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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10] (기고)여성 출마자 각자도생 성공할까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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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6-03-17 11:27 조회2,9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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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성 출마자 각자도생 성공할까

김은희/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연구위원

선거제도 개혁과 선거구획정 논의가 부질없이 마무리 되고, 정치권은 본격적인 총선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다. 4·13 총선을 30여일 앞두고 각 정당별로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 공모 절차가 끝나고 공천심사 결과도 속속 발표되면서 여론도 술렁이고 있다. 전략공천으로 선정된 지역과 현역의원 컷오프 결과가 주목을 받는 한편에는 여기저기서 ‘살생부’나 ‘자객공천’같은 말까지 나돌고 있다.

2012년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이 지역구 여성공천 15%를 내세우면서 적지 않은 논란을 낳았지만 그만큼 지역구 여성공천과 당선이 늘어나는 결과를 이끌어냈고, 여성정치할당제에 관한 공론도 제기됐다. 최근에 ‘20대 총선 여성의원 30% 실현을 위한 여성공동행동’에서 여성대표성 확대를 위해 지역구 30% 여성공천 이행을 요구하면서 “여성우선(전략)공천과 단수공천 실시하라”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했지만, 실제 이번 총선에서 여성대표성 확대에 관한 내용은 거의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속속 발표되고 있는 전략 및 단수공천에서 여성들의 이름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고, 결국 여성 후보들이 각 당의 공천과정에서 살아남는 것도 ‘각자도생’의 길 뿐인 것이다.

3월 10일 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예비후보자 수는 1660명으로 경쟁률은 6.6대1이다. 성별로 보면 여성 예비후보는 158명으로 9.5%다. 상대적으로 여성 예비후보 수가 적어서 수치상으로만 보면 각 정당이 현재 등록된 여성 예비후보 전부를 공천해야 지역구 여성공천 30%를 채울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여성이면 무조건 공천을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하지만 이런 상황에 대한 양대 정당의 대안은 전무한 상태이고, 미리미리 정당 내에서 여성 후보를 발굴하고 길러내는 노력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지역구 여성공천 30% 이행’이라는 외침은 사라진 목소리가 될 공산이 크다.

총선 후보 공천 국면에서 여성과 관련해서 고려되는 지점은 주로 비례대표다. 새누리당의 경우 비례대표의 60%를 여성으로 공천하기로 하고, 그간 홀수 순번에 여성을 배치했던 것을 여성 2명, 남성 1명 순으로 공천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워낙에도 적은 비례대표 의석 수가 7석이나 줄어들어 의석 수 자체가 47석에 불과하다. 비례의석 수가 축소된 것도 문제고, 여성을 비례대표에 국한시켜 게토화시키는 것은 더 문제다.

두 거대 정당의 비례대표 공천 과정을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후보나 시민들에게 구체적인 심사 방식과 기준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제대로 하자면 절차와 기준에 관한 내용을 먼저 제시하고 공모를 시작해야 하는게 아닌가? 더구나 공천 과정에 실질적으로 당원과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도 전혀 두고 있지 못하다. 이래서야 여성을 포함해 후보들 중에서 역량 있고 준비된 후보를 제대로 선정할 수 있겠나?

‘여성대표성’이라는 키워드가 사라진 20대 총선은 어쩌면 그나마 늘어나던 여성 국회의원 수가 줄어들어 거꾸로 가는 국회가 될 지도 모르겠다. 여성혐오의 시대에 새삼 여성정치세력화 운동이 필요한 게 아닐까? 여담으로, 최근에 영국의 선구적 여성참정권운동가 에멀린 핑크허스트의 자서전이 번역되어 나왔는데, 그 제목이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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