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7일자 여성신문에 일본 지역여성정치운동 방문연수에 함께했던 염정원 학생의 체험기가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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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4-09-30 13:07 조회3,937회 댓글0건본문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여성정치운동, 다시 만나고 깊게 알아가기'라는 사업(서울시 여성발전기금)의 일환으로 2014년 7월 1일부터 7월 5일까지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 지역에 위치한 일본 지역여성정치운동 관련 4개 기관(이츠카와 후사에 기념회, 전국페미니스트의원연맹, 도쿄생활자네트워크, 가나가와네트워크)을 방문 인터뷰하고 돌아왔습니다. 이 연수단에 동행하였던 염정원 학생(인하대 정치외교학과)의 체험기가 9월 17일자 여성신문에 실렸습니다. 다음의 링크를 소개합니다.
한편, 이러한 일본 지역여성정치운동 탐방 결과를 보고하고 앞으로 한국과 일본의 여성정치운동 협력 및 한국의 지역여성정치운동 활성화를 논의하는 결과발표회가 10월 15일(수) 오후 2시에 서울여성플라자 아트컬리지 3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여성 의원은 시민과 가까운 사람
시민 주도적 정치운동
나는 서울시 여성발전기금이 후원하고,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주최하는 ‘일본 여성정치운동, 다시 만나고 깊게 알아가기’라는 사업의 일환으로, 2014년 7월 1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일본 지역정치운동 방문 연수에 동행했다. 총 5일 동안 전국페미니스트의원연맹, 도쿄생활자네트워크, 가나가와네트워크, 이치카와 후사에 기념회를 방문 인터뷰했다.
이치카와 후사에 기념회는 일본에 여성 참정권이 주어지기 전부터 여성의 참정권을 주장해 왔고, 참정권이 주어진 이후에는 많은 여성이 선거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치교육을 실시해 왔다. 또한 기념회는 어떤 후보가 정해지면 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선거를 돕는 운동 형태인 ‘이상선거’ 운동을 전개한다. 한편, 기념회의 운영에 있어서 재정적으로 국가 또는 기업의 도움을 받을 경우 그들의 의도가 개입되는 것을 피하고자 최대한 자립적으로 운영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생활자네트워크운동(이하 ‘네트’)은 지역 정당의 개념으로 활동하며, 지역문제를 좀 더 효율적이고 확실하게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네트의 회원을 의회로 진출시키는 ‘대리인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요한 원칙들이 있는데, 첫째로 의원으로 활동한 대리인은 일정 기간의 활동 후, 반드시 다른 대리인으로 교체돼야 한다. 이는 권력의 집중을 막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정치에 참여할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둘째는 의원으로 당선된 대리인이 받는 급여의 대부분을 네트에 기부하여 네트의 운영과 지역 활동에 필요한 비용으로 사용하고 다른 대리인 의원을 만드는 자금으로 사용한다. 주로 여성, 특히 주부들로 이뤄진 대리인들은 주부의 시각에서 본 지역과 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의식을 제시해 그간 중앙정치에선 논의되지 않았던 생활 속 문제들을 정치 쟁점으로 올리기도 한다.
전국페미니스트의원연맹은 여성 의원을 배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민 및 전·현직 의원이 모여 만든 조직이다. 연맹의 대표적 ‘여성제로의회 없애기’ 캠페인, 여성 후보를 발굴하고 선거를 도와주는 활동 등이 있다. 또한 한국의 여성후보할당제와 같은 쿼터제 도입 추진 활동 등의 새로운 계획도 가지고 있다.
주민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여성 정치
이번 연수를 통해 일본의 여성에 대한 인식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육아와 가정일은 대부분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대체적으로 교육과 경제수준이 높을수록 여성의 정치참여율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두 분야 모두 상위권에 속하지만 여성의 정치대표성은 국제적으로 하위권에 속하며 여성할당제도 갖추고 있지 않다. 그러나 여성할당제가 있는 한국과 비교해 보았을 때, 두 국가의 여성 의원의 비중은 거의 비슷하다. 대체 이는 어떠한 차이에서 기인한 것일까?
나는 이 차이가 여성 의원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일본은 선거를 치르는 일부터 여성의 정치교육까지 모두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일본에서 여성 의원은 시민과 가까운 사람으로 인식되는 반면 한국에서는 후보들이 언론인, 법조인과 같이 전문직 여성이들이 주로 정당의 강한 영향을 받아 당선되기 때문에 주민과는 다른, 권위적이고 어려운 사람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이러한 여성 의원과 주민과의 거리 차이는 정치적 공감대의 차이로도 이어진다. 일본의 경우, ‘대리인운동’이나 ‘이상선거’와 같은 시민 주도적 운동을 통해 당선된 후보들은 당선 후에도 주민들과 다양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후보를 뽑고 나선 ‘끝’이고, 당선 후에는 의원과 주민들 간 피드백이 부족한 편이다.
두 국가에서 여성 정치인이 만들어지는 방식의 차이는 바로 의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보인다. 일본에 개성 있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개성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도록 인정해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여성정치운동 역시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치우치지 않고 하나의 선택이자 개성으로 인정받으며, 그 결과 다양한 성과들을 얻을 수 있었다. 반면 한국은 비약적인 경제적 성장이라는 목표하에 빠른 성과를 위해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존재했고, 여성운동을 인정하지 않는 흐름이 있었다. 즉, 일본과 한국은 다른 사회 분위기가 존재했기에 여성운동을 하는 지형에도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역시 과거에 비해 점차 개인의 개성을 인정해주는 사회 분위기로 변하고 있기에 이는 분명 한국의 여성정치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정치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기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비록 하향식으로 시작했지만) 눈부신 경제성장, 그리고 민주화까지 단기간에 해낼 수 있었던 한국 국민들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일본의 좋은 선례처럼 한국의 여성정치도 그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사 원문 링크: http://www.womennews.co.kr/news/view.asp?num=75591#.VCjar00cT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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