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715](참관기) 제 10회 EGEP 오픈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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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6-07-19 11:08 조회2,071회 댓글0건본문
제 10회 EGEP 오픈 포럼 참관기
민 지영(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여세연 인턴활동가)
7월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Ewha Global Empowerment Program 오픈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변화를 만드는 초국적 여성연대’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이틀 동안 아시아와 아프리카 다양한 나라에서 오신 발표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던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첫째 날은 여성에 대한 폭력에 대한 발표가 주를 이뤘고, 둘째 날은 여성 리더십과 임파워먼트, 평화와 여성의 삶, 사회정치적 참여와 여성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주제로 발표가 이루어졌습니다.
첫째 날의 발표를 통해 각국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여성 절반 이상이 인생에서 최소 한 번 이상의 가정폭력의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케냐에서는 부모가 아이들을 성매매범에게 파는데도, 대부분은 그 현실을 순응한다고 합니다. 엄마도 그래왔고, 언니도 그래왔으니까. 방글라데시에서도 10~24세 사이의 여성의 원치 않는 임신의 비율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이러한 여성 폭력은 그 사회의 문화적, 관습적인 영향이 매우 커서, 법적 제도를 통해 여성 폭력을 근절시키려는 노력도 사실상 쉽지가 않은 듯 했습니다. 기득권층의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해보였고, 피해자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그리고 교과서에서부터 충분한 젠더 교육 내용을 포함시킴으로써 어릴 때부터 젠더 스테레오타입을 형성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비단 이러한 나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날에는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나 정치참여가 어려운 상황들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성은 남성에게 종속되거나 2차적인 시민으로만 인식되는 경우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여성도 어느 정도 사회적 활동을 통해 사회경제적 지위가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리더십 포지션에서 여성의 비율이 낮고 가사노동 영역에서 분리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웠던 내용은 네팔에서 여성의 지위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이는 토지소유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네팔에서는 여성의 위치가 남편의 집이라고 합니다. 태어나자마자 여성은 다른 집으로 시집을 갈 것이라고 생각하여 출가외인으로 여기어, 여성은 자신이 태어난 집안으로부터 권리를 인정받지 못합니다. 그 결과 아들은 사립학교를 보낸다면 딸은 공립학교를 보내고, 아들이 아프면 병원에 바로 데려가지만 딸이 아프면 3개월 정도 묵히다가 치료를 받게 하는 등 딸과 아들을 동등하게 취급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집안의 토지소유권 역시 딸에게는 주지 않고, 남편의 집에서 토지소유권을 일부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팔 권리는 여성에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땅이라는 것은 여성에게 경제적, 사회적인 권한을 부여하는데, 여성 토지소유권이 인정되지 않는 것은 사회에서 여성의 여러 권리를 박탈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적 영역에서 공적 영역으로 여성의 권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태어난 집안에서부터 토지소유권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여성의 토지소유권 확대가 필요해보였습니다.
이틀 동안 포럼을 참관하면서 많은 아시아.아프리카 나라에서 여성의 권리 억압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고, 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각 단체들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엿볼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여성에 대한 지원과 자원 부족으로 인해 낮은 여성의 사회적, 정치적 참여율을 올려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많은 나라들이 이렇게 매년 모여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고 있다는 점에 뭉클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이 낮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많은 나라들에서는 정치적 대표성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여성 개인의 정체성과 권리를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 안타까웠습니다. 각 사회의 전통적 고정관념이나 가부장적 관습을 한 순간에 파괴해버리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은 전 세계적으로 함께 지속적으로 결의를 가지고 행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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