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05] (여성신문) 12년째 표류 중인 ‘차별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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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0-01-03 10:54 조회2,06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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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 표류 중인 ‘차별금지법’
보수 개신교와 혐오세력
혐오논리 첨예화되고
진보 정치인들은 외면
국회서 이번해 10회 걸쳐
소수자 혐오 토론회 열려
국회 인권위법 개정안서
‘성적지향’ 삭제 논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소수자를 향한 혐오를 당당하게 발설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바른인권여성연합’ 창립을 기념해 송희경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주관으로 열린 포럼에서 같은 당 심재철 의원은 “성평등이나 젠더 같은 상당히 듣기 거북한 이야기들이 있다. 페미니스트나 젠더는 우리 사회가 수용해서는 안된다”라고 이 자리에서 밝혔다. 현숙경 침신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동성애와 성평등을 옹호하는 법이 만들어지고 있다. 성도덕과 성윤리가 붕괴되고 에이즈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 교수가 지목하는 법은 바로 차별금지법이다.
차별금지법은 2007년 법무부에 의해 ‘헌법상 평등의 원칙을 실현하는 최초의 기본법’을 이유로 입법예고 됐다. 병력(病歷),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성적지향, 학력 등 총 20개 조항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이다. 차별금지법은 지난 12년간 보수 단체와 혐오세력에 의해 두 차례 제정에 실패했다. ‘성적지향’이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김현준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은 보수 개신교 단체의 차별금지법 반대운동이 성차별과 젠더폭력을 악마화 하는 공포서사를 토대로 한다고 지적한다. ‘동성애가 건전한 우리 가정을 망가뜨릴 것이다’라는 공포 서사 때문에 이들은 차별을 차별로 인식하지 못하며 차별하는 행위와 사랑하는 행위를 구분하지 못 한다. 이들에게 있어서 성소수자는 개신교의 교리와 사랑으로 가르치고 정화시켜 ‘정상’으로 회귀시켜야 하는 존재다.
김 연구원은 “문제는 이러한 혐오를 강화하기 위해 엘리트 지식인들이 극우 의제를 더 정교하게 만들어 일선 교회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신도들에게 전파되고 다시 신도인 국회의원 등 기득권 세력의 입으로 발화된다”며 현재 혐오적 지식이 학술화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현재 여성계 등에서 반복적으로 논쟁되는 양성평등과 성평등이 사실상 허구적으로 대립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양성평등-성평등은 페미니즘의 주요한 화두 중 하나지만 둘은 스펙트럼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둘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갖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페미니즘의 시작이 ‘여성도 사람이다’는 명제인 양성평등에서 시작한 까닭이다.
보수 개신교 집단과 혐오세력은 ‘양성평등’을 외치지만 이들이 원하는 것은 가부장제의 유지로 양성평등에서 주요하게 바라보는 낙태권 등 여성의 권익을 위한 모든 전형적인 도구와 가치를 손실시키는 행태를 보인다. 이 대표는 양성평등에 대한 반대 의지 표명이 이미 언어를 가져간 반대세력의 주장을 강화시키는 효과도 있다며 우려했다.
민주주의에서 다수결은 항상 최선의 의사결정 도구로 이해되지만 소수자의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아니다. 김만권 연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다수결은 역설적으로 해당 문제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의 존재를 분명하게 드러낸다”며 “인권의 보편성에서 소수자는 예외적이지 않으며, 이들을 위한 권리 보장을 다수결과 사회적 합의로 결정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김 연구원은 “지난 30년간 헌법 개정이 없었다며 사회 인식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일부 조항을 생각할 때 곧 개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헌법의 차원에서 사회적 소수자들을 기본권 규정과 보호를 할 때”라고 말했다.
현재 정의당은 차별금지법제정추진특별위원회를 당내에 설치하고 김조광수 영화감독을 위원장으로 내년 2020년 총선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을 전면적으로 걸고 나설 예정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다음 국회에서는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고 이를 입법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토론회에서는 2017년 대선을 비롯한 몇 차례 압도적인 진보정당의 선거승리가 예견된 때조차 차별금지법과 성소수자에 대한 모든 입장을 ‘피해가기’ 전략으로 일관한다는 비판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인권을 지향하는 정당들이라면 해당 문제에 대해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격 무기로써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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