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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17](여성신문)"여성에 대한 난도질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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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6-11-17 17:30 조회2,9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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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대한 난도질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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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은 가장 실패한 최악의 지도자로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은 여성 유권자의 선택이었다. 이례적으로 남성보다 더 많은 여성이 투표장에 갔으며, 훨씬 더 많이 박근혜를 찍었다. 박빙의 선거 결과에서 박근혜를 당선시킨 것은 바로 여성 유권자였으며, 그리고 그녀들 중 다수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박근혜를 선호했고, 그 중 일부는 환호했다.

여성 유권자가 ‘박근혜’에 선망했던 것은 물론 박정희-육영수가 조합된 향수가 기반되었을 터이지만, 박근혜 여성 개인에 대한 기대도 매우 컸다. 여성 유권자들은 영부인 경험과 한나라당의 구원 투수였던 “준비된” 정치인으로서, 여자니까 “청렴하고” “세심하게 살림하듯” 정치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여성으로서 성폭력 대책을 비롯한 여성정책에 힘쓰며, 기존의 남성 정치와는 다른 정치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여성 유권자들의 기대를 깡그리 배신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대가를 똑똑히 치를 차례다.

최초의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라는 마케팅은 새누리당이 기획한 허위 광고다. “박근혜와 최태민의 관계를 낱낱이 밝히면 온 국민이 경악하고, 박근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며칠 동안 밥을 못먹을 것이다”라고 2007년에 말했다던 정두언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에는 일언반구 없었다. 또한 이제와 최순실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이야기한 김무성 의원은 대선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 선출에 혁혁히 기여했다. 더 나아가 그는 “최초 여성 대통령 선출은 그 자체가 통합과 쇄신의 출발이고 행복한 국민, 글로벌 한국의 상징”이라며 “여성” 마케팅을 전두 지휘한 장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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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다시 말해, 이 불운한 사태의 일차적 책임은 당의 후보에 대한 검증조차 하지 않은 새누리당에 있다. 또한 상대 후보의 검증과 평가에 무참히 실패한 야당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제 와서, 이 최악의 퇴행적 권력 비리를 “근본 없는 저잣거리 아녀자”의 문제라거나(이재명 성남시장), “대한민국에서 앞으로 100년 내로는 여성 대통령 꿈도 꾸지 마라”(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여성임에서 원인을 찾는 것은 그 부패 권력에 기생했고 숙주를 키웠던 수많은 “남성” 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다. 더 나아가 정치학자 박명림은 현재의 훼손된 공공성을 무너진 군인과 불결해진 음부, 그리고 악취 나는 권부로 은유하며 초유의 조직적 부패 스캔들을 다시금 “여성” 지도자의 문제로 전치시키며 문제의 본질을 호도한다.

만약 이 문제를 성의 문제로 접근한다면, 현 청와대 권력을 만들고 지켰던 7인회, 문고리 3인방을 비롯한 행정, 사법, 입법, 재벌의 요직에 있는 권력자들의 절대 다수가 남자라는 사실을 빼먹는 게 타당한가? 남자 지도자 이명박 정권의 전력이 이 사태를 키웠다는 사실은? 혹여 이 글을 읽는 독자는 박근혜 대통령과 비판했던 다수가 남성이었다고 반박하고 싶은가? 마찬가지로 이정희를 비롯한 여성 다수가 그리하였다. 왜 자꾸 여자 남자 따지냐고 되묻고 싶은가? 나의 의도도 그러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자여서가 아니라, 이 나라 국민이 선출한 최고 공직자로서 마땅히 처벌받고 비판받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성으로서 사생활이 보호돼야” 한다는 망발은 여성을 다시금 팔아먹는 행각이다. 이제 제발 당신이 배신한 여성 유권자에 대한 난도질을 그만두고, 당장 내려오시오.

*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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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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