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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06] 탁현민 사건의 현재진행형에 대한 여성운동 집담회 후기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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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7-11-08 17:55 조회1,8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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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세연 인턴 활동가 연주입니다.
지난 11월 6일(월), 성폭력상담소 이안젤라홀에서 <탁현민 사건의 현재진행형에 대한 여성운동 집담회 - 그 '정치'가 놓친 것들: We Can Speak>이 진행되었습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는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문제적 저작을 시작으로 여성신문 고소건까지 이어진 '사건'을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번 간담회는 사전 신청을 하신 분들과 주최 단위 활동가에게만 오픈된 자리였으며, 발제문은 외부 공유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느낀 점만 간단히 이야기하려 합니다.
 
7월에 첫 출근해서 했던 첫 업무가 탁현민 행정관 해임 촉구 기자회견 준비였습니다. 기자회견을 준비할 당시 문재인 지지자로부터 많은 항의 전화와 이메일을 받았는데요. 11월이 된 지금도 탁현민 행정관은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로부터 무한 신뢰를 얻으며 공직에 있습니다.
 
최근 H기업 사내 성폭력 사건과 해외 영화계 성폭력 사건 등을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은 우리 사회가 성폭력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며, 여성에 대한 폭력을 한낱 가십거리로 소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일상임에도 불구하고 탁 행정관의 저서들이 그저 '성적으로 자유로운 영혼'의 저서로 여겨지고 있고, 그의 공직 생활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탁 행정관이 "말할 수록 자유로워지는" 동안 여성들은 피해 사실을 말할 기회 조차 박탈 당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성차별적이고 여성혐오적 워딩을 쓴 자가 공직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제가 정확한 언어로 풀어내지 못했던 지점들을 이번 간담회를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성폭력 상담소의 김혜정 선생님의 발제는 제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을 건드렸습니다. 탁 행정관이 본인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3천만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여성신문 상대로 제기한 것에 대해 탁 행정관의 성차별적 컨텐츠가 입힌 사회적 손해를 계산해야한다는 그 주장은, 우리가 그동안 정치 프레임 안에 갇혀서 탁 행정관의 해임건을 말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여성운동 안에서도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결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간담회 자리는 서로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것 혹은 놓치고 있던 것을 짚어주는 유의미한 자리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보도 기사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청와대의 성평등정책, 헷갈리네’ 고민하는 여성단체들
한국일보 박소영 기자 2017.11.07
 
촛불혁명과 장미대선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대선 유세때부터 역대 어느 정부보다 ‘친 여성’정책을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선거 유세 기간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고 여성단체협의회의 성평등정책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정권 출범 이후에도 공약이었던 여성 각료 비중 30%를 달성했고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도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여성계에서는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바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의 탁현민 선임행정관이다. 그가 여러 저서에서 보여준 지극히 여성비하적인 생각은 여성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라는 책에 “고교 1학년 때 (나보다) 한 살 어린 16세 여학생과 첫 성관계를 가졌다…(여학생을) 친구들과 공유했다”는 내용을 썼다. 이 부분이 논란이 되자 그는 뒤늦게 ‘소설’이라고 해명했다.

여성계에서는 거세게 반발하며 탁 행정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8월 22일 “대통령 인사권이 존중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탁 행정관에 대한 논란을 문제삼지 않았다.

그렇다고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는 ‘그 정치가 놓친 것들: We Can Speak -탁현민 사건의 현재진행형에 대한 여성운동 집담회’를 공동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여성계와 청와대의 탁 행정관을 둘러싼 갈등을 짚어보고 탁 행정관의 여성신문 고소사건을 짚어보는 자리였다.

 

“탁 행정관의 잔류, ‘여성내각 30%’ 퇴색시켜”

발제자로 나선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아직까지 청와대에 남아있는 탁 행정관이 여성 내각 30%라는 (정부의) 상징적 대표성을 퇴색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지지자들은 탁 행정관 임용에 대한 비판과 경질을 요구하는 이들에게 ‘문재인 정부 흔들기’라고 압박했다”며 “탁 행정관 경질을 주장한 여당 소속 여성 의원들과 여성가족부 장관은 월권 행위라며 청와대 안팎의 비난을 받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현백 여성가족부장관의 탁 행정관 경질 요청에 청와대가 답을 하지 않아 정장관의 위상이 축소되고 여가부가 다른 여성단체들과 공조할 수 있는 기반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탁 행정관의 성차별적 콘텐츠가 입힌 사회적 손해 계산해야”

탁 행정관은 여성신문이 지난 7월 25일 게재한 ‘제가 바로 탁현민의 그 여중생입니다’라는 기고문이 허위사실을 담고 있어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3,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문제의 글은 탁 행정관의 책에 나온 내용과 비슷한 일을 겪은 여성이 체험담을 기고하며 비유적으로 제목을 붙인 것이었다.

이에 대해 여성계에서는 여성폭력을 다룬 탁 행정관의 책 때문에 발생한 사회적 손해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탁 행정관은 여성신문 기고문 때문에 마치 강간범처럼 보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며 “이는 여성대상의 폭력을 사회적 범죄로 규정하라고 요구해 온 여성운동가와 피해자들에 대한 명백한 반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탁 행정관의 책에 드러난 것처럼 일부 남학생들이 소수의 여학생을 공유하고, 이를 여학생이 ‘쿨하게’ 들어주는 사회는 도대체 어떤 사회냐”며 “지금도 실재하는 이러한 폭력의 피해자들은 이를 힘들게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탁 행정관이 정부에 전가하는 부담과 앞으로 정부 및 여성단체들의 관계에 대해서도 활발한 의견이 오갔다. 여성학자인 권김현영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탁 행정관의 책을 읽다보면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아직도 사회적으로 도태되지 않았다는 것에 분노하게 된다”며 “그가 청와대까지 진출한 것을 보며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성적 존재가 아닌 공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이 민주당 전체의 보수화를 불러왔다”며 “현재 문재인 정부가 섹슈얼리티에 대한 새로운 기획, 성소수자에 대한 전향적인 기획 등을 뒤로 하고 아름다운 대통령 부부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탁 행정관을 안고 가면서 비롯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탁현민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태희 한국여성정치연맹 이사는 “탁현민 사건 이후 청와대가 인사검증에서 더 조심스럽고 세심해졌다”고 말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정부에서 여성 관련 정책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전화가 자주 온다”며 “지난 9년간 없던 일이라 놀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과제에 여성단체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도 많아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하다”며 “기묘한 형태의 거버넌스가 시작됐는데 앞으로 어떻게 4년여를 보낼 수 있을지 고민도 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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