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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7) 2023년 7월 17일 : HLPF 참여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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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4-02-23 17:37 조회4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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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HLPF 일곱째 날이 되었어요. 여성그룹(Women's Major Group)은 오전 미팅을 통해 지난주 회의에서 공유할만한 특이사항이 있었는지 나누었습니다. 지난 금요일 유엔 본부 건물 맞은편 평화의상에서 진행되었던 집회와 관련해 더 많은 집회가 필요하고 여성그룹이 더 많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리고 이번 HLPF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9월 SDGs 정상회담에서 어떤 액션을 취할 것인지 보다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후에 전략회의를 갖기로 하였습니다. 
 

 
 
이 날도 여성그룹의 컬러캠페인은 어김없이 진행되었어요. 7월 17일의 색은 빨간색이며 메시지는 “반-젠더, 반-인권 서사와 행동에 대항해 공개적으로 말하라”였습니다. 성평등과 인권에 반하는 차별과 혐오의 언행들이 국가 정부와 정치인들에 의해 발화되고 있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담론을 해치며 동시에 인권 옹호 활동가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하는 활동가, 노동조합 활동가에 대해 정치권이 이들의 활동을 부정하고 반인권적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는 상황이 떠올랐습니다.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고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려는 정부도 마찬가지고요. 이러한 한국의 상황을 여성그룹과 APRCEM(아시아태평양 시민사회참여 매커니즘) 활동가들에게 공유하였어요. 그리고 빨간색 스카프와 메시지 카드를 가지고 유엔 회원국들과 HLPF 참여자들이 차별과 혐오를 양산하는 행동에 단호히 대항하여 말하고 행동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7월 17일 프로그램]
[09:00 - 10:15] 각료급 회의 개회식 (Ministerial Opening)
[10:45 - 13:00] 전체토론 : “SDG 정상회담을 향한 추진력 구축” (General Debate: "Building momentum towards the SDG Summit")
[13:00 - 14:30] 사이드이벤트: G20과 UN에서의 시민사회 참여 (Webinar on Civic Engagement with G20 and UN)
[15:00 - 18:00] 전체토론 : “SDG 정상회담을 향한 추진력 구축” (General Debate: "Building momentum towards the SDG Summit") 

HLPF 첫 주는 목표별 이행점검과 주제별 논의를 진행하고, 둘째 주에 장관/각료급 회의를 진행합니다. 개회식에서 ECOSOC(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의장 Lachezara Stoeva는 HLPF 첫 5일동안 얻은 견해를 공유했습니다. 국가의 우선순위를 SDGs에 맞추고, 사회 모든 영역에 걸쳐 대화와 참여를 촉진하여 SDGs 이행을 지역의 맥락에 맞춰 조정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추진력을 형성하고 우선순위를 파악하며 다가오는 9월 SDGs 정상회의를 위해 이해관계자와 자원을 동원하는 것에 있어 HLPF의 역할 또한 강조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흐스도 개회식에서 방향의 전환을 요구하며 신뢰를 재구축하는 길로서 2030 아젠다를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모든 국가들이 SDGs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계획과 약속을 가지고 참석할 것을 요청하며 전지구적 재정구조의 개혁을 강조했습니다. 유엔 총회 의장인 Csaba Korosi도 SDGs에 부합하는 국가 전략 채택부터 SDG 이행을 위한 과학 기반 평가 시스템 구축까지 변혁적 목표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몇 가지 필수 변화를 설명하고, 국가들이 기존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SDG 정상회담에 접근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재차 이 SDGs 이행점검 체계의 한계를 절감했는데요.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의 활동가들이 국가의 책무성을 요구하기 위해 SDGs라는 플랫폼/시스템을 가지고 국가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비판하고 개입을 하고 있지만, 이 SDGs라는 것도 국가의 자발적인 이행에 기댈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어 눈에 띠는 진전을 이루기 어렵고, 결국 한 국가 내의 시민들의 삶의 수준도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 제국주의 식민지 구조에서 현재의 신자유주의 무역구조로 종속관계가 이어져오고 있는 상황, 따라서 개발도상국의 수많은 나라들이 사람을 중심에 둔 SDGs 관련 정책을 펼칠 수 없고, 결국 북반구와 남반구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상황들 속에서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죠.
 
그래서 HLPF 회의 내내 변혁적 변화를 위한 시스템 변화와 각 국가들의 구체적인 이행 약속과 재정 구조 변화를 수차례 강조하고 있는 것인데요. HLPF 각료급 회의가 시작된 때에, 각 회원국의 SDGs 관련 장관급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다시 한번 SDGs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듣는 내내 회의적인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전체 토론이 진행되었는데요. 전체토론에서는 개별 회원국의 입장뿐만 아니라 지역별 그룹을 대표하는 입장도 함께 공유되었습니다.

G-77/중국을 대표하여, 쿠바는 빈곤과 기아퇴치의 퇴행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국제 금융 구조, 국제 무역, SDG 자극 및 손실 및 피해 기금(SDG Stimulus and Loss and Damage Fund) 이행을 개혁하기 위한 조치의 시급한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MIKTA 플랫폼(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을 대표하여 포괄적인 전지구적 회복에 기여하고 SDGs를 위한 역량 격차를 해소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정의 행동 연합(Justice Action Coalition)을 대표하여 코스타리카는 전 세계적으로 사법 제도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정의 구현을 우선시하는 입법 개혁을 위해 충분한 자원을 할당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취약한 사람들과의 협력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와 같이 최빈도국(LDC), 캐리비안 커뮤니티, 아프리칸 그룹, 아세안(ASEAN) 등의 입장이 공유되었는데요. LGBTI 핵심그룹을 대표하여 몰타는 누구도 내버려두지 않도록 하는 근본 기둥으로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했습니다. SDG 11(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고 LGBTI 개인들과 소외된 집단에게 작용하는 장벽을 제거할 것을 이야기했어요. (Day 2 후기에 소개했던 LGBTI 그룹의 사이드이벤트 주제이자 주장이기도 해요!)
 
그룹 대표 발언에 이어 장관을 포함한 개별 회원국 대표들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공통된 내용은 2030 아젠다와 SDGs에 대한 의지를 표명, 국가적 진전 공유, 코로나19 팬데믹, 기후 변화 등에 대한 우려, 협력 약속 등이 그 내용이었습니다.
 
열심히 들으며 메모하면서도 회의적인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더라고요. 각료급 회의이기 때문에 지난주 회의에서처럼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개입발언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여러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대안 제시나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이 날 참여한 사이드이벤트가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유엔 본부 근처 건물에서 개최되었으나 장소의 협소함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참여하였어요!)
 

*사진출처: Peoples’ 20 페이스북 페이지 

"시민사회의 G20과 UN 개입"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 행사는 다가오는 G20 정상회담(9월 9일-10일, 인도 뉴델리)과 제2차 SDGs 정상회의(9월 18일-19일, 유엔 본부), 그리고 미래정상회의(Summit of the Future, SOTF, 9월 22일-23일)를 중점으로 시민사회의 참여와 개입을 위한 과제와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후기에서 여러번 언급한 것처럼 유엔에서의 SDGs 이행 논의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G20과 같은 국가들이 관련 논의를 유엔 바깥에서 진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90여개의 회원국들 간의 권력, 자원 등의 격차가 있고 이들간의 합의를 이끌어내 변화를 추동하기에 여러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소위 권력이 있고 자원이 있는 국가들끼리 논의를 하는 것인데요. 그러다보니 "누구도 내버려두지 않는" 지속가능발전이 모두의 협력을 바탕으로 진전되는 것이 아니라 힘의 논리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또한 그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 다수의 국가들의 의견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반영되기 어려워집니다. 
 
이번 행사에서 (1) 민주적 거버넌스와 사람중심 다자주의 관점에서 G20 정상회의가 전지구적 위기와 현안에 끼치는 영향, (2) UN뿐만 아니라 G7, BRICS, G20 간 변화하는 권력의 동학(dynamics)에 대한 비판적 평가, (3) G20의 의제와 SDGs, UNFCCC, UPR 등을 맞출 수 있는 방법, (4) 시민사회단체 플랫폼의 협력 증진을 위한 방법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많이 이야기 된 것은 기존의 G20 시민참여 플랫폼인 C20과 더 나은 대안으로서의 PEOPLES’20이었는데요.
 
G20이 개최될 때부터 시민사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하고자 했고, 2010년 서울 G20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 셰르파와의 G20 시민 대화가 처음으로 조직되었으며 2013년부터 공식적으로 C20이 제도화되어 전세계 수백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해 정책제안문서를 채택하고 이를 G20 정상회의 사무국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개입해오고 있습니다. 2019년 일본 C20 정상회의 이후 참가자들은 C20 정상회의 업무를 개선하고 효과와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과거 시민사회 참여 평가를 바탕으로 G20과 함께 오사카 시민사회 참여 원칙 헌장을 채택했습니다. 오사카 원칙에는 투명성, 독립성, 협력, 인권, 성평등, 여성 역량 강화, 포용성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도는 2023년 G20 정상회의를 개최국으로, C20 인도는 인도 정부가 임명한 지도자와 사무국에 의해 2022년 12월 출범했는데요. 그러나 인도의 일부 국제 및 국내 시민사회단체들은 올해 더욱 포용적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시민사회의 더욱 다양하고 독립적인 목소리를 G20 정상회담 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2019년 오사카 원칙 헌장과 함께 더욱 자율적인 국제 플랫폼을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결과, PEOPLES' 20는 글로벌 환경에 직면하여 시민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G20 정상회의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글로벌 네트워크이자 프로세스로 2023년 3월 1일에 출범했습니다. 
 
 
Peoples' 20의 견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한 G20의 대응은 예방이나 장기적인 해결책에 거의 초점을 맞추지 않은 채 대체로 대응적(reactive)이었고, 이로 인해 위기-대응-회복의 순환이 이어졌고, 경제 불안정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는 새로운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G20의 단기적인 조치는 경제적 불평등을 영속화하고 실업, 빈곤, 소득 및 부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G20의 대응은 소위 개발도상국과 소외된 공동체의 권리를 희생하면서 강대국과 다국적 기업의 이익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경제 정의와 평등을 증진하는 데 있어서 G20의 정당성과 효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수동적, 단기적, 협소한 접근 방식, 지정학적 이해관계, 강력한 이해관계에 대한 편향으로 인해 G20은 경제 위기를 해결하고 경제, 사회, 젠더 및 기후 정의와 평등을 촉진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지속 가능성을 촉진하는 데 필수적인 보다 적극적, 장기적, 포괄적 접근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토대로 Peoples’ 20이 출범하게 된 것인데요.
 
Peoples’ 20는 또한 그동안 C20 프로세스를 포함한 G20 정상회의에 대한 시민사회의 대응에서 몇 가지 약점과 단점이 드러났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재정적으로 개최국 정부에 의존해 왔으며 때로는 개최국 정부에 의해 정치적으로 흡수되기도 했던 것인데요. 2022년 G20 정상회의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었고, 여세연 활동가들은 그 시기에 APWLD 파트너 1차 교육을 위해 발리에 체류하고 있었는데요. G20과 관련한 시민사회 활동을 인도네시아 정부가 엄격하게 감시함에 따라 계획했던 활동을 못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의제와 어드보커시 전략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이 부족한 임시적(ad-hoc) 접근방식을 취했고, C20의 어드보커시 활동이 G20에서의 정책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추적하는 시스템도 부족했습니다. 그리고 G20 정상회의 때마다 G20을 반대하여 거리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을 포함해 다른 글로벌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와의 시너지 효과가 부족하고 파편화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SDGs, 아디스아바바 행동 어젠다(AAAA) 및 파리 협정의 이행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의제를 조정하고 G20의 책임에 대해 더 많은 압력을 가할 효과적인 전략이 부족했다고 보고 있어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eoples' 20은 G20 및 비G20 국가의 시민사회단체의 효과적이고 포괄적이며 투명한 참여를 포함해 G20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조세, 부채, 무역 및 투자, ODA 등에 대한 진보적인 조치를 포함하여 구조적 불평등을 해결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경제 정책을 장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해요. 더불어 소수자와 배제된 이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불평등을 근절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활동할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주 내내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HLPF 회의장에서 이야기했던 것과 비슷하죠?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을 어렵게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와 같은 구조적 장벽을 근본적으로 다루고 경제 정의, 젠더 정의를 실현하라구요. 유엔 바깥에서 일어나는 수 많은 회의에서 시민사회가 개입할 수 있는 틈을 만들고 그 공간을 넓혀 우리의 요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과 고민들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온라인 참여 연결이 원활하지 못하여 현장에서 오고 간 자세한 이야기를 많이 공유드리지 못해 너무나 아쉬운데요. Peoples’20에 관심 있으신 분은 > https://peoples20.org 를 참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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