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지방의회, 정당공천 유지돼야 여성의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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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13-12-21 15:00 조회2,05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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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제1268호(2013-12-10)
[오피니언_여성논단]
지방의회, 정당공천 유지돼야 여성 의원 늘어
내년 6월에 지방선거가 열린다. 1991년 지방의회가 다시 시작된 이래로 모두 다섯 번의 선거를 거쳤고 그동안 여성 의원도 늘었다. 1991년 1대 선거에서 여성 기초의원은 전체 4,030명 의원 가운데 단 40명에 지나지 않았다. 2대 선거(1995년)에서는 4541명 가운데 72명으로 늘었고 비율도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저조하던 여성 의원 비율은 2006년에 오면서 획기적으로 발전해 2,888명 가운데 437명이 당선하는 쾌거를 이뤄 15.1%에 도달했다. 2010년 선거에서는 전체 2,888명 가운데 626명이 당선해 21.6%에 이르렀다.
지방의회에서 여성 의원이 증가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국회의 여성 의원 증가와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
국회의 여성 의원은 전체 여성의 대표라는 면에서 민주주의 발전의 한 축을 형성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그런 점에서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50%의 여성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국회 내 여성 의원이 증가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 수 있다. 한편 지방의회의 여성 의원 증가는 여성의 대표성 증가와도 관련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방정치의 활성화와 관련이 있다. 지방의회는 기본적으로 생활정치 영역이기 때문에 시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치적 논쟁보다 시민 삶의 문제를 향상시킬 수 있는 생활밀착형 정책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생활의 필요를 보다 잘 아는 생활인인 여성들이 지방의회 정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즉 지방의회의 정책 활성화를 위해 여성 의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991년 다시 시작된 지방의회에서 2006년 이전까지 여성 의원이 1∼2%대에 그쳤다는 것은 그만큼 생활정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6년이 지나면서 여성 의원이 15%, 21%에 이르면서 그만큼 생활정치적인 다양한 정책이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성 의원이 2006년 15%까지 증가한 데는 정당의 공천과 비례대표제에서 여성 50% 공천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2006년 선거에서는 이전에 내천이었던 것을 정당이 직접 공천을 했고 비례대표에서 여성 후보를 50% 공천하면서 홀수 순번에 여성 후보를 배치해 여성 의원 당선 비율을 높였다. 그래서 비례대표에서는 87%가 당선돼 전체적으로 여성 의원이 많아졌다.
그런데 느닷없이 지난 대선에서 지방의회 정당 공천이 도마에 올랐다. 정치 개혁이라는 명목으로 지방의회 선거에서 정당공천 폐지가 거론되면서 급기야 각 당의 대선 후보는 정당공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어떤 정당에서도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지 않았고 여성과 관련 있는 중요한 이슈인데도 우리 모두는 당시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5월부터 이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때 이미 새누리당은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이슈이기 때문에 정당공천 폐지 쪽으로 기울어졌고, 민주당은 7월 전당원의 투표에 의해 정당공천 폐지로 당론을 정했다. 새누리당은 법적 개정 없이 지난 재·보궐 선거처럼 당에서 공천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 있다. 이제 정치개혁특위가 곧 열리면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다. 우리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정당공천을 유지하는 것은 여성 의원을 확대하는 것이고 그래야 지방정치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여성들은 이 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인지하고 정당공천제가 유지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김민정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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