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23] (논평) "패스트트랙 합의를 환영하며 우리는 선언한다-페미니스트 국회를 위한 행동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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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9-04-24 10:58 조회1,373회 댓글0건본문
"패스트트랙 합의를 환영하며 우리는 선언한다.
-페미니스트 국회를 위한 행동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어제(4월 22일), 여야4당은 선거제도 개혁과 검찰개혁에 관한 법안들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발표했다. 그리고 오늘(4월 23일), 각 당은 이 합의안을 의원총회를 통해 추인하였다. 선거제도 개혁이 페미니스트 정치를 위한 기초적인 토대임을 밝히며 활동해온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본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 그간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정당들 간 합의가 파기되어온 과정들은 다양한, 더 나은 국회를 바라는 페미니스트에게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합의된 선거제도안 자체는 만족스럽진 않으나, 한걸음 나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되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선언하고자 한다. 오늘은 패스트트랙이 추인된 날일 뿐, 페미니스트 국회를 위한 행동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여야 4당의 합의안은 패스트트랙을 위한 안일 뿐, 여전히 여성들을 위해 담겨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수만 명의 여성들이 참여했던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시작된 문화, 예술, 정치, 교육, 그리고 체육계의 미투운동,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몸을 도구화한 남성들의 강간문화, 검·경찰 유착관계를 통해 남성카르텔을 드러낸 김학의·고 장자연·‘클럽 버닝썬 사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조항으로 존재해왔던 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까지. 숨 가쁘게 뛰어다니며 외쳐왔던 여성들의 외침은 많은 변화들을 이끌어내며 동시에 지금의 국회가 누구를 위한 국회였으며 이제는 누구를 위한 국회여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우리가 마주할 국회는 달라야 한다. 페미니스트 정치는 나중이 아닌 지금이어야 한다.
따라서 향후 선거제도 개혁 과정에서 비례성, 대표성에 대한 논의가 내용적으로 보강되어야 한다. 우리가 왜 여성대표를 이야기해왔는지, 어떻게 페미니스트 정치를 이뤄낼 수 있는지에 관해 우리는 강력하게 개입할 것이다. 지금의 선거제도 개혁 합의안은 의원정수 고정으로 인한 불가피한 갈등을 초래할 것이기에 유감스러운 결정이다. 그렇기에 선거제도 개혁에서의 비례성, 대표성이 갖는 의미를 보다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무엇보다 현재의 불투명하고 폐쇄적인 정당의 후보공천과정을 투명하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개혁해야 한다. 경제력과 특정 학연·지연·혈연에 기초한 후보공천이 아닌, 성별과 세대, 직업, 장애 등 그동안 정치에서 배제된 다양한 사람들이 후보가 되고 대표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선거제도 개혁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의 안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통해 수도권 중심의 비례대표 공천 문제를 개선하여 지역을 균형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석패율제 도입으로 인한 비례대표의 취지가 훼손될 우려를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개혁 논의에서 보다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한 지역구 여성 할당 30%가 어떠한 방식으로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모든 정당은 당리당략을 떠나 보다 더 넓고 깊은 한국 민주주의의 시작을 위해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행동을 촉구한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정치개혁공동행동의 참여단체로서 성평등한 국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거제도 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페미니스트 국회를 위한 행동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2019.4.23.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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