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525] 녹색당X여세연 <방송사 관행이 만든 '올드보이' 선거방송 토론회 규탄 기자회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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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8-05-25 13:54 조회1,818회 댓글0건본문
5월 25일(금) 오전 11시,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녹색당 서울시당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함께 <방송사 관행이 만든 '올드보이' 선거방송 토론회 규탄 기자회견 - TV 선거 토론회가 남탕? 그게 정치니?>를 진행했습니다.
참석자 모두 수염을 달고 있는데요! 현재 정치판과 의사결정과정이 남성 중심이라는 것을 수염으로 빗대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성차별주의에 맞서 가짜 턱수염을 붙인 채 시위했던 La Barbe의 운동방식에서 차용하였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는 권수현 여세연 부대표님의 사회로 시작되었으며 발언으로는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님, 이진옥 여세연 대표님, 이은선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대표님, 김시운 서강대학교 대학생이자 여세연 구인턴님이, 기자회견문 낭독에는 황연주 여세연 활동가님과 신지예 후보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기자회견문 링크: http://www.womanpower.or.kr/2014/bbs/board.php…)
기자회견에서 외친 구호와 김시운님(서강대/여세연 구 인턴)의 인상적인 발언 전문을 공유드립니다! 오늘 함께 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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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정당 후보도 똑같이 돈 냈다. 선관위는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라!
선관위는 모든 정당의 후보들에게 TV선거토론회 기회를 공평하게 허용하라!
기득권을 가진 소수 남성들의, 남성들에 의한, 남성을 위한 정치를 멈춰라!
선거제도 개혁 없이 민주주의 없다. 선거제도 개혁하라!
페미니즘 없이 민주주의 없다. 남성정치 끝장내자!
참정권 확대 없이 민주주의 없다. 청소년 참정권 연령 하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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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어른들은 비아냥댑니다. 정치에 참여도 안 하면서 사회에 불만만 많다고 혼내는 어른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무관심을 개인의 잘못으로 후려치기 전에 과연 작금의 정치제도가 청년들의 목소리와 요구를 제대로 담아낼 여력이나 있는지, 이에 대한 성찰부터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정치제도는 중장년층의 남성 의원들이 독점하고 있습니다.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공고히 형성된 남성간의 연대, 남성중심적인 카르텔 속에서 굴러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청년,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의사결정과정에 반영되고 있는지, 강력한 의문이 듭니다.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들을 삭제한 채 그저 권력확장과 정치생명 연장, 자리보전에만 급급한 구태 정치인들은 양당 기득권 정당 체제에서 안락하게 강자들의 논리만을 대변하고 있는 건 아닌지요. 이러한 적폐는 양당이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선거구들을 잔인하게 쪼개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국민들의 의사는 깡그리 무시하고, 본인 이권만 챙기려하는 그들의 행태를 누가 지지할 수 있을까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다양한 면면의 후보들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친구들과 저는 선거 과정을 지켜보며 소위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말을 비아냥처럼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집에 갔는데 메뉴판에 오이가 올라간 짜장면과 계란이 올라간 짜장면, 아무것도 올라가지 않은 짜장면이 있다고 해봅시다. 위에 올라간 고명만 다른 건데 마치 다른 메뉴처럼 손님에게 파는 것입니다. 위에 오이가 올라갔냐 계란이 올라갔냐의 차이지 그것들은 모두 똑같은 짜장면입니다. 그러나 손님은 다양한 입맛과 취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유권자 역시 다양한 정체성과 생각,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짬뽕이나 볶음밥도 먹고 싶은 저에게 거대 정당들은 그 밥에 그 나물인, 지겹고 맛없는 짜장면입니다. 내용물은 비슷비슷하고, 정책 경쟁 없이 안전하게 기득권의 논리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구태 정치인들이 국회를 독점하는 적폐는 이제 해소되야 합니다.
그러나 현행 선거법은 기득권 양당 체제를 암묵적으로, 아니 적극적으로 방치하고 있습니다. 메뉴판에 올라와있지 않은 음식을 시킬 수 없듯이,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면면에 대한 정보를 적절하게 제공받아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방송토론회는 인지도가 낮은 소수정당에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하지만 현행 선거법은 어처구니없게 불합리합니다. 국회 의석이 5석 이상인 정당의 후보자나, 지지율 5% 이상인 후보자에게만 방송토론회에 참여할 권한을 주는 것은 효율성이라는 공허한 이름으로 소수정당의 정치 진입 기회 자체를 노골적으로 박탈하는 것입니다.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참여 기회도 주지 않으면서, 참여 기준으로 지지율을 들이미는 모순이 합법적인 규정 테두리 안에서 자행되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기회는 공정하게 주어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청년으로서 제가 생각하는 정치적 가치와 요구를 대변해 줄 후보가 등장하는 것도 좋지만, 그 후보가 단순히 가능성만으로 끝나지 않고 당당히 돌풍을 일으킬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당선되기 위해 후보 개인의 역량과 차별화된 강점을 만들고 철저히 준비하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청년이나 여성에게만 이러한 잣대를 과하게 들이미는 사회 분위기 역시 바뀌어야 합니다. 기댈 곳은 정당밖에 없는 구태 정치인들이 능력도 노력도 없이 ‘정치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남성간의 사적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떡하니 당선되는 현실을 바꾸는 것이 먼저입니다. 열심히 일할 준비가 되어있는 후보들의 존재를 삭제하지 마십시오.
그들만의 리그 지겹습니다. 알탕 영화, 알탕 티비 프로그램으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새로운 시대, 변해가는 유권자의 요구에 발맞춰 정치 제도, 정치 문화, 선거 문화 모두 철저한 개혁이 필요합니다. 양당 기득권 체제와 남성중심적인 정치 문화를 함께 타파하고, 이를 부추기는 선거법을 개정하고, 언론사들의 의식 개선까지 모두 총체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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