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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4] <페미니스트 후보와 함께 나누는 지방선거 평가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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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2-06-15 17:15 조회1,0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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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화) 오후 7시, <페미니스트 후보와 함께 나누는 지방선거 평가 간담회> -페미니스트 후보가 말하는 지방선거 경험과 페미니스트 정치를 진행했습니다. 정의당 서울시 관악구의원 후보 곽수진, 녹색당 제주도도지사 후보 부순정, 청주페미니스트연대 조영은님과 함께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우리 동네 페미니스트 후보를 찾아라>를 진행하며 느꼈던 고민들을 나누고, 한국정치에서 페미니스트 후보라고 이야기하는 것의 의미, 페미니스트 후보의 선본 운영 방식, 페미니즘 정치의 확장성 등을 이야기 했습니다.

 

공통질문

 

1. 이번 지방선거에서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지방선거에 참여한 ‘페미니스트 후보’를 소개하는 <우리동네 페미니스트 후보를 찾아라!>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페미니스트 후보’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과 페미니스트 후보를 알리고 싶다는 바람에서 실시해보았는데 이 작업이 후보님에게 의미가 있었는지, 이런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필요하다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부순정)

저는 이번 사업을 통해서 페미니스트 후보들이 드러났다는 것, 여성후보로서 선거 경험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이런 사업을 앞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저 스스로 부여하지 못했던 페미니스트 후보라는 이름을 부여받음으로써 책임감 있게 선거에 임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역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선거에서 겪는 차별과 폭력을 예민하게 인지하게 됐다. 

 

내가 여성후보가 아니었으면 내가 이런 일을 겪었을까. 여성 도지사 후보라고 인사드리면 여자도 도지사 나오는구나, 너가 남자를 이길 수 있겠느냐, 거리낌 없이 손목이나 팔을 부여잡는 일도 많고 정책을 설명하고 있는데 예쁘게 생겼다는 외모발언을 했다. 수행하는 분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 여성 수행자랑 가면 공보물 손으로 가리키는 자세인데 어디서 함부로 여성이 삿대질하느냐. 40대 남성 수행자와 가면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조영은)

저희는 후보로 소개가 된 사람이어서 그 사람들의 입장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반갑고 든든했다는 이야기하고 싶다. 대선 백래시가 심해서 이번 지선에서 페미니스트 후보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런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고. 청주페미니스트연대가 페미니즘에 관심있는 분들께 알려지는 창구가 될 수 있어 감사. 전국적으로 올라오는 후보를 보면서 지방선거에 다양한 페미니스트 후보들이 있는데 뭔가 재밌는 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이 되었다. 혼자 생각인데 성비위가 있는 후보들이 공천이 되었는데 이것에 대한 페미니스트 후보들이 같이 목소리를 내면 재밌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여세연 사업으로 고민을 함께 할 수 있게 되어서 그 부분이 긍정적. 이런 것도 재밌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되면서. 

 

(곽수진)

 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 후보라고 말해본 적이 없다. 되어가는 중이다, 되고 싶다고만 말한다. 정의당 여성주의자 모임 5년 정도 활동했다. 페미니스트의 완성형은 무엇인가에 대해 확신하기 어렵다. 정의당 특성이지만 페미니스트 자처했던 사람들의 실패를 목격했다. 스스로 페미니스트라는 이름을 부여하기 쉽지 않았다. 

 

왜 당신이 페미니스트인가 물었을 때 나는 아직 그 이유를 몰랐는데 적어야 한다니. 나름의 고민을 적었다. 보다 분명한 가이드가 있었으면, 질문을 명확하게 했으면 좋겠다. 이력을 묻는 건가. 민주노총 지지후보 같은 경우는 활동내역을 쓰고 일종의 서약서를 쓴다. 평가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이 클 듯 하지만 서약을 받는 것이 후보를 받는 유일한 방법이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다. 

 

 

2. 지역에서 정치를 한다고 할 때 또는 후보로 출마한다고 할 때 어떤 부분이 부담이나 어려움이었는지 궁금합니다. 후보로 출마를 결정하는 과정이나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고민이 됐던 지점이 무엇이었는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곽수진) 

저는 처음에 막연하게 두려웠다. 진보정당에서는 특히나 선거에 출마하면 갑자기 사람이 박수를 쳐주고 헌신하는 활동가로 훈장을 내리는 느낌이 있는데 대체 얼마나 힘들길래 가정경제에 문제가 생기길래 이렇게까지 칭찬을 해주는걸까 싶을 정도로 막연하게 두려웠다. 경제적 부담도 있었다. 선거 기간 동안 돈이 나가는 것도 나가는 것인데 그 기간 동안 돈을 벌지 못하니 생각보다 두 배의 부담. 

 

그런데 선거운동 시작하고 마무리 하면서 까지는 그런 부분은 부차적인 문제가 됐다. 하는 내내 어려웠던 것은 부순정 후보님 말씀해주신 부분이 저도 내상으로 남아있다. 다시 출마를 결심할 때도 그 부분이 고민이 될 것 같다. 젊고 여성인데 표를 구걸하는 입장에 놓여지는 게 약자 오브 약자가 되더라. 일상에서는 이렇게 하지 마세요 이러면 곤란합니다 하는 순간에서도 웃으면서 응대해야하고. 열두시에 전화가 온다거나 문자가 온다거나. 저는 출근 인사 중에 번호를 따려는 사람이 있다. 명함 드리니 개인 연락처를 달라고. 그날 회의감이 들어서 이거를 극복하는 게 지금으로는 4년 뒤 출마 결심할 때 가장 고민의 지점이 될 것 같다. 지금 허들이 되고 있다. 

 

(조영은) 

이 국면에서 우리에게 필요한건 페미니스트 정치야라고 말하고 싶었고 움츠러 들지 않고 계속 살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런 자리들이 있고 백래시 대응팀이 있는데 거기에서 페미니스트 선본을 구성해보자는 제안이 있었다. 페미니즘 정치가 필요해, 우리는 페미니즘 이야기할거야 라는 목적을 갖고 시작했기 때문에 페미니스트 이름을 거는 것에 대한 고민은 덜 했다. 

 

지선 시작 전에 예비후보 등록할 때부터 활동했는데 공약을 같이 공부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부하는 시간에서 우리 지향이 만들어졌다. 복지 안에서도 배제된 사람들, 그 배제 안에서도 또 배제되는 사람들이 있다. 산후관리 서비스를 미등록 이주민은 못 받고. 성평등포털사이트를 만들자는 정책에서 장애인과 이주민이 접근할 수 있게 하자는 고민들을 많이 했다. 이주민도 결혼이 아니고 이혼해도 한국사회에 살 수 있게 하는 공약이 뭐가 있을까. 마지막에도 이주민들을 위한 현수막을 걸기도 하고 마지막에 평가할 때 농촌지역에 한 번도 못 갔던 것에 대해서 주민이 많이 없고 멀다는 이유로 가지 않는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는 비판적 성찰을 하는 것을 보고 아 우리에게 이런 감각이 중요했구나. 서로가 끊임없이 고민하며 활동했구나. 지향이 활동과 정책에 드러나게 할 것인가를 가장 고민했다.

 

살면서 후보로 나갈 생각을 안했고 정당과 의회와 거리가 있는 사람이다. 페미니즘 정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 수 있지 고민할 때 지방선거에 나가자. 이렇게 하면 우리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지 않을까. 정치적 주체로 이야기하는 것이니. 처음엔 신나서 후보들끼리 이렇게 해보자 했다.

 

(부순정)

저는 지역에서 해군기지 문제 열심히 활동했다. 어느 순간 이런 운동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자각을 했다. 녹색당원 되면서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인식을 가졌다. 

 

제주라는 특별한 지방의 특징, 거대양당 구조, 선거제도 때문에 너무 어렵다. 제주는 인물론이 우세한 지역이다. 서울대학을 나온 수재만 도지사 후보로 나온다. 녹색당 고은영이 처음으로 제가 두 번째 여성도지사 후보로 나왔다. 여전히 도민들은 여성 후보 도지사에 대한 감각이 하나도 없다. 도의원 후보인지 도지사 후보인지 계속 질문하신다. 이런 상황에서 소수정당에서 신인 정치인으로써 인지도를 올리는 것 자체가 어렵다. 

 

정치인 혐오가 심했다. 특히나 제주도에서 대전의 대리전 양상으로 지선이 치러지면서, 지방선거 관심이 낮았다. 제주 지방선거 투표율도 역대 가장 낮다. 그러다보니까 어떻게든 인지도를 올려야 하는데 어려웠다. 더 어려웠던 것은 언론지형이다. 티비 토론은 거대양당 두 후보만 초대한다. 거대 양당 두 후보가 다른 후보 나오면 안 나오겠다 했다 한다. 일간지에서도 여론 조사 몇 프로 이상 아니면 정책 소개 안해준다. 나중에 조금씩 바뀌긴 했지만 선거에서 그 며칠 기간이 얼마나 중요한데. 선관위 토론에서조차도 두 명만 토론했다. 당연하게 거대양당 후보는 제 2공항 문제를 입에 올리지 않는다. 지방선거에서 지역 이슈가 다 사라졌다. 

 

 

3. 현재 한국정치에서 페미니스트 후보라고 이야기하는 것, 성평등 의제를 중요 의제로 이야기한다는 것이 어떤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십니까? 페미니스트 후보로 자신을 드러낸 것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선거를 경험하면서 페미니스트 후보를 외치는 것이 앞으로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지점에서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는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조영은)

선거에서 민주주의 꽃이라고 얘기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배제나 시혜의 대상으로 혹은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어떤 사람으로만 얘기된다. 저희는 당사자 운동을 하고자 했다. 지역사회에 알려보겠다, 페미니즘 지금 필요하다고 말하고자 했고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었다. 조중동 빼고 다 언론에서 다뤄줬다. 그런데 페미니스트들에게 얼마나 대안으로서 다가갔는가는 조금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양당 정치를 비판하고 지금 페미니즘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우리가 가닿고 싶었던 민주당이 아닌 페미니스트들에게 대안으로서 만났나 그런 식의 설득이 가능했나 하는 평가를 하고 있다.

 

권수현: 그 부족이 시간의 부족인지 운동방식의 부족인지? 

 

(조영은) 

그건 다양하게 평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시절에 많은 여성청년 자살율이 상승했다. 당장 5년 후 담보할 수 없는 삶을 사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새로운 다른 삶을 상상되어야지 다른 정치를 선택해볼 수 있다. 가부장제가 바뀔 수 있는 가능성에 투표하는 게 어렵구나 생각했다. 윤석렬 오년을 못 견디겠는 그 지형이 컸다고 생각한다. 양당체제가 견고하구나. 그 현실과 상황에서도 우리가 어떻게 대안이 될 수 있는가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사실 한번 지방선거에서 시끄럽게 굴어보자 나왔지만 운동으로서 많은 사람에게 가닿는 방식이 무엇인가. 기존 운동방식이 아니라 어떤 대안이어야 할까하는 고민이 된다. 

 

그럼에도 유의미한 것을 말하면 러시아어 현수막. 선관위에 물어봤는데 한 번도 외국어 현수막이 선거기간에 달려본 적이 없다고 한다. 페미니즘 지향을 가지고 선거운동하면서 그런 지점을 발견한다. (중략) 억압된 주체, 새로운 주체를 만나려고 하는 노력이 선거운동 전반에 되어있었다. 페미니즘 운동, 페미니스트 후보로서 자기를 드러 내고 선거운동 하는 게 다양한 시사점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곽수진)

우선 저는 그동안 당에서 활동하면서 성평등 관련해서 이야기할 때는 중앙정치에서 성평등 이야기 하는거랑 지역정치랑은 다르다는 것을 실감함. 중앙정치에서는 이슈파이팅이나 아젠다를 던지는 수준에서 할 수 있지만 지역정치 선거에서는, 단체장 선거가 아니고 구의원이다 보니까 뭘 이야기하려면 무엇보다도 권한과 책임을 확인해야 하더라.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구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보니 반대로 마을에서 가장 먼저 우리의 성평등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한 것이 유의미했다.

 

(부순정)

페미니스트 후보라고 말하지 못한 채 선거를 했다. 당사자들이 마을에서 지역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누구의 입을 빌려서 하는 게 어렵다. 세대별 지역별 직능별 페미니스트 후보들이 다양하게 나와서 후보들이 드러났으면 좋겠다. 그럼 진짜 재밌는 이야기들이 나눠지지 않을까. 마을만이라도 여성들이 설거지 안하고 행사할 수 있다. 많은 페미니스트 후보들이 나오는 것이 우리의 숙제다.

 

 

4. 페미니스트 후보로서 선거캠프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했는지 궁금합니다. 선거캠프 구성과 운영에 있어서 고민했던 지점과 성과가 있는 부분, 보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급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후보가 될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고 할 때, 성평등한 선거캠프를 위해 미리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면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조영은) 

저희 선본은 대학원생, 직장, 학생으로 구성되어서 전부의 시간을 올인할 수 없다. 가능한만큼 즐겁게 해보자고 결의했다. 선거운동을 도와준 사람들이 전부 여성이다. (중략) 성평등 운영, 민주적인 운영, 위계적이지 않은 운영을 하려고 노력했다. 주요한 의사결정은 전체회의를 통해 같이 의견을 수렴하려했다. 하고 싶은 운동을 내용으로 가져가는 것을 신경썼다. 예를 들면 777선언이 그렇다. 

 

저희도 선거운동 하면서 혐오적 시선을 마주하기도 했다. 지나가면서 욕을 하거나. 그런데 시의원이라서 덜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나마 시의원 여성은 많지 않느냐. 여자가 뭘 나와하는 반응은 덜했다. 

 

혐오나 백래시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후보자들이 엄청 위축이 되진 않았다. 같이 다니기도 했다. 함께 운동을 진행했었던 측면도 있어서 그랬다. 다섯 명 여섯 명씩 붙어서 집회 형식으로 진행했다. 좀 더 공격할 수 있는 여지들이 줄어들지 않았나 싶다. 

 

충북은 페미니즘에 대한 지역의 인식이 거의 없다. 젠더 갈등이다 그런 얘기를 하지만 지역에 아예 의제 자체가 없다. 페미니즘이 뭐야? 라고 묻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페미니즘이 뭔지 모르지만 젊은 애들이 선거운동을 한다 이렇게 본다. 

 

(부순정) 

30명 안되게.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게 선본을 구성했다. 녹색당은 여성당원비율이 50%이상이다. 지지자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선본 구성 때부터 성평등 교육을 지역 여성단체에서 제주지역에 있는 모든 선본을 대상으로 후보 교육 해드리겠다 신청하셔라 라고 제안했다. 바쁜 일정이었지만 선본 대다수가 참여해서 성평등 교육을 이수했다. (중략) 성평등 교육 하며 느꼈던 것은 우리 자체적으로 이후 2-3일 더 했었어야 했다. 선거과정에서 겪었던 내용을 그 상황을 공유하고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시간들이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운동 과정에서도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해소될 수 있는 지점이 있으니까.

 

(곽수진) 

저는 당이 많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원분들이 선거운동에 동참이 없는 상황에서 출마했다. 지역위원회에서 후보 세 명이 출마했다. 자기 선거는 자기가 챙기자가 되어서 지역위원회 지원도 받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저의 선거를 도와주는 분들은 직장인이고 선거운동을 저 혼자했다. 예비 선거부터 본 선거 들어가기 직전까지 혼자 했었는데 그러다보니 성평등한 선거캠프에 대한 고려보다는 수행이 있는 것에 고민이 되었다. 혼자 다니다보니 저도 조언을 들었던 게 남성 수행분이 필요할거다. 내키지는 않았기도 했고 구하지도 못했다. 혼자 다니다보니 대선 직후여서 정의당이란 것을 내세운, 제가 체구가 작은 편인데 쪼끄만 여자애가 정의당을 내세우고 돌아다니니 화풀이 대상이 되어 붙잡고 너네 때문에, 심상정 때문에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화풀이했다.

 

사람들이 많이 화가났구나 했는데 본선거 되면서 남성수행분 구했다. 그분은 키가 180cm이다. 너무 신기하게 그 이후로는 아무도 그런 말을 안하더라. 그런 식으로 당했구나 생각하니 뒤늦게 화가 치밀어서 컨트롤 하는 게 힘들었다. 성평등한 선거캠프에 대한 고려는 이번에 하지 못했고. 후보가 본인을 지키는 것을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고민을 했다. 남성 수행을 두는 것이 해결책이었나는 생각은 계속된다. 어떻게 하는 게 맞는걸까. 지역 당원들이 선거를 도와주면 아름다운 그림이었겠지만 이걸 페미니스트 후보들이 다 누릴 수 있는 것일까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이게 해결이 안되면 누군가에게 우리의 대표자가 되어줘라는 말을 할 수 있을 지 고민이 되어서 이 부분이 해소됐으면 좋겠다.

 

(부순정) 

그래서 저는 이게 사람의 숫자하고도 연관. 단둘이 다닐 때보다 셋이 다니면 그런 사람이 더 적어진다. 나중에 남성수행이 불편하면 그런 방법을 써야하나. 여건은 너무 안되다. 저희 같은 소수정당에서는 일당백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자를 어떻게 지켜낼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이걸 감내하는 과정이 고통스럽다.

 

 

5. 페미니스트 후보로서 성평등 정책 개발이나 선거조직 구성에 있어 지역의 여성단체들/소모임이나 여성시민과 어떤 협업을 진행했는지, 협업의 과정에서 얻은 성과와 한계가 있다면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지역의 여성시민들을 조직화/세력화하는 것 또는 여성시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 지역 여성단체들과 협력을 하는 것 등이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무엇이 문제고 해결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곽수진)

저희 관악은 관악 공동행동. 지역 단위 여러 묶인. 여기서 지방선거 때 정책제안을 주셨다. 기대를 하고 받았다. 이 핑계로 강하게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였다. 그런데 여성공약은 돌봄, 안전 문제로 한정됐다. 제가 여쭤봤다. 왜 공약이 이런 것밖에 없냐. 관악은 왜 이러냐고 까지도 여쭤봄. 말씀해주신 활동가들은 지역에서는 젠더관련 이슈에서는 무르익지 못했다고 했다. 시민단체가 대부분 민주당이랑 협업을 하고 있다. 마을 단톡방에서 박원순 안희정 옹호발언이 올라온다. 아무도 제지하지 않는다. 그런 장면을 목격했을 때 지역에서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역할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있다. 

 

(부순정) 

지역 여성 단체분들과 간담회하고 정책 만들고 몇 번 했는데. 안타까웠던 것은 지역은 정치지형도 복잡하고 관계도 복잡하고, 여성단체도 민주당의 어느 후보를 밀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더 적극적인 정책 개진이나 협의가 안 되었던 것 같단 생각이 들고. 마음으로는 눈으로는 유일한 여성후보인 저를 지지하는 게 보이지만 조직적으로는 어떤 변화도 협의도 이뤄지지 않는 것을 보고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저는 이번 선거가 처음이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여성단체 입장에서도 다양한 정당에 내용을 전달하고 개진하고 정당 특성에 맞게 정책 개발이 되길 바랄 것 같은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저희는 성평등부지사 만들겠다 했을때 여성단체는 성평등여성가족국을 만들겠다 제안했다. 제주는 여성정치 불모지이기 때문에 여성일자리과 먼저 없어지기도 하고. 그래서 통합적인 여성정책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나아가는 정책들 지속적인 정책들이 필요한데 협상하는 느낌이다. 현실 가능성을 염두 해둔 제안들이 아니었을까 아쉽다.

 

 

6. 일부 좋은 성과를 낸 정당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원내/원외 진보정당들의 선거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더불어민주당만이 아니라 진보정치 진영 내에서도 성찰과 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지방선거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 그리고 개인 차원에서 또는 정당 차원에서 고민이 되는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곽수진) 

지방선거는 어쩔 수 없이 중앙정치의 평가의 장인 것 같다. 아무리 지역에서 애를 써도 석달 전 중앙당의 활동이 후보의 성적이 될거다 라는 얘기를 들었다. 

 

정의당은 지역에서 활동해도 중앙에서 바람이 불면 스르르 스러질 수밖에 없다. 이건 당 차원에서 고민해야 하지 후보들이 각자 어떤 점이 못났어 라고 하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 당에서는 평가투쟁의 시작이다. 젊은 청년 여성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는 얘기들이 벌써 돈다. 평가투쟁에 임하는 체력을 회복해야한다. 

 

지선에 한정지어서라기보다는 정당정치의 문법과 페미니즘이 조응할 수 있는 구조인가 하는 고민은 든다. 청년 정의당 대표의 직장 괴롭힘 문제도 그렇다. 후보자 한명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림자 노동을 하는 구조가 여의도 문법이다. 결국 똑같이 답습해서 성취를 하는 것이 페미니즘 정치의 방법론이 될 수 있나하는 생각이다. 청년 정의당의 문제도 거기서 파생한 것. 페미니스트답게 정당 정치를 하는 법, 이 방법론은 뭘까. 선거에서 다양한 메시지들이 나가야 하는데 후보자가 다 할 수 없으니 누군가 대필을 한다. 본인의 이름 없이 그 써서 내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해서 고민이 된다. 해결해야할 숙제가 많다. 

 

(부순정) 

제주에서는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녹색바람이 불었다고 할 정도로 녹색당 정당지지율 4.87%였다. 이번에는 0.13%모자라서 도의회 진출 못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도지사 후보 지지율도 정당지지율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표로 심판받는 입장에서 실패했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이번 선거를 통해 녹색당 의제 탈성장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은 진일보했다고 평가한다. 다른 지역과 다르게 제주는 선거연합의 파고를 회복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고민되는 지점은 탈성장 의제 관광객 줄이자는 이야기를 다음 단계에서 어떻게 논의하고 현실화할 것인가이다. 7월까지는 전 지역 돌면서 선거평가하면서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할 예정이나 개인적으로는 두려운 시기다. 선거 끝나고 나서 선본 활동한 분들 중에서도 모든 것을 내놓고 활동했고 각자의 삶의 무게가 있기 때문에 그 동력들을 가지고 평가를 이뤄내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어 두렵긴 하다.

 

그러나 정치가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정치라 말할 수 없다. 책임 있게 지역사회 안에서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선거로 길러진 녹색당 정치인, 비례후보인 신현정 후보 이건웅 후보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 제가 나설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정치인들이 지역 의제와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을지 정치인으로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지난번 그 후보는 어디갔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는데, 이런 말 다시는 듣지 않도록 후보 역량이 커가고 당 역량이 커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고민이다.

 

(조영은) 

활동가들이 만드는 담론들이 지방선거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페미니즘, 기후위기, 노동. 주요하게 얘기되는 의제들이 논의되기에는 부족하다. 지역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성장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촛불집회로 민주주의 의제가 부상했다고 생각했는데 단지 민주당의 민주주의로서 수렴되어버린 결과가 지금의 대선과 지선의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촛불의 민주주의라는 말이 던져졌는데 우리 삶의 민주주의로 성찰되지 않았기 때문에, 함께 하는 운동이 성장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가 아닐까. 

 

 

7. 페미니스트/페미니즘 정치가 필요하고,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지만 확장성이 계속 좁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 후보를 외쳤던 여성청년 후보들 중에 선거를 치른 후에 정치를 떠나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정치활동을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 후보들을 키우고, 선거에 출마했던 페미니스트 후보들이 계속 정치를 하고, 당선이라는 실질적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 정당이나 여성단체, 진보진영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부순정)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가 변하지 않을 것을 확인하고 비통했다. 바뀌지 않을 거라는 절망감과 두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더라. 녹색당의 정치든 페미니스트 정치든 여지가 없다는 절망감이다. 그런데 무엇을 해야할 지가 보인다. 이 벽에 부딪혀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이거를 해야겠구나.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 거대한 현실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겠지만 저들의 정치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생긴다. 우리만이 가능한 정치의 공간들을 반드시 만들어나가야겠다. 그 정치를 답습하지 않고 우리가 만드는 길을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다. 그 누구도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해주지 않는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당사자가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곽수진) 

후보가 되고 나서 느낀 점은 유권자들을 탄탄하게 눈에 띄게 만들어야하지 않나하는 생각이다. 오십대 이상 남성은 선거를 축제로 즐긴다. 불쾌한 내색을 하면 나 유권자야 하고, 누리고 계신다. 반면에 1인 가구 젊은 여성분들의 가장 큰 제스처의 지지는 파이팅(손으로). 이거 이상의 젊은 여성 유권자들이 어떻게 선거를 누리게, 의사표현을 하게 만들 수 있을까. 다시 유권자 운동을 해야하나 하는 고민을 했다.

 

(조영은)

정치가 의회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가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바꿔내는 일이라고 하면 다양하다. 거리의 정치를 경험했고 그 정치가 가지고 있는 변화가 있다. 이만큼 대중운동의 힘이 컸는데 의회가 대답했냐 보면 그렇지 못했다. 의회가 대중의 힘과 메시지에 대응할 준비가 안됐다. 어떻게 이 다양한 대중운동 메시지가 정당이나 정치권들이 대변할 것인가. 

 

선거제도의 문제들을 계속 얘기하게 된다. 어떻게 페미니즘 정치인이 확장될 수 있냐는 시스템에 문제제기하는 대중운동과 선거제도가 필요하다. (중략) 선거제도 개편뿐만 아니라 대중 목소리를 어떻게 정치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 걸 놓치면 정치는 죽는다. 

 

 

개별질문

 

(곽수진)

- 다른 지역구지만 관악구 후보 중에 여성안전 관련 예산 삭감 공약 들고 나온 안티페미니스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곽수진 후보님이 ‘여성안전’ 공약에 더 신경을 쓴 것 같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1인 가구가 밀집된 관악구-신림 지역의 특성상 이런 공약이 필요하다고 생각된 반면, 가부장적 시선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제한하는 보호주의적 관점이 아닌지 고민이 들기도 했습니다. 페미니스트 후보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성안전’ 공약은 어떻게 설계되고 구성되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여성관련 공약이 안전, 경력단절에서 돌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이 강하다. 여성안전 공약이 1번 공약으로로 들어갔던 것은 길거리에서 스티커 투표 같은 것을 하면 여성안전이 스티커가 많이 붙는다. 지역에서 체감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이것이 여성 담론이 확장되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이 있더라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하는 고민이 들었다. 지역구 특징이 골목골목이 어둡기도 하고, 공중파 언론에도 뉴스에 탈정도로 밤길에 따라가고 이런 사건사고들이 예비선거 기간에도 있었다. 지역 상황 상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페미니스트 후보로 내건 공약은 기후와 성소수자 공약이다. 동시대를 살고 있는 페미니스트들이 마을에서 필요한 게 뭘까. 기후위기에 대한 고민, 성소수자 성평등 문제를 마을에서 어떻게 첫삽을 뜰까 고민했다. 이걸 공감해줄거라 생각해서 힘을 준 부분은 이 부분이다. 성평등 관련해서는 안전 강조하는 것은 예방적인 것이나 사건을 중심으로 하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성평등 달성하는 방법은 교육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구의원으로서 교육관련 공약을 내면 뭘 할 수 있을까 할 때 탈가정 청소년에 대한 시설 보호 매뉴얼이나 성평등 교육에 대한 매뉴얼을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고 공약화했다. 이게 페미니스트 후보로서 내건 공약이라고 생각했다.

 

(부순정)

- 현재 집권여당이 성평등 전담부처인 여성가족부 폐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정부 또한 중앙정부의 이러한 기조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광역단체장으로서의 성평등 전담부처 공약이 중요하다고 보이고, 지방정부의 성평등 정책 전담기구를 강화하기 위해서 지방정부의 성평등 책무성 강화, 전담부처와의 협업체계 등 여러 가지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후보님께서도 성평등 추진체계와 관련해 성평등 부지사와 평화 부지사를 두겠다고 공약하신 바 있습니다. 이것이 기존 추진체계와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측면에서 더 나은 성평등 추진체계라고 생각하는지와 함께 성평등한 지방정부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무소속 다른 도지사 후보께서 선거일 다가와서 간담회 이후에 간담회 자료들을 그대로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성부지사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제주의 강인한 여성이라는 단어로 보도 자료를 냈다. 제주에 강인한 여성이라는 단어는 여성을 착취하고 억압했던 기저다. 이미지로 소비되고 여성들이 언제까지 강인한 여성이라는 굴레로 착취당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진보 후보조차도 그런 이야기를 한다.

 

여성부지사를 만들겠다는 것은 성평등 정책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대표성 측면만 해결하겠다는 거다. 성평등 부지사를 두겠다는 것은 도정 계획 출발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성평등 관점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넘쳐나는 쓰레기 문제. 또 다시 어느 마을에 소각장을 짓겠다 하는데, 유치를 희망하는 마을은 마을 총회를 거치고 세대주 동의를 얻으면 유치해서 몇 백억 지원하겠다 난리다. 그런데 마을 총회 가보면 알겠지만 제주에서는 5-60대 남성들이 주로 간다. 투표권이 마을 주민 모두에게 주어지는 게 아니라 세대 당 하나다. 아버지가 대부분이다. 세대주 토지 동의도 얻어야 하는데 세대주 역시 특정 세대 남성이다. 이런 과정이 모든 제주 행정의 기반이다. 마을 총회 거치라고 하면 남성들이 다 결정을 한다. 대부분의 행정에서 여성의 목소리는 배제되고 있는데 성평등 부지사 역할이라는 것은 권한을 가지고 하겠다는 거다. 성평등 정책관은 4급 권한. 원희룡 도지사 시절 만들어졌고 성평등 마을 규약 만들기 여민회가 진행했다.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사업하다가 흐지부지 됐다. 단 한 곳도 바뀌지 못하고, 마을 민주주의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성평등 부지사는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평등 관점으로 도정 바꿀 수 있다. 세대주 동의가 아니라 지역주민 동의를 얻는 등 절차를 바꾸게 된다면 제주의 가장 큰 문제인 갈등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제주는 기후위기도 기후위기이지만 민주주의 위기도 심각하다. 

 

(청주페미니스트연대 조영은)

- 청주페미니스트연대의 출마와 선거운동이 지역의 가부장 정치, 양당중심의 정치를 견제하고 균열을 내는 새로운 방식의 정치운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정치/선거에 직접 뛰어드는 운동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요? 활동가의 출마나 정치인-됨이나 시민운동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활동으로만 보면 출마를 하는 행동 자체가 운동이었기 때문에 활동가가 정치인이 되는 것에 고민은 많지 않았다. 운동의 내용, 어떻게 우리가 하고 싶은 운동을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활동가는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고 정치인은 사회를 바꾸는 주체라는 생각한다. 페미니스트 정치를 운동으로서 이 선거를 바라본 것이다. 

 

양당 중심의 정치를 견제하고 균열을 내는 새로운 방식의 운동이라고 질문을 써주셔서 부담을 느꼈는데 양당 중심 정치에 균열을 내었는가는 객관적 평가가 필요하다. 운동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새로운 방식이었다는 걸 설명 드리면 접근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새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당선시켜서 의회에 보내서 세상을 바꾸는 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 그랬으면 벌써 많이 바뀌었어야 한다. 의회가 실질적으로 바뀌었냐 라고 하면 냉정하게 평가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 선거운동이 아니고 이 목소리를 내고 싶은 사람이 주체가 되는 운동을 하자는 방식으로 시작했으니 선거운동 방식도 공약도 다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방식이라고 평가받는 것 같다. 

 

저희 지역에서도 여성 활동하다가 정치인 한 분들도 많고, 충북에 지방선거에 시민단체 활동하던 분들이 민주당으로 많이 출마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문제의식이 많다. 전부 다 민주당으로 나가는데 이 사람들이 시민운동하면서 이야기 했던 가치와 내용과 민주당으로 이야기하는 것과 너무 다르다. 출마하는 순간부터 다르다. 충북 지하철이야기를 모든 후보들이 이야기했다. 지금까지 성장중심 개발을 반대했던 시민운동 했던 사람도 그런 플랜카드를 내건다. 시민운동 경험이 정치로 연결되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힘이 되어야하는데 민주당 지향에 수렴되고 민주당 말고는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시민운동 하는 것이 이렇게 선거나갈 거면 그 경력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일반시민단체 활동가들도 운동 내용과 방식이 정치와 의회로 수렴되는가는 비판적 의식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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