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 "혐오를 멈춰라, 광장을 열어라" 2015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을 함께하는 시민/사회/정당 기자회견에 다녀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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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5-05-11 14:23 조회4,346회 댓글0건본문
젠더정치연구소 여. 세. 연은 5월 11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혐오를 멈춰라, 광장을 열어라" 2015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을 함께하는 시민/사회/정당 기자회견에 함께 하였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는 시위와 발언들에 대해 침묵으로만 일관해온 우리사회는 작년 12월, 차별에 포괄적인 반대 선언을 담은 서울시민인권헌장 조차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오는 6월 9일에 열리는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는 시위가 지금도 서울시청사 앞에서 계속 열리고 있습니다. 성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고 혐오를 막는 데에 더욱 큰 연대의 목소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젠더정치연구소 여. 세. 연은 2015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을 시민/사회/정당과 함께 하며 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함께 외칩니다. 5월 16일 열리는 2015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아래는 본 기자회견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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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를 멈춰라, 광장을 열어라” 2015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함께하는 시민/사회/정당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우리 모두의 존엄과 인권을 위해 2015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에 함께하자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가 동성애를 정신 질환 목록에서 삭제했다. 동성애는 비정상, 질병이라는 편견과 낙인이 공식적으로 종식된 것이다. 이를 기념해 오늘날 전 세계에서는 매년 5월 17일을 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로 정하고 정부와 언론, 시민사회에 성소수자 혐오의 위험성을 알리고 인권보장을 촉구하는 행동을 벌인다. 지난해에는 130여 국가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폭력, 차별에 반대해 성소수자의 존엄과 인권을 옹호하는 다양한 행동이 펼쳐졌다. 2015년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이하며 우리는 성소수자 인권을 옹호하고 혐오에 맞서 함께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
국제적으로 성소수자 혐오가 낳는 폭력과 차별은 심각한 인권 문제이자 민주주의의 걸림돌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의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수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왔다. 일부 보수기독교 세력과 우익 정치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동성애 반대 운동은 성소수자의 존엄을 짓밟으면서 한국 사회 민주주의와 인권 수준을 후퇴시키고 있다.
유엔인권이사회 권고사항이었던 차별금지법 제정, 군형법 92조6폐지 같은 조치들이 가로막혀 있고, 대중매체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표현이 위축되고, 성소수자들의 집회와 시위, 결사의 자유도 후퇴하고 있다. 지난해 성소수자들의 자긍심 축제인 퀴어문화축제는 물리적인 방해를 받았고, 수많은 성소수자들과 지지자들이 인권침해와 폭력에 노출됐다. 올해에도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는 이들은 퀴어문화축제를 결사 저지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목소리에 서울시민인권헌장 선포가 무산되고, 정당하게 채택된 주민참여예산 사업이 좌초되기도 했다. 교육부는 학교성교육표준안을 도입하며 성소수자를 성교육에서 배제하라는 지침을 내려 성소수자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
성소수자 혐오는 단지 법률과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삶과 죽음의 문제다. 성소수자 혐오의 가장 큰 해악은 인간의 삶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이미 수많은 성소수자들이 혐오와 차별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비극은 현재진행형이다. ‘2014 한국 LGBTI 커뮤니티 사회적 욕구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청소년 성소수자들 가운데 45.7퍼센트가 자살시도를 한 적이 있다. 정치인들과 공공기관이 성소수자 혐오를 용인하고, 주요 언론에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는 광고가 게재되는 상황을 사회적으로 용납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성소수자들은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가족이자 이웃, 친구이며, 인권의 가치는 모든 인간이 그 자체로서 존엄하다는 것에 있다. 누군가 차별받아도 괜찮다면 모두가 차별받을 수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성소수자 혐오는 이주민 혐오, 여성 혐오,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혐오와 연결돼 있다.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모욕은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공동체를 파괴한다. 지난해 겨울 성소수자들의 서울시청 점거농성은 한국 사회에 보편적 인권의 원칙을 환기한 사건이었다. 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를 바라는 우리들은 모든 차별에 반대하며 성소수자들의 정당한 저항을 지지할 것이다.
오는 토요일 열리는 ‘2015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은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이들이 모여 성소수자 혐오에 맞선 저항과 연대를 표현하는 장이 될 것이다. 우리는 편견과 거짓으로 점철된 성소수자 혐오라는 괴물이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잡아먹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의 존엄과 인권을 위해 2015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에 함께하자.
2015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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