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616] 페미니스트 정치포럼에 다녀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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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7-06-20 16:38 조회2,541회 댓글0건본문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은 지난 6월 16일 오후 3시, 스페이스노아홀에서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페미니스트 정치포럼]에 다녀왔습니다! 1부 강의는 물론이고 2부에서의 의제별 발표도 너무너무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이런 흔치 않은 자리 마련해주신 한국여성단체연합에게 감사드립니다 ✿˘◡˘✿
1부에서는 이진옥 대표님께서 <촛불 혁명, 대선, 그리고 페미니스트 민주주의>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18대 대선과 촛불 혁명 이후의 19대 대선까지 어떤 사건들이 있었고,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페미니스트 정치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페미니스트의 시각으로 분석해주셨습니다.
이전의 정치균열이 '지역'이었다면, 19대 대선부터는 '세대'와 '성별'이 지역을 대체하는 정치균열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더 문재인을 지지했다는 것도 이번 19대 대선에서 주목할만한 현상입니다. 이렇게 정치적으로 변곡점이 된 19대 대선을 통해 당선된 문재인은 선거운동에서부터 지금까지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성평등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고 약속했고, 자신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이성애적/전통적 가부장제에 기댄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허상으로만 존재했던 아버지의 모습, 즉 온정적이고 가족중심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중성'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동성애 반대 발언이라든지, 탁현민, 안경환, 김진표의 인사 문제 등등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인상깊었던 말씀 중 하나는, 19대 대선 과정에서 '성적 보수화'의 흐름에 '동성애를 엄벌하겠다'고 말했던 홍준표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동성애 엄벌은 이상화된 여성과 남성의 역할을 단죄하겠다는 의미였고, 결국 남자답지 못한 남자, 여자답지 못한 여자를 처벌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여성성과 남성성을 강조하는 것이었습니다. 문재인의 동성애 반대 발언도 이러한 효과를 가질수밖에 없었습니다. 유승민 후보의 딸 유담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지만, 유승민 후보는가 유세 과정에서 "딸, 남자친구 없다"고 발언했다는 점에서 이미 유담은 마케팅의 대상이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이진옥 대표님에 따르면 지금, 페미니스트 정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중성을 가진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 혹은 '성적 보수화'와 '남성성'으로 회귀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강남역 사건 이후, 온라인 페미니스트들이 '미러링'의 전략으로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들을 가시화했다는 점에서 '미러링'은 효과를 갖지만, 한시적이라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진보는 항상 남성의 얼굴을 해왔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남성들로 구성된 네트워크와 사회적 자본을 통해 성장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페미니스트 정치의 개입을 더욱 절실하게 요청해야 할 것이고, "안팎의 개입"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정치권력을 가져와야 할 것입니다.
2부에서는 의제별 발표 및 모둠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관심을 가졌던 주제는 우지안(페미당당 활동가)의 '여성주의정당 프로젝트'와 오스칼네 고양이(믿는페미 활동가)의 '교회에서 페미니즘하기' 그리고 최미연(비디오그래퍼, 전 동물보호 시민단체 KARA 활동가)의 '혐오의 연결고리, 여성 그리고 동물'이었습니다.
페미당당을 촛불 집회의 페미존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실제로 창당하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했고,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 발표를 들으면서 정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논의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이성애를 기초로 한 가족과 보수적인 집단으로 구성된 교회에서 페미니즘을 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궁금했는데, 애초에 성경이 쓰여진 시기와 기독교가 전파된 시기 자체가 가부장제에 기초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여성들이 쓴 성경과 해석들이 분명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드러나지 않고 배제되었다는 말씀을 듣고, 여성들에 의한 성경 해석과 여성들이 함께 참여하는 교회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마지막 발표에서는 동물학대와 여성 혐오 범죄가 '싫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알고 싶지 않다'는 데에서 출발하는 폭력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나중은 없다! 지금 당장" 모두의 울림이 되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해주신 곽이경(여성성소수자/민주노총 대외협력국장)님은 여성성소수자로서 노동자 단체에서 일하고 계신데, 그 과정에서 지치거나 소진되지 않고 어떻게 성소수자의 문제를 단체 내에서 드러내고 논의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고, "'그날'에서 월경까지'의 제목으로 발표해주신 김민지(초록상상 활동가)의 "인류의 절반이 40년 동안 하는 일인데 꽁꽁 싸매서 꺼내지 않는 것이 과연 당연한 것인지, 월경이 숨는 사이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리게 되었는지"라는 말씀에 공감하였습니다.
의제별 발표를 듣고, 조별로 모여 발표자분들께 드릴 질문을 적고, 젠더 의제들을 논의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조별모임과 질문할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지만, 이 날 들었던 강의와 의제별 발표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행사 준비해주신 여성연합, 발표해주신 발표자 분들, 강의해주신 이진옥 대표님, 그리고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신 참석자분들까지 너무너무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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