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102]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즈음한 비상시국회의"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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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6-11-09 13:37 조회2,037회 댓글0건본문
11월 2일(수) 오전 10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즈음한 비상시국회의"가 있었습니다. 당일 참여했던 청년젠더활동가 채영의 후기를 공유드립니다. 1주일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시국회의 자리에서 외쳤던 것들이 얼만큼 이뤄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그 자리에서 채영이 느꼈던 지점들은 비단 시국회의라는 공간'만'의 문제가 아님을 많은 여성주의자들이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공유드립니다. :)
시국회의에 다녀왔습니다. 곳곳에서 많은 분들이 와주셨고, 그만큼 많은 논의가 나왔습니다. 기자회견 시간 이전에 간략히 추가되어야 할 사항들에 대한 논의를 하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그 후에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비상시국회의의 특별 결의문은 박근혜 정권의 반민주성 뿐만 아니라 반민생, 반평화, 국민안전위협 등을 해결할 것을 결의하여 의미가 있었습니다. 결국 ‘정치스캔들’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있고, 그 정권이 시행한 정책이 반민생, 반평화적이었기 때문입니다.
* 박근혜 정권의 반민주, 반민생, 반평화, 국민안전위협으로 벼랑 끝에 놓인 국민들의 요구는 절박하다. 이러한 요구는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 故 백남기 농민의 살인 진상 규명 위해 특검을 도입하라!
* 박근혜의 ‘세월호 7시간’을 수사하고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
* 775억에 거래한 청부정책, 노동개악은 무효다!
* 한반도를 갈등으로 몰아넣는 사드배치 중단하고, 한일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합의는 폐기되어야 한다.
* [친일, 독재미화] 역사 교과서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 지진 위험 지역 원전 가동을 멈추고 비상점검하라.
기자회견은 삶의 현장 곳곳에서 퇴진을 위한 행동을 이어가달라는 국민행동제안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광장에 20만 명이 모이는 일은 정말로 흔치 않고, 그만큼 곳곳에서의 국민행동이 의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미셸 우엘백의 <복종>을 읽고 있는데, 가장 두려운 순간은 열망 있는 사람들이 포기했을 때라는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동시에 일상에서 꾸준히 소중한 가치를 지켜나가려는 것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박근혜+최순실 스캔들이 그야말로 블랙홀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요즘, 너무 큰 절망에도 단념에도 빠지지 말고, 일상 속에서 작은 행동들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그것을 위해 요즘 제안되는 시청-광화문 경로가 아닌 각 지역의 곳곳을 함께 걷는 것이 실현된다면 새로운 집회 문화를 하나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제가 말한 일상에서 가치를 지켜나가려는 노력은, 자유롭고 평등한 대화를 나누려는 노력, 나의 위계를 성찰하려는 노력을 말하는 노력을 포함합니다. 집회 현장에 함께하러 나갔다가도 발언하시는 분들의 여성혐오 발언에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 하나 하나가 우리 서로를 해치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시국회의에서의 토론에서도, 어떤 목사님께서 박근혜를 ‘00년’이라고 칭하셨고, 별다른 제재는 없었습니다. 또한 기자회견이 시작되었을 때 대학생/청년들이 맨 앞에 앉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마음이 또한 불편했습니다. 학생과 여성이 참여하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지만 그것이 자극제로 소비되는 것은 당사자로서 불편한 마음이 앞섭니다. 이것을 결국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학생과 여성에 대한 편견, 어쩔 수 없이 드는 마음 같은 것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일상 속에서의 성찰과 의도적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이런 어린 여학생들도 집회에 나오다니! 가슴이 아프군!’하는 생각은 어쩔 수 없이 들 수 있지만, 이 생각과 이런 기사제목들이 여성이나 청소년의 존재를 평면적으로 그려낸다는 데에 일조한다는 성찰 역시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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