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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3] 성평등한 선거캠프 질의 답변 결과 및 총평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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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세연 작성일23-05-18 17:44 조회2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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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별 답변 정리

‘성평등한 캠프 체크리스트’ 질의에 대한 답변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의 답변을 살펴보면, 정의당과 진보당은 선거캠프 내 최고직책에서 남성 비율이 60~70%로 다소 높게 나타나기는 했지만 여성 비율이 30% 임계량 수준을 넘어 성별균형을 향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선대위원장급 남성이 80%로 남성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선거운동원은 남성이 60%로 성별균형을 이룬 상태이다. 이러한 성별 구성은 사실상 정치의 성별화된 특징을 잘 보여준다. 즉 여성이 남성보다 정치에서 주변화되어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반면, 기본소득당은 반대로 남성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 또한 무조건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소수정당일수록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비율을 보이는데 이는 소수정당의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들 중에 여성이 더 많기 때문인 동시에 권력이 없는 곳에 남성이 모이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든 특정 성별이 독점하는 상황은 다양성에 대한 고려를 놓친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은 성별 독점이 아닌 성별균형 노력이 필요하다.

 

성평등 교육 실시 여부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에 후보자와 캠프 실무자를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을 실시했고, 선거운동원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우리의 약속과 실천: 모두가 존중받는 평등과 배려의 공간 만들기’ 서약서에 서명해 제출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원 교육을 대신했다. 단, 경선 당시에 각 후보 캠프에 성평등 캠프를 위한 리플렛과 포스터를 배포했고, 대통령 후보가 결정된 이후에는 17개 시·도당에 ‘우리의 약속과 실천’ 포스터를 배포해 사무실 곳곳에 게첩해놓도록 했다.

 

답변을 보내 온 더불어민주당 담당자는 실무자를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을 실시했기 때문에 성폭력 사건에 대한 인지와 대응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정치인들 중 일부가 여전히 자당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지속하면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일들에 대해 실무자들이 성평등 인식을 갖고 있더라고 하더라도 자신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언행을 제재하거나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성폭력 사건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하는 의원은 여전히 소수이다. 지난 2월 3일에 진행된 첫 TV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는 “권력관계를 이용한 성폭력은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한다”며 “비호하거나 주요 공직을 맡지 않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말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후보자를 포함한 당내 의사결정권을 가진 조직이 당내 성폭력 가해자들을 옹호하는 2차 가해자들이 공적인 정치활동뿐만 아니라 선거캠프에서도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정의당은 대통령 후보와 정당의 주요 당직자들에 대한 성평등 교육(성평등 교육과 젠더폭력예방 교육)을 실시했고, 당원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을 실시했다. 성평등 교육을 이수하지 못한 선거운동원에 대해서는 대통령 선거 공식유세가 시작되는 주말에 성평등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며, 성평등 교육이 전 당원을 대상으로 실시되기 때문에 이수하지 못하는 사람이 발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진보당 또한 대통령 후보와 주요 당직자들이 성평등 교육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원에 대한 성평등 교육은 온라인으로 자율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현재 선거운동 참여자 3,095명 중 814명 이수했다고 밝혔다. 

기본소득당은 선거본부 발대식 때 대통령 후보와 선거운동원이 ‘평등문화 선거운동’ 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네 정당 모두 선거와 관련한 (성)평등선거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우리의 약속과 실천’, 기본소득당은 ‘평등문화 약속문’, 진보당은 ‘평등선거 가이드라인’, 정의당은 ‘평등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먼저 만드는 정의당 선거운동원의 약속’이다. 여성폭력의 유형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성)평등 가이드라인과 성평등 교육에서 온라인(사이버) 여성폭력 문제를 인지하고 다루고 있는지를 살펴본 결과, 진보당의 ‘평등선거 가이드라인’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이 포함되어 있었다. 기본소득당의 경우, 선본 발대식에서 실시한 교육자료에는 온라인에서의 여성폭력과 관련한 내용이 특별히 언급되지는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캠프 내 성희롱 성폭력 예방과 대응" 리플렛에 캠프 내 예방과 대처 방법과 성희롱, 성폭력, 디지털 성폭력 등의 정의와 유형을 명시했다. 정의당은 가이드라인에서 대면과 온라인에서 선거운동원이 폭력이나 위협을 겪을 경우 당 차원에서 적극 대처하겠다는 문구를 넣어놓았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가이드라인(우리의 약속과 실천)에는 피해자가 피해를 정당에 신고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한 내용이 없다. ‘캠프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대처’ 포스터에는 상담·신고를 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한 소개가 있기는 하지만 피해자가 피해를 경험했을 때 캠프 내 ‘어떤’ 책임자에게 신고할 수 있고, 이때 책임자는 어떤 조치(예를 들면, 가해자와 피해자의 즉각 분리 등)를 취해야 한다는 것과 같이 피해자의 적극적 권리 보장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재명 후보는 1월 19일에 방영된 닷페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캠프에서는 만약 성희롱 사건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처리되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원스트라이크 아웃’(규율을 어겼을 때 경고 없이 바로 처벌하는 것)이라고 명시해놨습니다. 실제로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만약에 그런 일이 벌어지면 가해자를 배제하는 게 맞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실제로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문제적이다. 성차별과 성폭력은 어느 조직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발언은 그 개념과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캠프 내 규율을 강하게 적용하는 것과 캠프 내 성차별성폭력의 문제를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성평등한 캠프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조직에서는 성차별·성폭력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피해자가 불이익 없이 문제를 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선거와 같이 급박하게 일들이 돌아가는 상황에서는 성차별·성폭력 사건들이 캠프 내 책임자에게 즉시 보고되고 즉각 분리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하는 절차가 캠프 내에 마련되고, 이를 모든 선거구성원이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운동원에게 서약서를 받고, 포스터를 게시하는 것에 그쳤기 때문에 교육보다 훨씬 더 효과와 영향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캠프에서 발생하는 성차별·성폭력 사건들을 캠프 내 누구에게 이야기해야 하며, 이를 보고받은 담당자는 어떤 방식으로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시할 필요가 있다.

 

총평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민중당(현 진보당)은 "위드유 지방선거 행동수칙"을, 녹색당은 "성평등한 선거를 위한 가이드"를 만들어 배포했다. 2020년 총선 당시 정의당도 "성평등 선거운동 가이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2022년 대선에서 ‘성평등한 캠프 체크리스트’에 응답한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은 후보자와 최고 책임자, 실무자, 선거운동원에 대한 성평등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성평등한 선거캠프를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으며, 성차별·성폭력 사건이 일어났을 때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조직과 절차를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답변만으로 성평등 교육의 효과가 어느 정도이고, 실제 내부 운영이 민주적이고 성평등한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판단할 수 없지만 백래시 흐름 속에서도 성평등 가치를 지향하는 정당들이 있고, 이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이뤄졌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당들에서 (성)평등 선거운동 가이드를 만들 수 있던 것은 정당 내 인권/평등에 대한 감수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달리 답변을 보내온 것은 긍정적이며, 당내에서 성평등을 위한 최소한의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럽다.

 

하지만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예비후보 선거캠프에서도 캠프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교육까지 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박원순 성폭력사건 고발은 이러한 예방·대응 매뉴얼의 마련과 실천은 다른 문제라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주었다.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며, 피해가 발생했을 때 정당 차원에서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지느냐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성차별·성폭력이 사소한 일로 치부되어 왔고, 여전히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고,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 속에서 성차별·성폭력 피해를 더욱 더 드러내기 어려워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당들은 현재의 수준에 만족하지 말고, 정당 내 당원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현실을 파악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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