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825](오마이뉴스) [탁현민 논란 설명서 1] 탁현민을 둘러싼 논란, 3개월 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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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7-08-25 18:49 조회3,05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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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논란 설명서 1] 탁현민을 둘러싼 논란, 3개월 복기
□ [1회차] 탁현민을 둘러싼 논란, 3개월간의 복기
□ [2회차] 언론 속 탁현민과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
□ [3회차] 보수 진영에 의해 오용되는 페미니즘
□ [4회차] 진보 진영에 의해 밀려나는 페미니즘, "문재인을 지켜야만 한다."
* 본 기사는 지난 7월부터 탁현민 퇴출을 촉구하는 서명운동과 기자회견을 함께 해온
(사)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의 김시운 인턴활동가에 의해 쓰여졌습니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전 시나리오 없이 기자들에게 무작위 질문을 받고, 기존 관행을 깨고 가요를 틀며 소탈하게 진행되었다. '소통'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권의 이전 행보처럼 이번 기자회견 역시 그에 중점을 맞춰 기획된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행사를 총괄 지휘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에게도 다시 관심이 쏠렸다. 그는 이번 행사를 포함해 5‧18 기념식,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 100대 국정과제 발표회, 광복절 행사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행사들을 기획, 관장하는 중책을 맡으며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탁현민에 대한 관심은 그의 능력보다, 그의 왜곡된 젠더 의식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여성혐오적 발언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던 자가 과연 고위 공직자의 책무를 가질 수 있는 것인지 지난 5월부터 엄청난 논란이 일어났다. 그가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있기에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일개' 행정관이라 쓰고 문재인 정부의 '총아'라고 읽어야 하는 그는 항시 잠재적인 '발화점'으로 존재하며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탁현민을 비판하는 세력 그리고 그를 암묵적으로 옹호한 문재인 대통령과 지지자들 사이의 갈등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의 양상은 진영 논리와 언론에 의해 소비됨으로써 여성단체를 비롯한 페미니스트의 목소리는 가려지고 있으며, 탁현민은 온갖 잡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탁현민 퇴출을 촉구하는 상식을 탑재한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서명운동(2017년 6월 29일 오후 5시~7월 5일 자정)을 진행했고, 7월 7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서명운동에는 7542명의 사람들이 참여했으며, 마감 이후에도 200여 명의 사람들이 서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탁현민은 '일개' 행정관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그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개' 여성단체의 탁현민 퇴출 서명운동에 힘을 실어준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지난 3개월간 탁현민 논란이 문재인 정권과 한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상징성과 페미니스트 정치의 과제를 총 4회 차의 연속 기사로 다뤄보고자 한다.
여성혐오적 저서들을 출판한 인물이 아무런 견제 없이 국가 권력에 진입하는 상황, 그를 비호하는 정치적 연대, 정치 제도권과 언론이 그를 소비하는 방식, 그리고 여성 의제가 논의되는 방식 등에 대해 한국 사회의 총체적 자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탁현민 논란의 진행 과정과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1, 2회),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탁현민 논란에 반응한 방식(3, 4회)으로 나누어 글을 구성했다.
탁현민 논란의 진행 과정
지난 5월 24일 탁현민씨가 청와대 행정관으로 발탁되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그의 저서 <남자사용설명서>(2007) 논란이 시작되었다. 이틀 전인 22일, 탁현민은 청와대 내정설을 일축했지만 논란이 일자 26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10년 전 당시 저의 부적절한 사고와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또한 5월 29일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정식으로 발표된 것이 아니며 여러 가지 알아보는 단계"일 뿐 이라고 해명했다.(관련기사: 청와대, 탁현민씨 논란에 "정식 임용 단계 아니다")
그러나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명 지연, 안경환 법무부장관 내정자 사퇴 등 다른 이슈들에 관심이 쏠린 동안, 탁현민이 이미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쪽에서는 탁현민의 저서를 향한 비판들이 쏟아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문성근과 김미화를 비롯한 유명인사들의 옹호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격화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공식적인 입장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6월 21일 또 다른 저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2007)를 통해 그의 왜곡된 젠더 의식이 다시 이슈화되자 야4당은 공식적으로 탁현민의 사퇴와 해임을 촉구했다.(관련기사: 탁현민 여혐 논란, 야 4당 모두 사퇴�해임 촉구)
이 시기부터 문재인 지지자들은 탁현민에 대한 비판을 '문재인 흔들기'로 규정하며 진영 논리 안에 포섭시키고, 탁현민 옹호론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탁현민을 둘러싼 진영 논리는 3회차와 4회차 기사에서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그러나 여당과 정부 내에서도 탁현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당 여성의원들을 대표하여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제제기를 한 바 있으며,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7월 4일의 인사청문회 장에서 탁현민의 세 번째 논란 저서 <상상력에 권력을>(2010)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청와대에 사임 요구안을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관련기사: 정현백 후보자, 탁현민 행정관 관련해 "청와대에 결단 요구하겠다") 당시 대통령의 G20 순방길에 동행했던 탁현민은 격앙된 분위기를 인식했는지 7월 13일 귀국 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반성,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관련기사: [단독]탁현민 인터뷰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가 물러날 때") 또한 18일, SBS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조만간 청와대 생활을 정리할 것"이라며 잠정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관련기사: 탁현민 선임행정관" 조만간 靑 생활 정리할 것")
이렇게 일단락되는가 싶던 탁현민 거취 문제는 8월 말이 되도록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논란이 지속된 3개월 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탁현민의 거취를 암묵적 혹은 간접적으로 용인해왔다. 지난 7월 19일 여야 대표 회동 자리에서 이혜훈 바른정당 당대표는 공개적으로 탁현민 경질을 요구했으나 문 대통령은 확답을 피했다.(관련기사: 이혜훈 "文대통령 오찬서 탁현민 해임 건의했다"…文대통령, 입장은 안 밝혀) 오
히려 다음 날 열린 '100대 국정과제 대국민보고대회'에 대해 "내용도 잘 준비됐지만 전달도 아주 산뜻한 방식으로 됐다"고 언급하며 행사를 기획했다고 알려진 탁현민을 칭찬했다.(관련기사: '잡스 스타일' 100대 과제 발표 행사 기획자는 탁현민) 또한 8월 18일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논란의 이유는 충분히 알겠는데 행정관 업무를 수행하는 데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발언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증언이 있었다.(관련기사: [동영상]문재인 정부 '핫피플' 탁현민이 어떤 일을 하는지 봤더니…) 이는 수없이 쏟아진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논쟁과 소통 없이 탁현민을 안고 가겠다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다음 2회차에서 탁현민을 둘러싼 여론의 행방과 그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 [2회차] 언론 속 탁현민과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
□ [3회차] 보수 진영에 의해 오용되는 페미니즘
□ [4회차] 진보 진영에 의해 밀려나는 페미니즘, "문재인을 지켜야만 한다."
* 본 기사는 지난 7월부터 탁현민 퇴출을 촉구하는 서명운동과 기자회견을 함께 해온
(사)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의 김시운 인턴활동가에 의해 쓰여졌습니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전 시나리오 없이 기자들에게 무작위 질문을 받고, 기존 관행을 깨고 가요를 틀며 소탈하게 진행되었다. '소통'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권의 이전 행보처럼 이번 기자회견 역시 그에 중점을 맞춰 기획된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행사를 총괄 지휘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에게도 다시 관심이 쏠렸다. 그는 이번 행사를 포함해 5‧18 기념식,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 100대 국정과제 발표회, 광복절 행사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행사들을 기획, 관장하는 중책을 맡으며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탁현민에 대한 관심은 그의 능력보다, 그의 왜곡된 젠더 의식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여성혐오적 발언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던 자가 과연 고위 공직자의 책무를 가질 수 있는 것인지 지난 5월부터 엄청난 논란이 일어났다. 그가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있기에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사진은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 출마선언 행사에서 현장 지휘를 하는 탁 행정관의 모습. | |
ⓒ 연합뉴스 |
'일개' 행정관이라 쓰고 문재인 정부의 '총아'라고 읽어야 하는 그는 항시 잠재적인 '발화점'으로 존재하며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탁현민을 비판하는 세력 그리고 그를 암묵적으로 옹호한 문재인 대통령과 지지자들 사이의 갈등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의 양상은 진영 논리와 언론에 의해 소비됨으로써 여성단체를 비롯한 페미니스트의 목소리는 가려지고 있으며, 탁현민은 온갖 잡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탁현민 퇴출을 촉구하는 상식을 탑재한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서명운동(2017년 6월 29일 오후 5시~7월 5일 자정)을 진행했고, 7월 7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서명운동에는 7542명의 사람들이 참여했으며, 마감 이후에도 200여 명의 사람들이 서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탁현민은 '일개' 행정관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그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개' 여성단체의 탁현민 퇴출 서명운동에 힘을 실어준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지난 3개월간 탁현민 논란이 문재인 정권과 한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상징성과 페미니스트 정치의 과제를 총 4회 차의 연속 기사로 다뤄보고자 한다.
여성혐오적 저서들을 출판한 인물이 아무런 견제 없이 국가 권력에 진입하는 상황, 그를 비호하는 정치적 연대, 정치 제도권과 언론이 그를 소비하는 방식, 그리고 여성 의제가 논의되는 방식 등에 대해 한국 사회의 총체적 자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탁현민 논란의 진행 과정과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1, 2회),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탁현민 논란에 반응한 방식(3, 4회)으로 나누어 글을 구성했다.
탁현민 논란의 진행 과정
▲ 탁현민 논란이 시작된 5/24 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일련의 흐름을 표로 정리했다. | |
ⓒ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
지난 5월 24일 탁현민씨가 청와대 행정관으로 발탁되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그의 저서 <남자사용설명서>(2007) 논란이 시작되었다. 이틀 전인 22일, 탁현민은 청와대 내정설을 일축했지만 논란이 일자 26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10년 전 당시 저의 부적절한 사고와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또한 5월 29일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정식으로 발표된 것이 아니며 여러 가지 알아보는 단계"일 뿐 이라고 해명했다.(관련기사: 청와대, 탁현민씨 논란에 "정식 임용 단계 아니다")
그러나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명 지연, 안경환 법무부장관 내정자 사퇴 등 다른 이슈들에 관심이 쏠린 동안, 탁현민이 이미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쪽에서는 탁현민의 저서를 향한 비판들이 쏟아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문성근과 김미화를 비롯한 유명인사들의 옹호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격화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공식적인 입장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6월 21일 또 다른 저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2007)를 통해 그의 왜곡된 젠더 의식이 다시 이슈화되자 야4당은 공식적으로 탁현민의 사퇴와 해임을 촉구했다.(관련기사: 탁현민 여혐 논란, 야 4당 모두 사퇴�해임 촉구)
이 시기부터 문재인 지지자들은 탁현민에 대한 비판을 '문재인 흔들기'로 규정하며 진영 논리 안에 포섭시키고, 탁현민 옹호론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탁현민을 둘러싼 진영 논리는 3회차와 4회차 기사에서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그러나 여당과 정부 내에서도 탁현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당 여성의원들을 대표하여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제제기를 한 바 있으며,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7월 4일의 인사청문회 장에서 탁현민의 세 번째 논란 저서 <상상력에 권력을>(2010)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청와대에 사임 요구안을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관련기사: 정현백 후보자, 탁현민 행정관 관련해 "청와대에 결단 요구하겠다") 당시 대통령의 G20 순방길에 동행했던 탁현민은 격앙된 분위기를 인식했는지 7월 13일 귀국 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반성,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관련기사: [단독]탁현민 인터뷰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가 물러날 때") 또한 18일, SBS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조만간 청와대 생활을 정리할 것"이라며 잠정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관련기사: 탁현민 선임행정관" 조만간 靑 생활 정리할 것")
이렇게 일단락되는가 싶던 탁현민 거취 문제는 8월 말이 되도록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논란이 지속된 3개월 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탁현민의 거취를 암묵적 혹은 간접적으로 용인해왔다. 지난 7월 19일 여야 대표 회동 자리에서 이혜훈 바른정당 당대표는 공개적으로 탁현민 경질을 요구했으나 문 대통령은 확답을 피했다.(관련기사: 이혜훈 "文대통령 오찬서 탁현민 해임 건의했다"…文대통령, 입장은 안 밝혀) 오
히려 다음 날 열린 '100대 국정과제 대국민보고대회'에 대해 "내용도 잘 준비됐지만 전달도 아주 산뜻한 방식으로 됐다"고 언급하며 행사를 기획했다고 알려진 탁현민을 칭찬했다.(관련기사: '잡스 스타일' 100대 과제 발표 행사 기획자는 탁현민) 또한 8월 18일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논란의 이유는 충분히 알겠는데 행정관 업무를 수행하는 데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발언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증언이 있었다.(관련기사: [동영상]문재인 정부 '핫피플' 탁현민이 어떤 일을 하는지 봤더니…) 이는 수없이 쏟아진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논쟁과 소통 없이 탁현민을 안고 가겠다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다음 2회차에서 탁현민을 둘러싼 여론의 행방과 그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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