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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인터뷰] "김서영 인턴활동가님,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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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6-09-21 13:43 조회2,8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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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세연 활동가 혜민입니다. :) 올 여름은 꽤 더웠던 것 같습니다. 언제 끝나려나, 하던 찰나에 어느덧 시원한 바람과 함께 가을이 왔네요. 여세연의 여름도 무척이나 더웠지만 그 여름에 잔잔하게- 꾸준히- 함께 활동을 해준 한 인턴활동가님이 있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여세연 사무실에 많이는 나오지 못했지만 관련한 포럼, 행사 등에 다녀오고 이야기를 전해주시기도 하고 영어 업무 등에 큰 도움을 주셨던 김서영 인턴활동가 입니다. 사무실 일이 한창 바빴던 때에 활동해주셨기에 많은 대화를 이어나가지 못한 게 아쉽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인연이 끝이 아님을 믿고, 아쉬움보단 감사함으로 이 인터뷰를 전하고자 합니다. 

 
 
 

* 여세연이란 단체에 함께 활동하게 된 계기는? (덧붙여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한국외국인학교 11학년에 재학중인 김서영입니다. 미국교포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덕에 두 문화와 언어를 동시에 접하면서 자라왔어요. 친가는 미국에, 외가는 한국에 있는데,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대화할 때면 문화적으로 서로 크게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외국인 친구들과 한국인 친구들을 비교할때에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여성상과 성소수자 문제를 다룰때 차이가 제일 크게 느껴져요.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의문을 가지면서 성소수자문제와 페미니즘에 관심을가지게됐고, 11학년 (한국으로 치면 고3)이 돼서 너무 바빠지기전에 사회활동가로 일하는건 어떨지 궁금해 여세연 문을 두드리게 됐습니다.

 

* 여세연에서 두 달 동안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이런 경험을 한 게 처음이라 모든게 신기하고 새로웠어요. 한가지 순간을 꼽는다면 일본 지방여성의원들이 방문하셨을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꽤 연세가 있으신데도 불구하고 수첩에 열심히 필기하고 토론회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분들을 보고 “와, 참 멋있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같이 어린 인턴에게도 정중하게 부탁하고 질문하는 태도도 멋있다고 생각했고요.

또 인터넷에 제가 쓴 글이 올라가는 것도 뿌듯했던 순간인 것 같아요. 하고싶은 말이 많다보니 자유시간에 사회이슈에 관해 글쓰는 걸 즐겨하는데, 혹 악플이 달릴까봐 무서워서 비공개 블로그에 게시하고 있었거든요. 영한사전을 열심히 돌려가면서 쓴 글들이 여세연 홈페이지에 올라가고 조회수가 올라가는 걸 보면 내가 어쩌면 누군가의 생각을 바꿔놓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묘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 서영씨와 같은 10대는 정치에 대해 어떤 이미지나 태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 정치는 아직도 10대들에게 접근하기 어려운 주제인 것 같아요. 어른들도 “너는 정치 절대 하지마라, 정치는 멀쩡한 사람도 망친다.” 이런얘기를 계속 하시고, 한국학교에 재학중인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학교선생님께서도 정치얘기를 피하려고 하신다고 하고요. 언제부터 정치인은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되었고 언제부터 10대들에게 정치는 금기어가 됐는지 생각해보면 참 안타까워요. 저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으니 우리나라 정치보다는 미국정치에 관심을 두고 있게되는 것 같아요. 인터넷 글들만 봐도 정치이슈에 관한 게시물에는 논리적인 지적이나 통찰력있는 관점보다는 무조건적인 욕이나 상스러운 드립이 난무하는데, SNS를 즐겨하는 우리 10대들에게 이것도 없잖아 영향을 끼치고 있는 듯 해요.

 

* 서영씨가 여세연에서 접한 이슈들이나 경험에 대해 주변 친구들은 어떻게 반응(태도)했는지 궁금궁금해요!

사실 친구들사이에서도 별종으로 통해요. 청소년때 관심사가 아이돌이 아닌 정치, 페미니즘인게 흔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런데 말을 꺼내면 꺼낼수록 “어, 얘 뭐지?” 이러면서 제 말에 귀기울여주는 친구들이 많아 뿌듯합니다. 얼마전에 이에 관련해 학교동아리도 만들었어요! 선후배들도 관심을 가져주고 학교분위기도 점점 이런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반기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 여세연이 함께 하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개특위'에서는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는 것에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무조건 찬성입니다. 저번에 조혜민 활동가님과도 비슷한 얘기를 했었어요. 왜 우리나라는 10대에겐 정치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서 20대에겐 투표를 안하면 죄인 대하듯 할까… 이 모순이 빨리 고쳐져야한다고 생각해요. 선거연령이 낮아질수록 10대 관심도도 높아질 것이고, 그만큼 어린세대가 더 영향을 미칠 수 있잖아요. 정치는 20대들에게 벼락치기 과제로 내려지는게 아니라 청소년기부터, 또는 그 전부터, 언어배우듯 자연스럽게 접해야한다고 생각해요.

 

* 여혐,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등에 있어 서영씨, 주변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공유하고 있나요?

한동안 무서웠죠. 하지만 무서운 것 보다도 남성 vs. 여성 구도가 되어가는게 제일 보기 안타깝고 답답했어요. 양성평등은 말 그대로 한 성이 우수하게 여겨지고 대우받는게 아니라 모두가 성에 상관없이 평등한 권리를 가지는 건데 말이에요. 타협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게 아닌 무조건 달려들어서 공격하고 싸우는 사람들을 보는게 저는 가장 싫었어요. 남성들도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고, 여성들도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되는 우리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 앞으로 서영씨가 살아가면서 여세연의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싶은지, 정치인이란 꿈은 없는지? *_* 

일단 한국어 실력이 늘어서 좋았어요. 미국수업과정을 영어로 듣고, 친구들과도 영어로 대화하고, 머릿속으로 생각할 때도 영어로 하다보니 한국어가 살짝 부족했었는데, 참관기도 쓰고, 홈페이지 번역도 하고, 많은분들과 토의를 한 덕분에 작은 발전이 있었던 것 같아요.

11학년으로서 슬슬 대학원서를 써야하는데, 여세연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는동안 그래,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회학과 여성학 (Women’s/Gender Studies)쪽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답니다. 앞으로 10년, 또는 20년후에 제가 정확히 뭘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세연 경험을 통해 정치인의 꿈도 품게 된 것 같아요. 혹 정치인이 되지 않는다 해도 제 배경을 이용해 아시안계 미국인 커뮤니티에서 자아성, 정체성에 관련한 연구를 이끄는 개척자가 되고싶다는 생각도 했고요.

 

*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 부탁드려요~ :) 

이제 2018년 여름에 졸업을 하면 미국대학에 진학하게돼요. 대학생활, 대학원생활을 하고 한국에 들어올지 아니면 미국에 남을지 아직은 잘 모르지만 확실한 건 깊게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생겼다는 점? 평생 공부해도 절대 질릴 것 같지 않아요. 진부한 말인 것 같지만 저에게 이런 뜻깊은 경험을 하게해 준 여세연에게 진심으로 고마워요. 앞으로도 여세연 식구로서 제가 도울 수 있는게 있다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

 
 
서영씨와 여세연 활동에 관한 OT를 하던 날, 같이 여러가지 공부를 해보자고 다짐했건만 사무국 일이 바빠 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활동 마지막 날에는 작게나마 세미나를 진행하였습니다. 여세연 연말 포럼 등 앞으로 행사들에서 서영씨 모습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고, 젠더 정치에 관해 고민하는 지점들을 나눴으면 합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부족한 여세연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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