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312] 대만-일본-한국 CSW NGO 포럼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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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3-04-07 17:45 조회591회 댓글0건본문
2023년 3월 6일부터 17일까지 제67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the Commission on the Status of Women)가 개최되었습니다. CSW는 여성 지위 향상과 관련된 현황 및 이행 방안을 검토하고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 보고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 기간동안 NGO CSW 포럼이 개최되어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이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과 과제를 공유하고 논의합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대만 BPW(International Federation of Business and Professional Women) 주최로 진행하는 CSW NGO 포럼에 패널로 참여하였습니다. 포럼은 한국시간 3월 12일(일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 팀(온라인 회의)+유튜브 실시간 중계로 진행되었습니다.
"아시아 여성의 네트워킹과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정보통신기술(ICT-enabled Women Networking and Participation in Asia)"을 주제로 대만, 일본, 한국의 활동가들이 각 국가의 여성의 정치참여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헐린 치엔 (Herlin Chien)의 인사와 행사 소개로 시작하여 옌웬 펭(Yen-wen Peng)이 "대만 지역사회 여성의 정치참여 역량강화의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옌웬 펭은 여성의 정치참여 중 특히 지역에서 가장 기초 단위인 '이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대만에는 성별 할당제(gender quota)가 있어 정당의 여성 공천 확대를 견인할 수 있었는데요. 현재 대만의 총통은 여성이며, 입법부의 42.5%, 시장의 45.5%, 시의원의 37.6%가 여성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여성 정치인 비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풀뿌리 지역으로 내려갈 수록 여성 정치인의 비율은 낮아지는데요. 2018년 기준으로 대만에는 7,848명의 이장이 있으나 그 중 오직 16.6%만이 여성이라고 합니다. 대만의 성별 할당제는 상위 정치에 법으로 적용될 뿐 지역사회의 이장 선거에는 적용이 되지 않아서라고 합니다.
옌웬 펭은 2014년에 14%였던 비율을 16.6%까지 끌어올린 공동 캠페인을 소개했습니다. 〈2018 전국 여성이장 인재배훈반(양성반)〉은 2018년 11월 선거를 목표로 여성이장 후보 배출과 여성 정치인의 역량강화를 도모하였습니다. 160여 명이 참여한 다섯 번의 지역별 워크숍으로 시작해 지역사회 네트워킹과 온라인 네트워킹을 꾸준히 진행하였으며 최종 후보등록한 30여 명의 참가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장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워크숍에 참여한 이들도 있었지만 워크숍 이후에 출마를 결심한 참여자들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최종적으로 11월 선거에 40명의 참여자가 선거에 출마했으며 그 중의 13명이 이장에 당선되었다고 합니다.
2018년 선거 이후에도 캠페인은 지속되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9번의 워크숍을 개최하고 커뮤니티 빌딩을 위한 핸드북을 발행하며 이장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과 모범 사례를 제시하면서 지역 의제에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시민사회단체 목록도 함께 수록했다고 합니다.
2022년 선거에서는 2018년에 당선된 이장 중 10명이 재선에 성공했으며, 또 다른 13명의 새로운 이장이 당선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2020년 코로나 감염병을 겪으면서 워크숍이나 교육의 비용을 절감하고 더 많은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서로의 상호작용이 대면보다 적을 수 밖에 없었고 디지털 장벽의 문제가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온라인 채팅 어플을 통해 계속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교류하긴 하였지만 직접 만나서 얻을 수 있는 힘과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 발표는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의 황연주 사무국장이 "페미니즘 리부트와 백래시 시대에 저항하는 페미니스트"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발표문과 발표 자료는 여세연의 권수현 대표님과 이효진 활동가님이 함께 만들어주셨어요!)
모두 알다시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주장은 안티페미니즘 백래시가 선거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정치가 안티페미니즘을 공식적으로 승인하여 차별과 혐오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민주주의가 퇴행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는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며 문재인 정부에서 20대 남성의 29.4%라는 낮은 국정 지지율을 보고 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페미니즘을 낙인찍고 차별과 폭력의 구조와 맥락을 지우고 여성과 남성의 대립, 즉 '젠더갈등'으로 치환하여 이를 더 조장하였습니다. 이는 전임 시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치러진 4.7 재보궐선거 이후 20대 여성과 남성의 투표 성향을 두고 '이대남'과 '이대녀' 프레임으로 옮겨가며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의 주장을 정치권이 진지하게 들어주고 대신 발언해주기도 하고(ex 손가락 논란),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남초 커뮤니티에 인증글을 게시하는 등 2018년부터 이어진 일련의 주요 사건들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2015년부터 #나는_페미니스트입니다 해시태그 운동을 통해 촉발되었던 페미니즘 리부트가 있었으며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내_성폭력, #미투운동 등을 통해 여성들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저항하는 운동을 만들어 왔음을 이야기했습니다. 해시태그 운동은 타인의 경험이 단순히 타인의 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 또한 비슷한 경험이 있었음을, 그리고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한 사람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권력 구조에서 발생한 것임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정치에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는 여성들이 늘어났으며, 이는 온라인 청원 운동이나 집회 시위 참여를 넘어 직접 출마까지 이어지며 남성 정치에 균열을 내고자 한 시도들도 있었음을 소개했습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연대하고 전진하는 여성들의 운동의 흐름 한편 이에 응답하지 않고 오히려 안티페미니즘에 동조하며 승인하는 정치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여성들은 지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전국 각지에서 투쟁하고 있음을 공유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빠리테 아카데미(Academy for Gender Parity)에서 활동하는 아야카 마치다(Ayaka Machida)가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일본 청년의 사회운동"을 주제로 일본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일본에서도 해시태그 운동과 온라인 청원을 통해 활발하게 정치/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코로나 감염병 이후 온라인 사회운동이 크게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일본 검사들의 퇴직 연령을 높이는 법 개정안에 대해 380만 건의 해시태그 게시글이 있었고 결국 개정안은 폐지되었으며 이는 일본에서 온라인을 통한 사회운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단순한 퇴직 연령 상한 문제가 아니라 다른 정부 기관에 비해 막강한 검찰 권력과 아베 내각에 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합니다).
아야카 마치다는 본인이 참여했던 온라인 사회활동도 함께 소개를 했습니다. 2013-14년에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투표 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하향하기 위한 "청소년 권리 운동"을 시작했으며, 2016년-20년에는 트위터에서 성평등과 청년의 정치참여에 관한 평론 활동을, 2020년-22년에는 인스타그램에서 "모두의 미래를 위한 선택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주요 정당에 요구하는 공개서한 활동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모두의 미래를 위한 선택 체크리스트(Checklist for Choosing Everyone's Future)"는 2022년 선거에서 주요 TV와 신문 매체가 다루지 않는 이슈와 관련해 정당에 정책 질의를 보내고 받은 답변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하는 활동인데요. 총 20개의 범주로 이루어진 43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었으며 음식과 농업/교육/예술문화/의료/재생산 건강과 권리/노동/성평등/성소수자/핵발전소 등 다양한 의제를 담고 있습니다. "동성혼 법제화를 지지하십니까?"와 같은 질문을 보내 각 정당의 Yes/No 답변과 보충 답변을 받아 이를 게시하였습니다.
참의원 선거 기간동안 "모두의 미래를 위한 선택 체크리스트" 웹사이트, 인스타그램, 트위터 접속자 수가 177만명에 도달했으며 인스타그램 팔로워의 83.7%가 여성이었다 합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정치의제와 관련해 정보와 지식을 얻는 데에 불리하다는 연구 결과에 비추어봤을 때 체크리스트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에 맞는 시각적 디자인, 다양한 분야의 의제를 다루면서도 명확한 질문 구성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는데요. 질문들은 해당 의제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이해를 할 수 있게끔 만들어졌고 이것이 간단한 시각화 자료로 만들어져 인스타그램 사용자 맞춤형이었다고 합니다.
"모두의 미래를 위한 체크리스트" 말고도 현재 괴롭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는 Stand by Women, 2-30대 여성(트랜스여성 포함)의 출마를 돕고 있는 Fiftys Project, 피임 수단의 확대를 요구하는 #JapanNeedsContraception 과 같은 온라인 활동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발표 후에는 구글 잼보드(온라인 포스트잇 같은 업무 툴)를 사용하여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지역사회 여성의 정치참여에서의 대만-일본-한국의 공통점과 차이점, 여성청년의 참여에 있어 긍정적인 측면과 우려되는 점 등을 나누었습니다. 온라인에서 모아지는 운동의 힘도 있지만 한편 온라인에서의 공격과 괴롭힘의 문제도 빼놓을 수 없으며, 온라인에서의 운동을 현실 정치에 적용하는 데 있어 정치인들의 역할의 중요성 등을 공유했습니다.
온라인(virtual) 행사의 장점은 각 국의 활동가들이 동시간에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공간의 장벽이 사라진다는 것인데요. 안타깝게도 기술적인 문제로 발표와 토론이 매끄럽게 진행되지는 못했습니다. (이것이 온라인 행사의 맛..) 아쉬움을 남긴만큼 여세연이 다음에 이와 같은 포럼을 진행해보았으면! 하는 어떤 포부(?)를 갖게하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시아 국가의 여성활동가들의 경험과 논의를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우리의 운동에도 좋은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여세연은 국제연대 활동도 열심히! 해나가겠습니다.
아시아 여성의 네트워킹과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정보통신기술
ICT-enabled Women Networking and Participation in Asia
ICT-enabled Women Networking and Participation in Asia
[10:00-10:10] 호스트 인사 및 소개
- Herlin Chien (BPW 대만 이사, 대만 핑퉁국립대학 교수)
- Herlin Chien (BPW 대만 이사, 대만 핑퉁국립대학 교수)
[10:10-10:25] 발표 1
대만 지역사회 여성의 정치참여 역량강화의 과제와 전망
The challenges and prospects of empowering women's political participation at the community level
- Yen-wen Peng (National Alliance of Taiwan Women's Associations 대만부녀단체전국연합회)
대만 지역사회 여성의 정치참여 역량강화의 과제와 전망
The challenges and prospects of empowering women's political participation at the community level
- Yen-wen Peng (National Alliance of Taiwan Women's Associations 대만부녀단체전국연합회)
[10:25-10:40] 발표 2
페미니즘 리부트와 백래시 시대의 저항하는 페미니스트
Revolting Feminists Living in the time of Feminism Reboot and Backlash in South Korea
-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페미니즘 리부트와 백래시 시대의 저항하는 페미니스트
Revolting Feminists Living in the time of Feminism Reboot and Backlash in South Korea
-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10:40-10:55] 발표 3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일본 청년의 정치활동
Political activism of the youth through ICT in Japan
- Ayaka Machida (Trainer of the Academy for Gender Parity 빠리테 아카데미)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일본 청년의 정치활동
Political activism of the youth through ICT in Japan
- Ayaka Machida (Trainer of the Academy for Gender Parity 빠리테 아카데미)
[10:55-11:10] 발표4
- Angle Kao (International Affairs Committee Coordinator, BPW Taiwan BPW 대만)
- Angle Kao (International Affairs Committee Coordinator, BPW Taiwan BPW 대만)
[11:10-11:30] 질의응답
[11:30-12:00] 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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