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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8] (한겨레) “여야 ‘이남자 프레임’ 경쟁은 오히려 20대 남성 무시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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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1-04-29 17:02 조회1,6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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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일부 정치인들도 ‘여성 우대 정책 때문에 20대 남성의 지지를 잃었다’는 취지의 분석을 내놓으며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견해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이 패인을 ‘여성 우대 정책’ 탓으로 돌리는 것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논리를 강화시켜주고, 그가 선점한 프레임에 말려드는 꼴이다. 그런다고 오세훈 후보를 지지한 20대 남성이 돌아올 가능성도 낮을 것이다. 민주당에 ‘패착’이 될 수 있다. 지금 민주당이 할 일은 20대 남성들이 지지를 철회한 진짜 이유가 뭔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명확한 근거도 없이 선거 패배의 원인을 페미니즘 탓으로 돌리는 건 무책임하다.”
 
―정치권이 이렇게 20대 남성의 표심을 분석하면서 ‘젠더 갈등’을 내세우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남성들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차이들을 사라지게 함으로써 하나로 결집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남성들도 사는 지역, 소득, 직업, 장애 여부 등 각자 처한 상황이 다 다른데 성별을 내세우게 되면 그 차이들이 사라지면서 ‘남성연대’를 형성하기 수월해진다.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대동단결’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거다.”
 
―갈등을 불러일으켜서 정치적 이득을 얻는다는 건가?

“그렇다. 그렇게 해서 지지를 결집시키려는 거다. 여성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혐오,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데, 그런 것들이 정치적으로 자꾸 동원된다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시민들 간에 존재하는 차이들을 차별로 가져가고 적대감이나 혐오를 부추겨 이용하는 것이 과연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인지 의문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런 정치를 통해 얼마나 미국 사회를 분열시켰는지 충분히 보지 않았나?”
 
―‘성별 갈라치기’를 통해 지지 기반을 결집시키려는 정치권의 행태는 어떤 점에서 문제가 있나?

“청년들이 겪는 공통의 문제, 예를 들면 불평등과 같은 구조의 문제를 가림으로써 청년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남성들 사이에도 다양한 층위의 차이와 차별이 존재하는데, 지금처럼 여성, 또는 페미니즘을 적으로 돌리는 방식은 남성 내부에 존재하는 수많은 차이들을 감추고 여성에 대한 적대감만 남기게 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20대 여성의 ‘기타 후보’ 지지율이 15.1%로 다른 연령·성별에 비해 눈에 띄게 높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일부에서는 ‘회색 표심’이라고 표현했던데, 회색이 아니라 젊은 여성들의 선명한 정치적 의사 표시라고 본다. 양당 체제에서 벗어나 ‘다른 정치’를 보고 싶다는 욕구가 표출된 것이다. 20대 여성이 왜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소수정당에 이렇게 많이 표를 줬는지, 이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15.1%의 표심’에 대해 민주당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페미니즘의 세례를 받은 20대 여성들이 향후 선거에서 의미 있는 ‘스윙 보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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