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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8] (여성신문) “더불어남자당?” 광역단체장 후보 지도에 ‘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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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8-05-15 16:12 조회2,6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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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남자당?” 광역단체장 후보 지도에 ‘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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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월 30일 공개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지도 포스터(왼쪽)와, 남성후보라는 뿐이라는 점을 패러디한 한국여성단체연합의 포스터(오른쪽).

 

17명 전부 50대 이상 남성
다양한 시민들 대표성 의문

‘부산 여성신인 불출마 강요’사건
기득권 남성 정치, 여성 배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시·도지사 후보자 지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성별, 연령별 다양성을 무시한 ‘더불어남자당’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광역단체장 후보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해당 이미지에는 지도를 17개 광역지자체 영역으로 구분하고 각 지역별로 민주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자의 얼굴과 이름이 표기돼있다.

문제는 후보자 17명이 전부 남성이라는 사실이다. 여성은 한명도 없다. 심각한 문제는 이번 공천이 특별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1995년 시작된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에 여성이 한명도 배출된 적 없다는 사실이 함께 확산되면서 정치적 대표성에서 여성이 배제된 문제가 여성의 문제 또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한국 정치사와 함께 유지되고 있는 남성 집단에 의한 구조적인 문제임을 의미한다.

이 같은 문제를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가 올해 2월 말 부산시 사상구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지역위원회 핵심 구성원인 남성 7명이 부산시의원에 출마하려던 여성 신인을 노래방으로 불러 폭언을 하면서 불출마를 강요하면서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해당 여성은 부산시당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했고 당 차원에서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중앙정치는 물론이고 지역에 자리박힌 남성 기득권 중심의 정치 네트워크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여성 후보 자체가 없다는 점, 경선에서 여성 가점을 부여했음에도 탈락했다는 지적은 일면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유력한 여성 광역단체장으로 꼽혔던 홍미영 전 인천부평구청장도 그 벽을 넘을 수 없었다. 인천광역시장 경선에 지역 시민들과 여성계, 여성정치인들이 여성전략공천을 촉구한 사실이 알려지자 조직적인 비방과 공격이 홍 전 구청장에게 쏟아졌다. 여성전략공천에 대한 비방과 공격을 당하면서 “‘메갈’이어서 안된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남성이 독점한 정당에서 정치에 나설 여성 인재를 키우지 않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치관계법과 당헌·당규로 균형을 맞추어야 하지만 약간의 가산점을 준 후 오직 경쟁을 통해 선발하는 것을 민주적 절차로 정당화하는 상황이다. 오히려 여성전략공천 제도의 중요성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못한 채 일부 지역에서 여성전략공천 결정을 철회하기도 했다.

급기야 민주당의 공천 후보 포스터에 대해 한국여성단체연합은 패러디한 포스터를 제작하는가 하면,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지도를 중심으로 온통 50대 이상 남성 얼굴들만이 가득한 모습이라, 가히 충격적이다 못해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고 냉소했다.

이어 “대의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에 심각하게 어긋나는 일이다. 중년 이상의 남성 기득권이 독점하고 있는 정치가 과연 대한민국의 다양한 시민들을 대표할 수 있는가?”라고 질타하며 “여성 대표성 확대와 성평등 정치의 실현이 민주주의와 사회 진보의 기본 요소이자, 대한민국에 만연한 성폭력·성차별을 단단히 떠받쳐온 남성 중심 사회 구조의 변혁을 위한 첫걸음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미투(#Metoo)운동이 정치권으로 퍼지면서 성평등 개헌에 대한 기대도 지방선거 여성 공천에 대한 기대도 내심 커졌다. 안희정과 정봉주, 최근 부산 사상구청장 후보 등에 대한 민주당의 결정이 신속하게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추미애의 리더십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최악의 남성 후보를 떨어뜨리는 힘이 전부일 뿐이다”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민주당의 남성 독식 상태는 영원할 것이며, 여성은 남성 권력자의 눈치를 보는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본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더민주의 지방선거 후보에서의 성비는 지금까지의 남성정치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적폐의 예이기도 하지만, 변화된 정치지형과 경선을 둘러싼 상황들을 보면 강력한 백래시의 한 예로도 볼 수 있겠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밖에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과 교수도 SNS에서 후보의 대다수가 60대 이상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연령도 문제다. 다른 나라는 총리도 30대가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즘은 전문적 능력이 중시되는 전문직에서도 다양성(diversity)를 확보하는 게 상식이고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강조했다

1489호 [정치] (2018-05-08)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runjjw@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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