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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10] (여성신문) [박근혜 탄핵] 여성신문 젠더위원회 “박근혜 넘어 성평등 국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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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7-03-15 15:04 조회3,0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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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여성신문 젠더위원회 “박근혜 넘어 성평등 국가로”
 
입력 5일전 | 수정 1시간전
   
   

정  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필귀정… 법적 정의가 살아 있음을 확인

본격적인 사회정의 실현으로 가는 계기 돼야”

 

정영애 전 한국여성학회장

“국민의 힘이 박 대통령 파면 결정 이끌어냈다

박정희 유신, 심리적 왕정체제 마침내 종식”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

“파면 사유 공감 가능하고, 탄핵 찬-반 세력 간

이견 있는 대목도 헌재가 명확하게 정리해줘”

 

김양희 젠더앤리더십 대표

“성평등 가치가 국정 운영의 기조 돼야

박근혜 이후의 국가상 본격적인 논의를”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

“국민의 승리이자 국민주권, 법치주의의 승리

대권 잠룡들, 대통령직 엄중함 깨달았을 것”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부대표

“세월호 침몰, 추상적 의무 규정 위반 이유로

탄핵 소추 어렵다는 판단은 아쉬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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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촛불승리 손피켓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따라 박근혜 정부는 4년12일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뉴시스·여성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따라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급전직하 추락했다. 재판관 8명 전원 만장일치 선고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헌법의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 대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19대 대선은 5월 9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가장 높다.

여성신문 젠더위원회 소속 대학교수와 여성학자 등은 탄핵인용 결정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필귀정이다. 우리 사회에 최소한의 법적 정의가 살아 있음을 확인했다”며 “헌재의 대통령 파면 결정이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고, 본격적인 사회정의 실현으로 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판단 대상 아냐” 헌재 결정 옳았나

정영애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전 한국여성학회장)는 “헌재 결정은 박정희 유신체제의 종말을 보여줬다. 심리적 왕정체제가 마침내 종식됐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정 교수는 특히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런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이라는 헌재 결정문을 인용하면서 국민의 힘에서 파면 결정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탄핵을 반대하는 여론은 20%에 불과했고 다수는 탄핵을 찬성했다. 그런데도 이를 촛불 대 태극기의 대결로 몰아간 것은 불공정”이라며 “촛불 집회에서 여성들이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 수천 장을 구입해 직접 시민들에게 나눠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국민의 승리이자 국민주권, 법치주의의 승리”라면서 “탄핵 인용은 대통령을 꿈꾸는 여러 잠룡들이 대통령직의 엄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평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박 대통령의 헌법 위반 사항을 세세하게 지적하고 대의민주주의의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 헌재는 박 대통령의 법 위배 행위가 재임 기간 중 지속됐다고 밝혔다. 또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검찰과 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하는 등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구속 중인 최순실씨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공정한 직무 수행이라고 할 수 없으며 헌법,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박 대통령의 법 위배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 효과가 커서 파면으로 얻는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판단한 점이 눈에 띈다”며 “이는 당초 예견된 결론과 맞아떨어진다. 구체적 사유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탄핵 찬반 세력 간 이견이 있는 대목도 명확하게 정리해줘 탄핵 기각을 요구한 사람들도 딱히 이견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정문 마지막에 ‘탄핵 심판이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해 파면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보충 의견이 있다’고 한 것은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고 사회 통합의 길로 나가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헌재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불행한 사태지만 발생 즉시 박 대통령에게 특정한 구조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는 탄핵 심판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점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부대표는 “박 대통령 탄핵은 대한민국 헌법과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을 둔 당연한 결정”이라면서도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성실의 개념이 상대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와 같은 추상적 의무 규정의 위반을 이유로 탄핵 소추를 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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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 선고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집회 참석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차기 정부서 성평등 민주주의 완성해야

대선 주자들이 제대로 된 성평등 국가 청사진을 내놓도록 압력을 가해 차기 정부에선 성평등 민주주의를 완성해 나가자는 지적도 나왔다. 김양희 젠더앤리더십 대표는 “성평등 의제도 중요하지만 성평등 가치가 국정 운영의 기조로 자리 잡아야 한다. 박근혜 이후, 박근혜를 넘어 어떤 국가를 만들어나갈지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돌봄 가치가 중시되는 사회, 인간에 대한 존중이 기본이 되는 성평등 국가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여성 문제는 노동, 경제 문제와 긴밀히 연관돼 있다”며 “대선 주자들이 인기영합용 여성공약을 남발할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회의 큰 그림을 그린 후 구체적인 국정운영 전략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며 “여성 진출이 불리한 정부 위원회 구조를 바꾼다든지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공기관장부터 자격을 갖춘 여성을 발탁한다든지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여성 인력 양성을 병행해 가면서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대표는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가 되려면 모든 정책에 페미니스트 관점(feminist perspective)이 바탕이 돼야 한다”며 “다시 말해 성별, 종교, 연령, 성적 지향, 장애 등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배제되고 있는 사람들의 권리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여성정책을 따로 수십, 수백 가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정책에 페미니스트 관점이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 부대표는 그러나 “대선 후보가 성평등한 대한민국을 지향하느냐는 후보 캠프의 인적 구성을 통해 드러난다”며 “현재 캠프의 정책결정을 담당하는 인사를 살펴보면 여성 비율이 아주 낮을 뿐 아니라 남녀 모두 구성원의 다양성이 보장돼 있지 않다. 이런 인적 구성으로는 성평등한 대한민국의 실현은 어렵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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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1호 [사회] (2017-03-10)
박길자 기자 (mus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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