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714] <대한민국 제20대 국회의원 정치대표성 인식조사 발표- 여성의원과 남성의원, 무엇이 다른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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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7-07-17 17:01 조회2,491회 댓글0건본문
안녕하세요. 여세연 인턴 시운입니다.
7월 14일, 국회입법조사처 제1세미나실에서는 <대한민국 제20대 국회의원 정치대표성 인식조사 발표- 여성의원과 남성의원, 무엇이 다른가?>가 진행되었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의 일반공동연구재단('의회 내 정치적 대표성의 성차에 대한 공식-비공식 제도요인 분석: 한국, 일본, 대만 비교분석')를 수행하고 있는 연구팀은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한국일보, 국회입법조사처와 함께 올해 2월부터 3월 말까지 제20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본 설문조사의 분석결과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먼저 부산대학교 황아란 교수님께서 이번 설문조사의 설계, 진행 과정, 전체적인 개요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연구진들은 정치진입, 공천과정, 의정활동, 정치대표성 등의 항목에 대해 의원들에게 질문하여 남성과 여성 의원 사이에 차이가 유의미하게 존재하는지를 분석하였습니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국회의원은 총 163명으로, 모든 문항에 걸쳐 응답빈도가 높다는 점에서 충실한 데이터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권수현 여세연 부대표님께서 “정치진입과 공천과정에 대한 국회의원 인식의 성차”에 대해 발표해주셨습니다. 보통 정치 진입단계에서부터 여성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먼저 이것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설문을 통해 파악하였습니다. 여성 지역구 의원의 경우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게 된 계기’를 묻는 문항에서 ‘소속 정당의 공식적인 요청’의 비율이 가장 높고, 비례 의원은 ‘자발적 결정’이 높은 반면, 남성 의원의 경우 여성과 반대로 지역구 의원의 75%가 자발적 결정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정당의 공식적 요청이 있지 않는 한 지역구 후보로 공천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지만, 남성의 경우 지역구로 출마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본인의 자발적 결정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출마 시 고려사항의 요소로 자금력을 묻는 문항에서 남녀 의원 모두 비교적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보아,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는 국회의원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남녀 간 성차가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은 성별과 상관없이 평균 이상의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만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여성은 남성에 비해 지역구 의원으로의 진입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진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여성 의원들 역시 평균 소득 수준을 상회하는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진입 과정에서 자금력 부분의 성차는 나타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공천과정을 묻는 설문 결과를 통해 권수현 부대표님이 파악한 것은 의원들이 공천심사위원회가 정당의 후보 공천에 미치는 큰 영향력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공천심사 위원회의 주요 구성원은 남자이기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여성이 일차적으로 배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여성 대표성을 확대시키기 위해 공천심사위원회의 구성에서도 여성할당제를 적용해야 합니다.
그 뒤에는 오차노미즈 대학의 신기영 교수님께서 “여성대표성과 할당제에 대한 남녀 국회의원의 인식분석”에 대해 발표해주셨습니다, 먼저 이번 연구와 비슷한 맥락의 조사를 일본에서도 진행하셨지만 회수율이 낮았다며 비교정치학적 접근을 하지 못해서 아쉬움을 표하셨습니다. 한국에서 여성할당제가 도입된 17년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다른 국가에 비해 제도적으로 우수하지만 여전히 남성 비율이 압도적이고, 완전한 정착이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나 전 세계적 흐름이 동수내각인 것에 비교해보면, 현재 국회의 여성 의원 비율이 17%에 그치는 것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착을 더욱 더 강력하게 강제할 수 있는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동시에 정착을 막는 저항을 분석해보고자 여성 할당제에 대한 남녀 의원 간의 인식 차이가 존재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문 결과를 분석해보면 과거에 비해 여성의원의 자질, 역량, 전문성에 대한 의심이 크게 불식되었으며, 20대 국회의원들은 여성할당제의 확대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성의원들이나 진보적인 일부 남성 의원들이 강제적인 여성 할당제 규정이 적절하다고 보는 반면, 20~40%의 남성 의원, 특히 남성 지역구 의원들은 여성대표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한계로 인해 여성 할당제가 완전한 규범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점에서 향후 할당제의 강화, 개혁 과정에서 반대 세력의 저항에 부딪힐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신기영 교수님은 여성 할당제가 “모두를 위한 대표성의 향상”이라고 표현하시면서, 할당제를 통해 능력 없는 남성 의원을 퇴출하여 능력 있는 남녀 모두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국회의원의 “상한제(celling quarter)”로 기능하여, 반능력주의를 퇴출시켜 국회가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고르게 대표할 수 있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순서였던 이진옥 여세연 대표님은 “여성정책에 대한 국회의원 인식의 성차 분석”에 대해 발표하셨습니다. 이진옥 대표님은 국회에서 성차가 존재하고, 이것이 의정활동에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본질주의적 가설을 부정하며, 성차가 어떻게 어디서 발생하는지를 밝히기 위해 의정활동, 여성정책 관심도, 여성대표성 강화에 대한 정책관심도 등 3개 영역을 중심으로 분석하셨습니다. 그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여성 의원 집단이 여성 관련 법안, 특히나 여성/노동/복지 정책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여성 대표성이 여성의 일상적인 삶에 영향을 미치는 입법 활동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여성 의원들이 정치적으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높은 정책 관심도에도 불구하고 여성 할당제를 비롯한 대표성 강화를 위한 법안 발의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그 이유에 대해 탐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기존 성차 관점의 분석이 여성 집단에만 집중되었던 것과 달리 이번 조사는 남성 집단 내의 차이에 대해서도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남성 의원 중에서도 이념 성향, 소속 정당에 따라 사회적 소수자, 환경, 여성 인권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의원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의원 개인의 성향과 여성정책 관심도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발표 이후, 토론자분들의 말씀이 활기차게 오고갔습니다. 올해 토론회 이후에, 연구 결과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여러 조언과 격려가 이어졌습니다. 먼저 이현우 서강대학교 교수님은 똑같은 설문 데이터를 가지고도 다른 해석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반론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셨습니다.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라고 결론짓기 위해 좀 더 깊이 있는 설문조사 문항과 인터뷰 역시 필요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 뒤에, 장하나 전 의원님은 국회에서 직접 활동한 경험과 자녀를 키우면서 겪은 고충들을 생생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현재 국회는 재력, 인맥, 학벌 등의 측면에서 일반 국민의 평균적 삶의 수준을 상회하는 국회의원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당사자성’이 부족하고, 민의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여성대표성을 위해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지만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도록 의원들의 인식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님께서는 여성할당제에 대한 의원들의 긍정적 인식이 실제 법 개정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실제 법안과의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는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또한 여성 의원들의 경력은 대부분 초선 비례대표로 끝나기 때문에 이들의 경력 지속성이 강화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해야 합니다.
황아란 교수님이 자료집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본 연구는 의원 간 성차를 파악하기 위해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향후 개선을 위해 성차 이외의 요소들, 즉 국회의원의 정치적 배경요인(이념, 소속정당, 선수 등)이나 인구사회학적 배경요인(학력, 재산 등) 역시 고려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사회를 보셨던 전진영 국회입법조사처 연구원님도 지적하셨는데, 연구 결과가 신뢰성을 가지기 위해서 소속 정당, 재산, 정치 성향, 선수, 지역구/비례 등의 변수를 통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지적 부분에 대해 연구진 분들은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서 수용하되, 젠더 변수가 그 외의 변수에 종속되어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성차와 그 외의 변수들 간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간의 흐름상 성차의 변수는 종속되어 삭제, 무효화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고자 한계가 있더라도 성차 중심의 연구는 이어져야 한다는 이진옥 대표님의 말씀으로 토론회는 마무리 지어졌습니다.
국회는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들어야하는 책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성을 과잉 대표하고 있는 현재 국회의 구조는 시대착오적이고, 민주주의를 저해합니다. 평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여성할당제와 같은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지고, 그와 병행하여 사회 전반의 인식 역시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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