권의 언어를 계속 다시 쓰고 평등으로 나아가기 위한 이 투쟁에 함께합니다. 그래서동료들과 차별금지법 있는 봄 반드시 이뤄낼 것입니다. 투쟁!
 
 
■발언 : 밍갱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
 
차별금지법 4월 제정을 촉구하며 미류, 종걸 두 활동가가 단식 투쟁에 돌입한 지가 벌써 17일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4월은 이제 단 4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직도 여전히 국회는 묵묵부답입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차별이 여전히 공고하고, 이를 막을 차별금지법 제정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함에도, 정치는 혐오를 활용하려는 생각 뿐 도무지 이를 막으려는 모습은 조금도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정국은 누구나 동의할 만한 ‘여성혐오’의 장이었습니다. 그 거대한 혐오의 난장 속에서 여성노동자들은 완전히 삭제된 듯 보였습니다. 대선이 끝난 지금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말 아래에서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은 완전히 묻힌 채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땅에 살고 있는 여성노동자 모두가 알고 있는 현실이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겪는 일터에 바로 구조적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여성들에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낮은 임금과 비정규직을 강요해왔습니다. 여성들의 노동은 언제나 ‘쓰고 버리기 좋은’ 것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이 나라가 세워진 이래로 여성의 노동이 그런 취급을 면한 역사가 없었습니다. 성별임금격차는 OECD 통계 집계 이래 1위를 놓친 일이 없고, 유리천장지수 또한 집계 이래 한번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직장 내 고위직엔 여성이 없고, 성별직종분리도 심각합니다. 입직부터 만연한 채용성차별을 시작으로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등 수많은 구조적 불평등이 직장내에 들끓습니다. 하지만 여성노동자 다수는 이에 대해 문제제기할 권리조차 제대로 갖기가 어렵습니다. 노동자로서의 위치부터가 불안한 현실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노동자들이 처한 문제가 이렇듯 심각하고, 우리 모두가 이것이 ‘차별’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차별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차별과 혐오의 정치를 가장 앞장서 선동하는 모습만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이야기하던 정치는 이제는 장애 운동을 두고 ‘시민들을 볼모로 삼는 행위’라고 폄하합니다. 누군가를 배제하고 혐오함으로써 힘을 얻는 정치가 횡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소수자를, 여성을, 장애인을, 이주민을, 정치권은 끊임없이 ‘배제하고 혐오할’ ‘소수자, 약자’들을 늘려갑니다. 이러한 정치야말로 차별금지법이 도대체 왜 이 나라에 필요한 것인지를 증명하는 듯 합니다. 그렇습니다. 차별금지법은 바로 이런 행위들을 금지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합니다.
 
대선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답을 늘어놓은 바 있습니다. 지난 3월 20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 모두의 평등법’을 제정하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들은 4월 마지막 주가 지나고 있는 지금까지도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게 시민들의 권리란 단지 대선시기 표를 모으기 위해, 혹은 단지 국민의 힘과의 차별화를 위해서 필요할 때만 동원되는 도구인지 묻고 싶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게 시민들의 보편적 인권이란 필요할 때는 동원되고, 표 계산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때엔 언제든 제쳐놓을 수 있는 편리한 선택지에 불과합니까? 그저께인 27일,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회 회의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선언이 나왔습니다. 이제는 정말로 그 말을 지켜야 할 때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표 논리가 아닌, 시민의 보편적 권리를 가장 우선하는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다른 어느 때가 아니라, 나중에가 아니라, 바로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서주십시오.
 
우리는 우리의 인권을 짓밟음으로써 혐오 정치가 힘을 얻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싶지 않습니다. 우리의 인권이 단지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동원되는 모습 또한 더 이상 보고싶지 않습니다. 표 계산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우리의 인권이 늘 뒷전으로 밀려나고 배제되는 모습을 정말 더 이상은 보고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인권을 보편적 가치로서 그 자체로 존중하는 정치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국회는 더 이상 미루지 마십시오. 우리는 우리의 인권이 정치의 도구로 전락하는 정치를 거부합니다. 차별금지법, 지금 당장 제정하십시오.
 
 
■ 기자회견문
 
“모두의 성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운동은 차별금지법과 함께 간다. 
국회는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한국사회는 5월 10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 전부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차별과 혐오의 정치에 앞장섰고, 차기 여당 국민의 힘 대표는 20년간 싸워온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비문명’이라 폄훼하며 새 정부의 시작을 알렸다. 이러한 말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권력의 우위를 자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며, 그 권력을 기반으로 엄연히 존재하는 수많은 차별을 삭제하고 부정하고 있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주소이다. 차별혐오를 선동하고 성평등을 가로막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민주당은 검수완박을 빠르게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은 미루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국민의 힘이 반대해서,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아서라는 더불어 민주당의 이야기는 기득권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자명하게 드러났으며 국회의 책임방기로 시민들의 삶은 차별과 혐오에 방치되고 있다. 
 
우리는 비장애-남성-이성애-가부장 중심의 젠더 권력에 기반한 불평등 사회를 매일 살아가고 있다. 이로 인해 삶 자체가 구조적 성차별 위에 위태롭게 놓여있을 수밖에 없으며 일상에서 차별을 직면하게 된다. 장애여성은 시설안팎에서 보호라는 이름으로 시설화된 삶을 강요받고 있으며, 비혼모 여성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정상가족 프레임의 사회적 편견에 직면해야 하며, 이주여성은 한국 남성과의 결혼이라는 전제 하에 체류권을 보장받는다. 10대 여성의 성적권리는 언제나 유예되어야 하고, 비정규직 여성은 성차별이 만연한 노동현장에서 우선해고의 불안함을 견뎌야 하며, 기혼여성의 독박육아와 경력단절은 엄마로서 당연하게 요구받으며, 트랜스젠더 여성은 생물학적 성별이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차별받으며, 성매매여성은 젠더기반 폭력의 최전선에 있다. 다양한 여성들이 나이, 가족형태, 국적, 성정체성, 성적지향, 장애 등이 교차되어 차별을 복합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와 같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여성들의 구조적 차별을 무시한 채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는 양성평등 관점 등 성별이분법으로 더욱 강고해진 성차별에 대해 아무 대안도 의지도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구조적 성차별이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말하며,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사회통념, 법과 제도의 변화를 위해 싸워왔던 역사적 맥락과 투쟁을 중요하게 보지 않는 무지의 발로이다.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는 오랜 여성/소수자 인권운동이 치열한 투쟁을 통해 힘겹게 이룩해 온 ‘성평등’의 가치가 후퇴하지 않기 위한, 제대로 지켜내기 위한 목소리이고 정당한 요구이다.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은 삭제되고 부정되어 온 권리, 드러나지 않아야 했던 그리고 드러나지 못했던 수많은 차별을 알리고 가시화하기 위해 지난 15년 동안 연대하며 싸워왔다. 10만 국민동의청원, 서울에서 부산까지 30일간 도보행진을 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냈다. 지금은 4월 제정 쟁취를 위해 미류와 종걸 두 활동가가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국사회에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도대체 얼마나 더 말해야 하는가.
 
국가에서 시행하는 법과 정책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누구의 권리도 배제되거나 누락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다. 한국사회에서 성평등 권리 실현은 아직 시작도 못했다. 제도 안에서 누락되고 조명되지 못하는 권리들이 현장에는 너무나도 많다. 더 이상 사회적 합의 운운하지 마라. 존엄한 기본권에 합의는 있을 수 없다. 
 
성과 재생산권리, 탈시설 권리, 다양한 가족구성권, 성평등한 노동현장, 강간죄 개정, 건강가정기본법 개정, 모자보건법 제14조 폐지 등 그동안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다양한 여성들의 권리들에 대해 성평등 관점으로 책임지고 보장하라. 여성운동은 성차별에 반대하며 직장, 가정, 학교, 시설, 돌봄현장 등 우리가 발딛고 있는 일상의 현장 곳곳에서 평등을 말하고 함께 싸울 것이다. 평등의 시작은 차별금지법 4월 제정 쟁취투쟁으로 더욱 힘 있게 해 나갈 것이다. 성평등을 쟁취하기 위해 싸워온 역사와 함께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드시 해낼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 힘 두 거대양당과 국회는 더 이상 목숨을 건 투쟁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모두를 위한 성평등 실현을 위해 차별금지법을 4월안에 당장 제정하라. 우리가 바라는 평등과 권리는 촘촘하게 서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연결된 연대의 힘으로 차별금지법 4월 제정을 반드시 쟁취해 낼 것이다. 그것이 차별과 혐오 선동에 인권의 역사가 후퇴하지 않고 모두의 존엄을 위해 다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다.

2022년 4월 27일
차별금지법 4월 제정을 촉구하는 여성단체 일동
경기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회, 경희대학교 학생․소수자 인권위원회 울림,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회, 대전여민회, 대전여성단체연합, 부산성폭력상담소, 부산여성단체연합, 새움터,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수원여성회, 울산여성회, 유니브페미, 장애여성공감, 전국여성노동조합(전국여성노동조합 서울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인천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경기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대전충청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북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경남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대구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경북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울산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부산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고용노동부지부), 전북여성단체연합, 정치하는엄마들,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젠더교육플랫폼효재,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경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노동자회,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부산여성회, 부천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노동자회, 전북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연구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한부모연합 
(57개 여성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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