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728] (오마이뉴스) "유교 국가 한국, 어떻게 호주제를 폐지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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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6-08-10 13:57 조회3,24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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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국가 한국, 어떻게 호주제를 폐지했나요?"
동북아 여성시민외교의 시작, 일본 지방여성의원 한국을 방문하다 ① /민지영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인턴활동가
일본 여성참정권 운동의 산 역사인 故 이치카와 후사에의 뜻을 이어가고 있는 이치카와 후사에 기념회 여성과 정치센터가 기획하는 해외 여성정치 탐방 프로그램이 올해에는 한국에서 열렸습니다. 7월 25일부터 30일까지 있는 전체 한국 일정 중 26일 화요일에는 한국과 일본의 여성지방의원들이 만나 각국의 여성정치 현황과 양국 여성지방의원 교류활성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는데요. 푹푹 찌는 더운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 의원들은 상대 국가의 정치현황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며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필자는 7월 한 달 동안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에서 인턴 활동을 하며 이번 행사에 참여하였으며, 2부에 걸쳐서 이번 행사에 대한 후기를 작성하고자 합니다. -기자말
일본 이치카와 후사에 기념회 여성과 정치센터가 기획하는 '해외 여성정치 탐방 프로그램'에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아래 여세연)은 공동주최단체로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 여세연은 '동북아 여성시민외교의 시작, 한국-일본 여성의원들과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한일여성의원교류사업을 마련하여 여성정치에 관한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일본 여성지방의원 초청 간담회-한국 할당제 도입과 호주제 페지에 대한 토론회'(주관: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주최: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故이치카와 후사에 기념회 여성과 정치센터), '한일 여성지방의원 교류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주최: 서울시의회, 주관: 조규영 부의장,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가 있었습니다.
여세연, 그리고 이치카와 후사에 기념회 여성과 정치센터
이치카와 후사에 기념회 여성과 정치센터는 1945년 전후 일본의 헌법에서 여성 참정권 획득을 실현하는데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여성 페미니스트로 평가받는 故이치카와 후사에의 뜻을 이어가고 있는 단체입니다.
기념회는 평화롭고 평등한 민주사회 실현을 지향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여성이 민주적 거버넌스의 주체가 되기 위한 정치참가의 젠더평등을 촉진하고, 대표를 선출하는 힘과 대표가 되기 위한 정치교육, 인재육성, 조사/연구, 국내외 단체와 제휴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두 단체는 서울시 여성발전기금이 후원하고,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주최하는 '일본 여성정치운동, 다시 만나고 깊게 알아가기'라는 사업의 일환으로 2014년 7월 1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일본 지역정치운동 방문 연수를 통해 깊은 인연을 맺은 바 있습니다. (관련 기사 :"정치, 어렵지 않아요 생활입니다")
"한국 국회는 어떤 모습일까?" 호기심 한가득 안고 진행한 국회투어
오전 10시, 국회 본관에서 일본 방문단을 맞이했습니다. 국회 참관 명찰을 나눠받고 본회의장을 들어가 보았습니다.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여성국장님께서 회의장의 구조나 투표 방법 등과 관련하여 세세하게 설명을 해주시면 이지영 국민대 일본학 연구소 전임연구원께서 일본어로 통역을 해주셨습니다.
본회의장 투어가 끝난 뒤, 권향엽 국장님의 인솔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 방문단에게도, 저에게도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때마침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님이 지나가셔서 일본 의원님들과 잠시 인사를 나누시기도 하셨습니다.
한국의 할당제 도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국회 투어를 마치고 국회본관 귀빈식당 2호실에서는 '한국 할당제 도입과 호주제 폐지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조현옥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님께서 '할당제 도입 및 현재 할당제의 현황'을 주제로,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님께서 '호주제 폐지 과정 및 한국 여성 정책의 현재'를 주제로 한국 여성운동 경험에 대한 발표를 진행해주셨는데요. 우선 할당제에 관해서는 할당제가 제도로 도입되고 인정되기까지의 과정과 그 속에서의 여성운동의 역할과 사례들에 대하여 말씀해주셨습니다.
조현옥 교수님은 "할당제 개정에 대한 꾸준한 운동 결과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성의원은 17%인 51명으로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며 긍정적인 성과를 보여주셨지만 한편으로는 비례 대표 의석 수 자체가 줄어들었던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 의원님들은 한국 역사상 가장 활발했던 여성정치세력화 운동이 있었던 2003년~2004년 시기에 321개의 여성단체가 연대할 수 있었음에 놀라시며, 어떻게 그 많은 단체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총선여성연대로 결집할 수 있었는지, 또 연대의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등 많은 질문하며 할당제에 큰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한국의 호주제 폐지는 효과적 여성법제화운동의 예"
권미혁 의원님께서는 광범위한 대중들의 참여와 연대로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입법, 사법, 행정부의 다양한 자원들을 효과적으로 동원한 특징을 가진 한국의 여성법제화운동의 대표적 예로 호주제 폐지 운동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이 운동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또한 호주제 폐지 운동 당시, 호주제로 인해 피해를 입은 남성들의 목소리를 이끌어내는 방식의 여성운동을 통해 국민의 공감대가 보편적으로 형성되었고, 그 결과 호주제 폐지가 성대결로 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언급하셨습니다. 그러나 호주제 폐지 이후 '이제 여성차별은 해결되었다'는 인식이 생겨 여성차별 의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격히 떨어졌던 아쉬움을 짚기도 했습니다. '법과 제도의 개선 못지않게 문화와 인식을 바꾸는 데 주력해야 하지 않았나'라는 여성운동 그룹의 고민 지점을 짚어주기도 하셨습니다.
일본 방문단의 넘치는 학구열
식사를 하면서도 일본 의원 분들의 질문은 끊이질 않았고, 답변에서 나오는 모든 이야기를 빠짐없이 빼곡히 노트에 받아 적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일본 의원님들의 넘치는 학구열과 열정적인 태도는 이후 행사가 끝날 때까지 계속 볼 수 있어서 정말 감명 깊었습니다.
여세연은 행사를 기획할 당시, 일본 여성지방의원들이 한국의 여성할당제 도입과 호주제 폐지에 관해 많이 알고 싶어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일본 정치에는 아직 여성할당제가 법제화되지 않고 있고, 일본의 가족법 상 부부가 혼인을 하면 부부 중 일방이 다른 쪽의 성으로 바꿀 수 있으나 관습적으로 아내가 남편의 성을 따라가는 경우가 96% 이상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인식했기에 어떻게 한국에서 호주제가 폐지될 수 있었으며, 여성할당제 도입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실제 토론회에서도 그 궁금함을 숨기지 않고 끊임없는 질문으로 표출해주셔서 활기있는 토론회의 장이 될 수 있었습니다.
▲ ▲ 국회 본회의장 투어를 마치고 일본 방문단과 (사)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이진옥 대표가 사진기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
ⓒ 민지영 |
일본 이치카와 후사에 기념회 여성과 정치센터가 기획하는 '해외 여성정치 탐방 프로그램'에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아래 여세연)은 공동주최단체로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 여세연은 '동북아 여성시민외교의 시작, 한국-일본 여성의원들과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한일여성의원교류사업을 마련하여 여성정치에 관한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일본 여성지방의원 초청 간담회-한국 할당제 도입과 호주제 페지에 대한 토론회'(주관: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주최: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故이치카와 후사에 기념회 여성과 정치센터), '한일 여성지방의원 교류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주최: 서울시의회, 주관: 조규영 부의장,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가 있었습니다.
여세연, 그리고 이치카와 후사에 기념회 여성과 정치센터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1999년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약칭: 여세연)이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단체로, 여성의 정치참여확대를 위한 제도적 개선, 여성의 정치의식 고양, 여성정치인을 발굴, 지원 및 여성 정치참여 전략 마련을 위한 연구, 조사/정책 개발 및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여세연이 궁금하다면?)
이치카와 후사에 기념회 여성과 정치센터는 1945년 전후 일본의 헌법에서 여성 참정권 획득을 실현하는데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여성 페미니스트로 평가받는 故이치카와 후사에의 뜻을 이어가고 있는 단체입니다.
기념회는 평화롭고 평등한 민주사회 실현을 지향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여성이 민주적 거버넌스의 주체가 되기 위한 정치참가의 젠더평등을 촉진하고, 대표를 선출하는 힘과 대표가 되기 위한 정치교육, 인재육성, 조사/연구, 국내외 단체와 제휴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두 단체는 서울시 여성발전기금이 후원하고, (사)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주최하는 '일본 여성정치운동, 다시 만나고 깊게 알아가기'라는 사업의 일환으로 2014년 7월 1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일본 지역정치운동 방문 연수를 통해 깊은 인연을 맺은 바 있습니다. (관련 기사 :"정치, 어렵지 않아요 생활입니다")
"한국 국회는 어떤 모습일까?" 호기심 한가득 안고 진행한 국회투어
▲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내에서 다 함께 미니 하트~♥ | |
ⓒ 민지영 |
오전 10시, 국회 본관에서 일본 방문단을 맞이했습니다. 국회 참관 명찰을 나눠받고 본회의장을 들어가 보았습니다.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여성국장님께서 회의장의 구조나 투표 방법 등과 관련하여 세세하게 설명을 해주시면 이지영 국민대 일본학 연구소 전임연구원께서 일본어로 통역을 해주셨습니다.
본회의장 투어가 끝난 뒤, 권향엽 국장님의 인솔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 방문단에게도, 저에게도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때마침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님이 지나가셔서 일본 의원님들과 잠시 인사를 나누시기도 하셨습니다.
한국의 할당제 도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 ▲ 국회본관 귀빈식당 2호실에서 ‘한국 할당제 도입과 호주제 폐지에 대한 토론회’가 열려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여성국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 |
ⓒ 민지영 |
국회 투어를 마치고 국회본관 귀빈식당 2호실에서는 '한국 할당제 도입과 호주제 폐지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조현옥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님께서 '할당제 도입 및 현재 할당제의 현황'을 주제로,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님께서 '호주제 폐지 과정 및 한국 여성 정책의 현재'를 주제로 한국 여성운동 경험에 대한 발표를 진행해주셨는데요. 우선 할당제에 관해서는 할당제가 제도로 도입되고 인정되기까지의 과정과 그 속에서의 여성운동의 역할과 사례들에 대하여 말씀해주셨습니다.
조현옥 교수님은 "할당제 개정에 대한 꾸준한 운동 결과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성의원은 17%인 51명으로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며 긍정적인 성과를 보여주셨지만 한편으로는 비례 대표 의석 수 자체가 줄어들었던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 의원님들은 한국 역사상 가장 활발했던 여성정치세력화 운동이 있었던 2003년~2004년 시기에 321개의 여성단체가 연대할 수 있었음에 놀라시며, 어떻게 그 많은 단체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총선여성연대로 결집할 수 있었는지, 또 연대의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등 많은 질문하며 할당제에 큰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한국의 호주제 폐지는 효과적 여성법제화운동의 예"
▲ ▲ 토론회장에서 모두가 발표에 집중하고 있다. | |
ⓒ 민지영 |
권미혁 의원님께서는 광범위한 대중들의 참여와 연대로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입법, 사법, 행정부의 다양한 자원들을 효과적으로 동원한 특징을 가진 한국의 여성법제화운동의 대표적 예로 호주제 폐지 운동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이 운동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또한 호주제 폐지 운동 당시, 호주제로 인해 피해를 입은 남성들의 목소리를 이끌어내는 방식의 여성운동을 통해 국민의 공감대가 보편적으로 형성되었고, 그 결과 호주제 폐지가 성대결로 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언급하셨습니다. 그러나 호주제 폐지 이후 '이제 여성차별은 해결되었다'는 인식이 생겨 여성차별 의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격히 떨어졌던 아쉬움을 짚기도 했습니다. '법과 제도의 개선 못지않게 문화와 인식을 바꾸는 데 주력해야 하지 않았나'라는 여성운동 그룹의 고민 지점을 짚어주기도 하셨습니다.
일본 방문단의 넘치는 학구열
식사를 하면서도 일본 의원 분들의 질문은 끊이질 않았고, 답변에서 나오는 모든 이야기를 빠짐없이 빼곡히 노트에 받아 적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일본 의원님들의 넘치는 학구열과 열정적인 태도는 이후 행사가 끝날 때까지 계속 볼 수 있어서 정말 감명 깊었습니다.
여세연은 행사를 기획할 당시, 일본 여성지방의원들이 한국의 여성할당제 도입과 호주제 폐지에 관해 많이 알고 싶어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일본 정치에는 아직 여성할당제가 법제화되지 않고 있고, 일본의 가족법 상 부부가 혼인을 하면 부부 중 일방이 다른 쪽의 성으로 바꿀 수 있으나 관습적으로 아내가 남편의 성을 따라가는 경우가 96% 이상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인식했기에 어떻게 한국에서 호주제가 폐지될 수 있었으며, 여성할당제 도입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실제 토론회에서도 그 궁금함을 숨기지 않고 끊임없는 질문으로 표출해주셔서 활기있는 토론회의 장이 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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