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621] (참관기) "한국여성정치연맹 창립 25주년 기념식 및 토론회"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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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6-06-27 17:28 조회2,863회 댓글0건본문
[한 고등학생 분이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에서 자원활동을 시작했습니다.(뭉클) 자원활동가에 대한 이야기는 7월에 짧고 강한 "밀착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원활동가로 온 김서영씨는 여세연 사무국 일을 함께 하기 전, 지난 6월 21일에 있었던 "한국여성정치연맹 창립 25주년 기념식 및 토론회"에 참여하고 참관기를 작성해주셨습니다. 교내에서도 인권 활동을 하고 있는 서영씨에게 이 행사가 어떤 의미였을지 궁금했습니다. 모쪼록 앞으로 여세연이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많은 고민들을 키워나갔으면 합니다. :) ]
한국여성정치연맹 창립 25주년 기념식 및 토론회 참관기
김서영 (한국외국인학교 10학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자원활동가)
6월 21일 국회도서관에서 2시간 가량 진행된 기념식 및 토론회 행사에는 여러 국회의원, 교수, 사회활동가들께서 연설을 통해 한국여성정치연맹의 창립 25주년을 축하해주셨고 젠더관점에서 본 공천실태현황에 대해서도 발표해주셨는데요.이번 행사는 한국정치의 여성참여실태에 대해 제가 알지 못했던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되었고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정세균 국회의장께서 말씀하신 지난 25년간 한국여성정치연맹뿐만이 아니라 여러 여성정치 활동단체들이 쉬지 않고 노력한 끝에 여성국회의원이 현재 국회의 17%를 이루고있다는 대목이었습니다. 국회의장께서는 이 수치가 목표인 30%에 가까워지기는 했지만 한국 인구의 반은 여성이기 때문에 50%의 국회가 여성들을 대표하는게 궁극적인 목표라고도 하셨습니다.
이때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 (Sheryl Sandberg)가 2014년 하버드대학 졸업식에서 한 연설이 생각났는데요. 특히 여성들이 상승적인 성평등 추세에 만족하는 것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당연하고 타당한 권리를 즉시 원하고 요구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한 대목이 생각났습니다. 지금까지 큰 향상이 있기는 했지만 멈추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여성정치를 옹호하고 정치적 성평등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을 항상 마음에 담아두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앞으로도 한국 여성정치가 발전할 측면들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일단 기념식/토론회에서 젊은 활동가들을 거의 볼 수 없었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이렇게 여성정치를 위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모두가 더 나은 미래를 구상하는 자리에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가 있지 않았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청소년들과 젊은 층의 관심부족이 이유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의 젊은 세대의 정치참여와 청소년들을 위한 정치 교육 추구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페미니즘”이라는 용어의 오용 또한 잦았습니다. 연설을 해주신 다수의 분들께서 남녀 구분없이 “가족 구성원 중 여성이 많기때문에 페미니스트입니다” 또는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페미니스트입니다”라는 발언을 종종 하셨는데, 페미니즘은 남성과 여성의 정치적, 금전적, 사회적인 평등을 추구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이런 문맥에서 페미니즘이나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의 사용은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성이 더 우월한 성이기 때문에 정치에 더 적합하다는 발언들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믿음은 20세기 초에 서양 여성권리활동가들이 주창한 바 있지만, 현재로서는 남녀가 평등한 대우를 받는 사회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페미니즘의 핵심적인 가치가 진화하였는데, 우리 정치의 일부는 아직도 20세기 초에 유행했던 관념에 머물고 있지 않은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런 발언에 환호하는 여성관객들을 보며 안타까웠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개선이 되어야한다고 생각된 것은 성평등적인 사회와 정치를 향해 갈 때 남성과 여성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져야한다는 극단적인 태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성평등은 말그대로 남성과 여성이 평등한 권리를 누리는것인데 많은 여성분들께서 “남성들을 싸웁시다” 라는 식의 왜곡된 성평등 발언을 하셨습니다. 사실 문제는 남성들이 아니라 가부장제와 가부장적인 고정관념들인데 말이죠. 남성 vs. 여성이 아닌 모두 vs. 가부장제라는 생각을 가지는것이 옳은 것 같습니다.
행사 참여를 통해 한국여성정치의 단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제가 가진 생각과 한국정치인들의 견해를 비교해보며 청소년 성평등 활동가로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의 발전에 만족하는것에 멈추지 않고 앞으로의 발전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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